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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최한 자선 갈라쇼에서 내 결혼 생활은 끝이 났다. 남편이자 기술계의 거물 차지한이, 소꿉친구 우이서가 자신의 아이를 가졌다고 전 세계에 발표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의 합법적인 아내였고, 내 뱃속에는 우리의 진짜 아이가 자라고 있었다. 하지만 지한의 수십억 달러 규모 기업 공개(IPO)를 지키기 위해, 시어머니와 나를 키워준 양부모까지 그들의 편에 섰다. 그들은 내 안방 침대에 우이서를 들이고, 나를 펜트하우스 구석 방에 가두었다. 심지어 가문의 이미지에 위협이 된다며 내게 낙태를 강요했고, 억지로 수술대 위로 끌고 가려 했다. 나를 입양했던 가족도, 내가 평생을 바쳐 사랑했던 남편도, 힘없는 고아 출신인 나를 철저히 짓밟고 버리는 패로 썼다. 하지만 그들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나를 안심시키려 내 휴대전화를 돌려준 것이다. 나는 수년 동안 숨겨두었던 번호로 마지막으로 필사적인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제 생각에 당신이 제 아버지이신 것 같아요." 그 번호는 내 남편의 세상을 단숨에 불태워버릴 수 있는 대한민국 최고 권력 가문의 수장, 내 친아버지의 번호였다.
어릴 적 잃어버렸던 재벌가 부모님과 기적처럼 재회하고, 다정하고 성공한 약혼자까지 생겼다. 나는 마침내 완벽하고 안전한 삶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약혼자를 놀래켜 주려다 찾아간 낯선 저택에서 산산조각 났다. 그곳에는 5년 전 내게 누명을 씌우고 정신병원에 갔다던 여자가 약혼자의 품에 안겨 있었다. 그들 사이에는 이미 5살 난 아들이 있었고, 약혼자는 나를 그저 이용 가치가 떨어지면 버릴 '대체품'이라 불렀다. 더 끔찍한 진실은 내 친부모조차 한통속이었다는 것이다. 부모님은 그 여자에 대한 알 수 없는 부채감 때문에 내 몫의 재산으로 그들의 비밀 가족에게 막대한 자금을 대주고 있었다. 심지어 그들은 내 눈을 속이기 위해 가짜 기념일 식사 자리를 만들어 내 수프에 신경안정제까지 타 넣었다. 다정한 부모, 헌신적인 약혼자, 내가 믿었던 모든 세상이 나를 철저히 기만하기 위해 꾸며진 정교한 연극 무대였다. 그들은 커튼 뒤에서 나를 비웃으며, 내가 끝까지 아무것도 모르는 한심한 바보일 거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그들은 단단히 착각했다. 나는 그들의 모든 추악한 배신이 담긴 증거를 모아 아버지의 성대한 생일 연회장에 폭탄처럼 던져두고, 내 존재를 세상에서 완전히 지워버렸다.
8년 동안 나는 뉴욕 마피아 가문의 완벽한 공주 역할을 연기했다. 고씨 가문의 언더보스 고도현과 결혼해 평화를 유지할 장기말이 되는 것이 내 운명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세기의 결혼식을 불과 3일 앞둔 밤, 나는 그의 대포폰에서 내연녀가 보낸 문자를 발견했다. 그는 클럽 웨이트리스와 뒹굴며 나를 '지루한 조각상'이라고 조롱하고 있었다. 단순한 외도가 아니었다. 그는 내게 싸구려 가짜 큐빅 반지를 쥐여주고는, 내연녀에게 진짜 5캐럿 핑크 다이아몬드와 가문의 신성한 가보인 에메랄드 팔찌를 바쳤다. 심지어 부하들 앞에서 내연녀를 감싸며 내게 굴욕을 주었고, 결혼으로 우리 가문의 구역을 삼킨 뒤 나를 버릴 계획까지 세우고 있었다. 그는 내가 온실 속 화초 같은 여자라, 진실을 알아도 울며 매달릴 거라고 착각했다. 내 존엄성을 짓밟아도 내가 영원히 순종할 거라고 믿었던 것이다. 하지만 내 심장은 부서지지 않았다. 그저 싸늘하게 얼어붙었을 뿐이다. 나는 눈물 대신 그의 돈세탁 장부와 비리 증거를 모조리 빼낸 뒤, 10년 전 외워둔 잔혹한 라이벌 보스의 번호를 눌렀다. "결혼은 취소예요. 당신과 동맹을 맺고 그를 잿더미로 만들고 싶어요."
