쾅!
낡은 여행 가방이 누군가에 의해 위층에서 아래로 던져졌고, 가방이 바닥에 부딪혀 부서지며 열렸다.
싸구려 옷가지들이 강지윤의 발밑에 흩어졌다.
"네 쓰레기들과 함께 강씨 가문에서 당장 나가!"
강지윤이 고개를 들자 20년 동안 엄마라고 불렀던 강영란이 혐오와 원망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강영란의 품에는 강씨 가문에서 금방 되찾은 진짜 딸, 강희진이 있었다.
강지윤은 울지 않았다. 그저 어처구니없을 뿐이었다.
한 달 전, 강희진의 아버지인 강덕윤이 교통사고를 당해 수혈이 필요했고, 강씨 가문의 딸인 그녀가 혈액형 검사를 받으러 갔다가 강씨 가문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다.
강씨 가문 부부는 즉시 인맥을 동원해 조사에 나섰고, 마침내 어촌에서 그들의 친딸을 찾아냈다.
그때부터 가짜 딸인 강지윤은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강희진은 끊임없이 그녀를 모함하고 괴롭혔다.
강씨 부부는 항상 친딸의 편을 들며, 강희진의 인생을 빼앗은 그녀를 비난하고 강씨 가문에 빚을 졌다고 말했다.
정말이지 어이없는 일이었다.
아이를 바꿔 안은 사람은 간호사인데, 왜 그녀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걸까?
"엄마, 언니를 너무 뭐라하지 마세요..."
강희진은 강영란의 품에 안겨 가느다란 목소리로 말했다. 무릎에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멍이 들어 있었다. "언니가 일부러 저를 밀친 건 아닐 거예요. 설마 저를 죽이려고 했겠어요?"
"희진아, 이 천한 년의 편을 들지 마!" 강영란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네가 내 친딸이라는 사실을 질투해서, 네 자리를 빼앗으려고 한 게 분명해!"
강지윤은 그 말을 듣고 실소를 터뜨렸다. 눈가에는 차가운 핏기가 번졌다.
이제 이 집에 더 머무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가련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강희진을 내려다보며 차갑게 비웃었다. "너를 죽이려고 했다면, 옥상에서 밀어 떨어뜨렸겠지. 살려두고 나를 고발하게 두지 않았을 거야."
차가운 말투에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강덕윤과 강영란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멍하니 서 있었다.
"언니는 정말 제가 죽기를 바라는 거예요?"
강희진은 큰 충격을 받은 듯 눈물을 글썽였지만, 눈빛에는 숨길 수 없는 의기양양함이 번졌다.
'이 천한 년이 정말 멍청하구나!
이런 상황에서 화를 내는 말만 하면, 아빠 엄마의 미움을 더 살 뿐이야. 오늘 반드시 이 가짜 딸을 강씨 가문에서 쫓아낼 거야!'
강지윤은 허리를 굽혀 여행 가방에 있던 작은 검은색 크로스백을 주워 들고, 차갑게 식은 눈빛으로 강희진을 노려봤다.
"내가 바라면, 네가 정말 죽을 거야?"
정신을 차린 강 여사가 강지윤의 코앞에 손가락을 들이밀며 욕설을 퍼부었다. "이 은혜도 모르는 년! 내가 너를 살인 미수 혐의로 고소할 거야!"
"고소하세요."
강지윤은 강희진의 가련한 표정을 똑바로 쳐다보며 입 꼬리를 살짝 끌어올렸다. "어차피 경찰 조사를 견디지 못할 사람은 내가 아니니까."
강희진의 얼굴이 미세하게 떨리더니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천한 년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아니야, 그때 주위에 아무도 없었어. 강지윤이 나를 속이려는 게 분명해!'
"그래, 경찰이 오면 네가 계속 입을 함부로 놀릴 수 있을지 두고 볼 거야."
강영란이 기세등등하게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신고하지 마." 강덕윤이 갑자기 강영란의 손을 잡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쨌든 20년 동안 우리를 부모라고 불렀던 아이야. 너무 몰아붙이지 않는 게 좋겠어."
사건이 커지면 강씨 그룹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다.
그는 몇 장의 지폐를 꺼내 강지윤에게 건네며 시혜적인 태도로 말했다. "그래, 네 본가가 가난하고 낙후한 능운촌이라고 했지? 이 돈으로 차비나 하고 돌아가. 앞으로 너는 강씨 가문과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야."
강지윤은 세 사람의 추악한 모습을 비웃으며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지에게 돈을 던져주는 것도 아니고.
이 돈은 그녀가 강씨 가문을 위해 벌어들인 돈의 만분의 일도 되지 않았다.
"이 돈은 당신들 머리와 눈을 치료하는 데 쓰세요. 하지만 떠나기 전에 오늘 일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겠어요."
강지윤은 강희진을 돌아보며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말했다. "강희진, 네 입으로 말해 봐. 어떻게 계단에서 '굴러떨어졌는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