지난 5년간, 나는 완벽한 여자친구였다. 강태준의 집안이 모든 것을 잃었을 때도 나는 그의 곁을 지켰다. 그가 맨손으로 IT 제국을 건설하는 과정을 도왔다. 나는 우리의 사랑이 진짜라고 믿었다. 하지만 어느 날 밤, 나는 그가 잠결에 다른 여자의 이름을 신음처럼 내뱉는 것을 들었다. 유채리. 그의 돈이 사라지자마자 그를 버렸던 전 여자친구. 나는 끔찍한 진실을 깨달았다. 나는 그의 사랑이 아니었다. 나는 그저 대체품이었다. 그의 잔인함은 서서히 타오르다 지옥 불이 되었다. 파티에서 샹들리에가 떨어졌을 때, 그는 본능적으로 그녀를 구하고 내가 깔리도록 내버려 뒀다. 교통사고 후 피 흘리는 나를 길가에 버려두고 그녀를 위로하러 갔다. 그는 그녀를 선택했다. 언제나, 단 한 번도 빠짐없이. 그는 나를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그의 모든 행동은 내가 언제든 버려질 수 있는 존재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그의 사랑은 안식처가 아니었다. 안락한 거짓말로 지어진 감옥이었다. 그가 유채리의 자작극에 놀아나 요트 위에서 나를 버리고 그녀를 구하러 갔을 때, 나는 마침내 모든 것을 끝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의 여동생이 괴물 같은 몰골의 은둔자와의 정략결혼에서 도망치게 해달라고 애원했을 때, 나는 탈출구를 보았다. 나는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걱정 마. 내가 그와 결혼할게.”
5년간 사랑했던 남자, 차이현과의 결혼식이 몇 주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의 미래를 위한 모든 준비는 끝났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계획된 삶이었다. 그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현의 고등학교 시절 첫사랑, 서지우가 심각한 기억상실증에 걸린 채 발견되었다는 소식이었다. 그녀는 아직도 자신이 이현의 여자친구라고 믿고 있었다. 이현은 우리의 결혼식을 미뤘다. 그리고 내게 자신의 형, 차이준의 여자친구인 척해달라고 부탁했다. 전부 “지우를 위해서”라는 말과 함께. 나는 그가 지우와 함께 과거를 재현하는 모습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며 지옥 같은 고통을 견뎌야 했다. 한때 나를 향했던 그의 모든 다정한 몸짓은 이제 전부 그녀의 것이었다. 지우의 인스타그램은 두 사람의 “다시 불붙은” 사랑을 위한 공개적인 성지가 되었다. #진정한사랑 이라는 해시태그가 모든 사진에 도배되었다. 나는 이 모든 것을 끝내고 싶은 마음에 획기적인 치료법을 가진 병원까지 찾아냈지만, 이현은 코웃음 치며 무시했다. 그러다 나는 그의 진심을 엿듣고 말았다. 나는 그저 “대체품”일 뿐이었다. 어차피 “갈 데도 없는” 여자니까 얌전히 기다릴 “쿨한 여자”. 내 인생의 5년, 내 사랑, 내 헌신이 한순간에 쓰고 버리는 소모품으로 전락했다. 그 차갑고 계산적인 배신감에 숨이 멎었다. 그는 내가 자신의 덫에 걸렸다고 생각했다. 마음대로 나를 이용하고, 나중에 돌아오면 내가 고마워하며 받아줄 거라고 믿었다. 온몸의 감각이 마비된 채, 나는 비틀거렸다. 그리고 그때, 나는 이현의 조용한 형, 이준을 만났다. “결혼해야겠어요, 이준 씨. 누구든 상관없어요. 최대한 빨리요.” 나도 모르게 말이 튀어나왔다. 조용히 모든 것을 지켜보던 이준이 대답했다. “내가 그 상대가 되어주겠다면요, 윤서 씨? 진짜로.” 고통과 지독한 복수심에 불타오르던 내 안에서, 위험하고도 절박한 계획이 피어올랐다. “좋아요, 이준 씨.” 새로운 결심이 내 목소리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대신 조건이 있어요. 이현 씨가 당신의 신랑 들러리가 되어야 해요. 그리고 제 손을 잡고 식장에 입장해야 할 거예요.” 가면극은 이제 곧 시작될 터였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내가 정한 규칙대로 움직일 것이다. 그리고 이현은 그 신부가 바로 나라는 사실을 꿈에도 모를 것이다.
내 운명의 메이트, 알파 김리암은 우리의 사랑을 달의 여신이 내린 동화 같은 축복이라고 속삭였다. 하지만 동화는 전부 거짓말이다. 그가 대외적으로 ‘나의 여왕’이라 부르던 여자는 임신한 내연녀였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그녀는 리암이 내게 준 신성한 각인의 목걸이를 하고 찍은 셀카를 보냈다. 클랜의 모두는 내가 그의 진짜 후계자가 태어나면 처리될 ‘혈통 문제’일 뿐이라고 수군거렸다. 그래서 우리의 기념일, 나는 그에게 선물을 건넸다. 상자 안에는 이혼 서류와 나의 공식적인 각인 거부 신청서가 들어있었다. 그리고 나는 사라졌다.
내 운명의 짝, 강리혁과 나는 영혼을 영원히 묶는다는 달의 여신 앞에서의 맹세, 신성한 각인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그의 의붓 여동생인 유예나가 보낸 무기화된 기억이 내 머릿속으로 날아와 박혔다. 기억 속에서 그녀는 리혁의 품에 안겨 있었고, 그의 부모님이자 팩의 우두머리인 알파와 루나는 흐뭇한 미소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후 2주 동안, 나는 사랑에 빠진 오메가 신부 역할을 연기해야만 했다. 그는 ‘팩에 긴급 상황이 생겼다’는 거짓말을 둘러대며 그녀에게 달려갔고, 드레스 숍에 홀로 남겨진 내게 그녀는 그들의 밀회 장면을 환상으로 보내왔다. 그의 부모님은 내가 2년 동안 영혼을 쏟아부은 프로젝트를 빼앗아 예나에게 선물로 줬다. 그들은 나를 혈통도 변변찮은 오메가라 부르며, 자기 아들에게는 과분한 존재라고 했다. 그러는 동안 예나는 내게 음성 파일 하나를 보냈다. 리혁이 그녀에게, 자신의 강한 후계자를 낳을 사람은 내가 아니라 바로 너일 거라고 속삭이는 내용이었다. 그들은 모두 내가 이 뒤틀린 게임에서 언제든 버려도 좋은, 비참한 장기말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무너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내가 이 대륙에서 가장 강력한 팩의 유일한 후계자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그리고 나는 이미 우리의 각인식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도록 준비를 마쳤다. 그들의 신성한 날을, 그들의 궁극적인 굴욕의 무대로 바꿔버릴 준비를.
5년간 내 남편이었던 강태준은 로맨틱한 절벽 피크닉을 데려가 주겠다고 했다. 그는 햇살처럼 따뜻하게 웃으며 내게 샴페인 한 잔을 따라주었다. 우리의 삶을 축하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하지만 내가 경치를 감상하는 사이, 그의 손이 내 등을 세게 밀쳤다. 아래의 협곡으로 곤두박질치는 순간, 세상은 하늘과 바위의 흐릿한 잔상으로 녹아내렸다. 온몸이 부서지고 피를 흘리며 깨어났을 때, 마침 위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혼자가 아니었다. 그의 내연녀, 최유나였다. "그 여자… 죽었어?" 그녀가 물었다. "꽤 높이서 떨어졌어." 태준의 목소리는 감정 없이 차가웠다. "아무도 못 살아남아. 시체를 발견할 때쯤이면 비극적인 사고처럼 보이겠지. 가엾고 불안정한 서연우, 절벽 가장자리에 너무 가까이 다가갔던 거야." 그의 말에 담긴 무심한 잔혹함은 추락의 충격보다 더 끔찍했다. 그는 나를 폭풍우 속에 죽도록 내버려 둔 채, 이미 내 사망 기사를 쓰고 내 죽음의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었다. 절망의 파도가 나를 덮쳤지만, 이내 다른 무언가가 불타올랐다. 새하얗고 지독한 분노였다.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할 때, 헤드라이트 불빛이 빗줄기를 갈랐다. 고급 세단에서 한 남자가 내렸다. 강태준이 아니었다. 내 남편이 가장 증오하는 라이벌이자, 나만큼이나 강태준의 파멸을 원할 유일한 남자, 주지혁이었다.
나와 동생은 인적 드문 도로 위에 버려졌다. 나는 임신 8개월의 만삭이었고, 차는 타이어가 펑크 난 상태였다. 그 순간, 트럭 헤드라이트가 눈부신 빛으로 우리를 꿰뚫었다. 트럭은 우리를 피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를 정조준하고 있었다. 충돌은 거대한 파괴의 교향곡이었다. 끔찍한 고통이 임신한 배를 찢고 들어오는 순간, 나는 피와 공포로 잠긴 목소리로 남편, 강태준을 불렀다. “태준 씨… 사고… 아기가… 아기가 이상해요.”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서는 다급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대신, 그의 의붓동생 유채린이 두통 때문에 칭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얼음장처럼 차가운 태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유난 떨지 마. 고작 연석이나 들이받았겠지. 지금은 채린이가 더 중요해.” 그는 전화를 끊었다. 그는 나 대신, 처제 대신, 심지어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신의 아이 대신 그녀를 선택했다. 병원에서 눈을 떴을 때, 나는 두 가지 진실과 마주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였던 내 동생은 두 번 다시 피아노를 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8개월 동안 품었던 우리 아들, 그 아이는 사라졌다. 그들은 우리가 자신들의 완벽한 삶을 위한 부수적인 피해쯤으로 여겼다. 하지만 그들은 곧 알게 될 것이다. 우리가 바로 그들에게 닥칠 지옥이라는 것을.
임신 8개월, 나는 남편 강태준과 세상 모든 걸 가졌다고 생각했다. 완벽한 집, 사랑이 넘치는 결혼 생활, 그리고 곧 태어날 기적 같은 아들까지. 그러다 남편의 서재를 정리하던 중, 그의 정관수술 확인서를 발견했다. 날짜는 1년 전. 우리가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하기도 훨씬 전이었다. 혼란과 공포에 휩싸여 남편의 회사로 달려갔다. 하지만 굳게 닫힌 사무실 문 너머로 들려온 건 웃음소리였다. 남편 강태준과 그의 절친 최민혁이었다. "아직도 눈치 못 챈 게 믿기지가 않네." 최민혁이 낄낄거렸다. "무슨 성녀처럼 광채라도 나는 얼굴로 그 거대한 배를 하고 돌아다니잖아." 매일 밤 내게 사랑을 속삭이던 남편의 목소리는 경멸로 가득 차 있었다. "기다려, 친구. 배가 부를수록 추락은 더 클 테니. 그리고 내 몫도 더 커질 거고." 그는 우리의 결혼 생활 전부가 나를 파괴하기 위한 잔인한 게임이었다고 말했다. 모두 그의 소중한 여동생, 강유라를 위해서. 심지어 그들은 아기의 진짜 아빠가 누구인지를 두고 내기까지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내기는 아직 유효한 거지?" 최민혁이 물었다. "난 여전히 나한테 건다." 내 아기는 그들의 역겨운 시합의 트로피였다. 세상이 무너져 내렸다. 내가 느꼈던 사랑, 내가 꾸려가던 가족, 그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 그 순간, 산산조각 난 심장 속에서 차갑고 선명한 결심 하나가 굳어졌다. 나는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놀랍도록 차분한 목소리로 개인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내가 말했다. "예약 좀 하려고요. 중절 수술이요."
전신(戰神)인 그는 사랑의 시련을 겪어야 하고, 그 시련은 열 번의 환생을 거쳐 이루어진다. 매번 환생마다 그는 늘 나와 함께였다. 그는 사명(司命) 신군과 친분이 있어, 모든 기억을 가진 채 환생을 반복했다. 그러나 나는 매번 그의 손에 죽고, 사랑의 아픔 때문에 시달렸다. 마지막 생에서 그는 내 가족을 모두 죽이고, 나중에 나까지 죽였다. 그의 눈에는 죄책감이 서려 있었지만 내밷는 말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인간은 우리가 시련을 겪는 데 필요한 존재일 뿐이야. 네가 선택받은 것을 영광으로 여겨라." 그 후, 내 영혼은 구주(九洲)로 흘러가 한 검은 옷을 입은 남자를 만났다. 신검에 봉인되어 있던 그는 나를 보자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네가 이 검을 뽑아낼 수만 있다면, 너를 다시 환생시켜 복수하게 해줄게." 나는 검의 손잡이를 움켜쥐며 차갑게 말했다. "환생은 필요 없어. 그가 이번 생에서 철저히 죽으면 돼!"
"임신이라니." 기적처럼 찾아온 아이였지만, 내 손에 들린 테스트기를 보며 느낀 건 기쁨이 아닌 공포였다. 병원 복도 TV에서는 내 남편 서래환이 불륜녀 채이화와 다정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생중계되고 있었으니까. 사람들은 법적 아내인 나를 '상간녀'라 손가락질했고, 남편은 나를 투명 인간 취급했다. 병원 로비에서 마주친 서래환은 나를 벌레 보듯 쳐다보며 채이화의 손을 잡고 채혈실로 사라졌다. 그 차가운 뒷모습을 보며 나는 깨달았다. 이 남자의 피가 흐르는 아이를 낳는 건 죄악이라고. 나는 그 자리에서 수술을 예약하고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혼 서류 준비해 주세요. 위자료는 필요 없습니다." 집에 돌아온 그는 아이를 잃은 슬픔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저 자신의 체면과 회사 주가만 걱정하며 나를 몰아세웠다. "고작 시상식 트로피 하나 못 받았다고 홧김에 애를 지워?" 그의 뻔뻔한 태도에 나는 비로소 웃음을 터뜨렸다. 10년 전, 그의 어머니와 약속했던 '은혜 갚기'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나는 미리 처분한 주식 대금 수백억 원과 이혼 서류를 그에게 던졌다. "착각하지 마. 내가 널 사랑해서 참은 게 아니야." "이제 쇼는 끝났어. 서래환, 넌 이제 빈털터리야."
상하이 사교계는 모두 알고 있다. 그는 최고의 산부인과 의사로서 여성에게 접근하지 않았다. 얼마나 많은 꽃봉오리 같은 몸들이 그의 앞에 있었어도 그는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 나는 항상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함께한 10년 동안 그는 내가 그를 만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내 손끝이 우연히 그의 옷자락을 스칠 때조차, 그는 차갑게 “절제해”라고 말했을 뿐이다. 내가 또다시 침대 침공에 실패한 후, 그는 열 명의 남자를 데려와 나를 강간했다. 그 후 나는 울며 때리며 그를 원망했지만,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살아있는 과부로 살게 할 순 없지.” 열한 번째 그가 보낸 자에게 침대에 누워버린 후, 나는 미친 듯이 수면제 200알을 삼켰다. 다시 깨어났을 때, 그는 유례없이 내 접촉을 허락했다. 나는 그를 서서히 감화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다음날 그의 개인 별장에서 한 여자를 품에 안고 있는 그를 목격했다. 그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머리카락을 입맞추며, 눈빛에는 내가 본 적 없는 뜨거운 열기가 담겨 있었다. 내 추궁에 그는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는 너와 달라. 그런 더러운 속셈도 없고, 남자를 유혹하지도 않아.” 나는 입술을 꽉 깨물어 피 맛이 날 때까지 참았다. “그만하자. 우리 헤어지자.”
스물두 번째 생일, 나는 내 미래를 손에 쥐고 있었다. 내 전 재산을 쏟아부어 얻어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의 특별 연구원 자리였다. 하지만 오빠들은 그 미래가 우리에게 입양된 동생, 유아라의 것이어야 한다고 결정했다. 그들은 아라의 ‘응급’ 성형수술 비용을 대기 위해 내 돈을 마지막 한 푼까지 가져갔다. 내가 항의하자, 오빠들은 나를 이기적이고 잔인하다고 몰아세웠다. “네게 동정심이란 게 없다면,” 둘째 오빠 서도윤이 비웃으며 쏘아붙였다. “그냥 이 집에서 나가.” 그들은 친동생의 꿈 대신, 거짓말쟁이의 악어의 눈물을 택했다. 며칠 후, 그들이 늘 내게 약속했던 호화로운 제주도 여행을 떠났을 때, 나는 사진을 보았다. 상처 하나 없이 환하게 빛나는 아라가, 나를 끔찍이 아끼던 두 오빠들 사이에서 미소 짓고 있었다. 내 미래는 아라의 코 수술과 해변 여행으로 팔려나갔다. 바로 그때 전화가 걸려왔다. 15년간 진행되는 일급 기밀 의료 연구 프로젝트. 외부 세계와의 접촉은 일절 금지. 누군가에게는 종신형이나 다름없겠지만, 나에게는 생명줄이었다. 나는 가방 하나만 챙겼다. 그리고 오빠들이 발견할 수 있도록 아라의 거짓말에 대한 증거를 테이블 위에 남겨두고, 영원히 그 집을 떠났다.
친구의 생일 파티에서 가짜 술을 잘못 마시고 중독되어 기절했다. 깨어났을 때, 의사가 상태가 심각하면 정신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나는 옆에 있던 약혼자 고신연에게 장난스럽게 물었다. "난 누구죠? 여기는 어디예요?" 그는 잠시 망설이다 나를 바라보더니, 나와 원수 사이인 고홍현을 불렀다. "너는 구징이라고 해. 이쪽은 네 약혼자고, 둘은 곧 결혼할 사이야." 나는 멍해졌고, 고신연이 장난을 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때 나의 절친이 고신연의 팔짱을 꼈다. 마치 연애 중인 커플처럼. 결국 나는 원하던 대로 결혼식을 올렸다. 그런데 고신연이 눈가가 붉어진 채 웨딩카를 막아섰다. "징징, 결혼하지 마. 나 정말 후회해."
나는 대한민국 IT 업계의 거물, 내 남편 강태준의 닻이었다. 혼돈으로 가득 찬 그의 영혼을 붙잡아 줄 유일한 사람. 하지만 내 동생이 죽어갈 때, 태준은 목숨과도 같은 치료비를 내연녀의 수십억짜리 고양이 보호소에 넘겨버렸다. 동생이 죽은 후, 그는 교통사고 현장에 피 흘리는 나를 버려두고 그 여자를 구하러 갔다. 이혼 서류를 내밀었을 때, 나는 마지막 배신을 마주했다. 우리의 결혼 자체가 거짓이었다는 것을. 혼인 신고서는 정교하게 위조된 가짜였다. 그는 내가 절대 떠나지 못하도록, 나만의 것을 아무것도 갖지 못하도록, 기만으로 내 세상을 쌓아 올렸다. 그래서 나는 몇 년 전 거절했던 유일한 남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의 제국을 잿더미로 만들기 위한 계획을 시작하기 위해.
내 약혼자, 조직의 행동대장인 그는 ‘교통사고’ 후에 진통제가 도움이 될 거라고 했다. 그건 거짓말이었다. 진짜 사고는 그의 불같은 성질이었고, 나는 그의 가장 좋은 화풀이 대상이었으니까. 약기운에 취해 몽롱한 상태에서, 나는 진실을 엿들었다. 그는 자신의 책사와 통화하며 내 1조 원짜리 카지노 설계도를 훔쳤다고 자랑하고 있었다. 그걸 이용해 조직의 부회장 자리에 오를 작정이었다. 그는 내게 청혼한 뒤, 이 세계의 불문율인 ‘침묵의 규율’을 이용해 법적으로 내 입을 막아버릴 계획이었다. 내 아이디어를 가로채고도 내가 아무런 권리도 주장하지 못하게. 그의 내연녀인 배우 오유라는 그 프로젝트의 얼굴마담이 될 터였다. 최악은 내 유산에 대한 진실이었다. 그건 사고가 아니었다. 그와 오유라가 꾸민 짓이었다. 우리 아기를 그의 야망에 ‘걸림돌’이라 부르면서. 한 파티에서 그는 모든 것을 증명했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나를 바닥으로 밀쳐버린 뒤, 그는 오유라와 함께 떠나버렸다. 나를 처참한 굴욕의 구렁텅이에 남겨둔 채. 그를 향한 내 사랑은 그저 죽은 게 아니었다. 차갑고 단단한 확신으로 변했다. 그는 내 프로젝트와 내 아이, 그리고 내 존엄성까지 모두 앗아갔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마지막 이메일을 보냈다. 그의 모든 거짓말과 배신, 그리고 폭행 영상이 담긴 증거 파일이었다. 제목은 ‘나의 결혼 선물’이라고 썼다. 그리고 나는 그가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단 한 남자와 손을 잡기 위해, 서울행 편도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건 이별이 아니었다. 전쟁의 시작이었다.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함께 도착한 다섯 장의 사진은 말 대신 잔혹한 진실을 들이밀고 있었다. 엉켜 있는 속옷, 꼭 맞잡은 두 손, 구겨진 침대 시트를 움켜쥔 주먹, 그리고 욕실 거울에 비친 흐릿한 실루엣까지 하나하나가 도발이자 조롱이었다. 로나에게 이런 식의 상처는 처음이 아니었다. 그녀는 단 한 장의 사진만으로도 진실을 알아챘다. 다른 여자의 손목을 꾹 움켜쥔 그 큼지막한 손의 주인공이 바로 어린 시절부터 사랑해 온 다렌이라는 것을. 로라의 시선이 사진의 날짜에 멎었다. 두 사람의 연애 3주년 기념일과 정확히 겹쳤다. 그날, 로나는 병원으로부터 다렌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긴급 전화를 받았다. 이성을 잃은 그녀는 연달아 빨간 신호등 세 개를 무시하고 병원으로 내달렸다. 그리고 그곳에서 본 것은 온몸이 피로 물든 비서 클로이를 안은 채 응급실로 뛰어드는 다렌의 모습이었다. 그는 아무런 해명도 없이 사라졌고, 9일만에 다른 여자를 데리고 나타났다. 소문에 따르면, 그 여자는 다렌을 구하려다 중상을 입고 기억을 잃었으며, 그 일로 다렌에게 병적인 의존을 보인다고 했다. 죄책감에 사로잡힌 다렌은 클로이의 곁을 떠나지 못했다. 그에게 남은 모든 따뜻함과 시간을 전부 그녀에게 쏟아 부었다. 로나는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대화창을 닫았다. 그리고 줄곧 그녀를 재촉해온 어머니에게 짧은 문자를 보냈다. “가족이 주선한 결혼, 받아들일게요.” 하지만 떠나기 전, 로나는 다렌을 위해 세 가지 선물을 준비해두기로 마음먹었다.
모두가 말하길, 차갑기로 소문난 CEO 제랄드에게 여자는 오직 아내 클라라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들의 결혼 7주년 기념일에 제랄드는 약에 취해 다른 여자와 잠자리를 가졌다. 클라라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두 사람은 알몸으로 엉켜있었고, 찢어진 속옷이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제랄드는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 자신의 가슴에 칼을 일곱 번이나 찌르며 다시는 그녀를 배신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그날 이후, 제랄드는 필사적으로 그녀에게 만회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클라라는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편함에 한 장의 사진이 도착했고, 클라라는 제랄드를 완전히 떠나기로 결심한다.
나의 베타메이트 카이안은 어느 날 외로운 늑대의 습격으로 부상을 입고 기억을 잃었다. 그는 나와 내 뱃속의 아이를 잊고 다른 암컷 늑대인 감마 에블린과 짝을 맺었다. 카이안은 에블린이야말로 운명의 짝이라며, 계급이 낮은 오메가인 나는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는 그의 뜻대로 우리 사이의 메이트 관계를 끝냈다. 그 후, 나와 두 번째 메이트인 알파 킹과의 결혼식 날, 카이안은 붉게 충혈된 눈으로 날 노려보며 말했다. “내 아이를 데리고 다른 놈이랑 결혼하겠다고?” 나는 평평한 아랫배를 쓸어 내리며 차분히 대답했다. “그럴 리 없지. 당신의 아이는 이미 떠났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