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영은 임 씨 가문에서 입양한 딸이다. 고아로서의 불쌍한 삶에서 벗어난 줄 알았던 그녀는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양 어머니인 정이연은 줄곧 임시영을 괴롭혔고 친 딸 임설영이 태여난 후 임시영의 처지는 더욱 비참해졌다. 임시영은 손 할머니 곁에서 자란 것과 마찬가지였다. 손 할머니는 시영에게 많은 사랑과 관심을 주었고 같이 지내는 동안 임시영은 처음으로 삶의 따뜻함을 느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손 할머니의 몸은 편찮아져갔고 결국 쓰러지게 되었다. 임시영은 병원비를 위하여 동생을 대신하여 모르는 남자와 결혼 하기로 하는데. 김 씨 집안의 사앵아인 김도영. 재벌집 아들로서 가지고 있는것은 오직 잘생긴 외모 뿐이었다.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김도영은 임 씨 집안과 결혼 하기로 했다. 결혼식에 처음으로 만난 아내. 소문과는 어딘가 달라보였다. 비밀을 품은 두 사람은 운명으로 이어졌다. 김도영의 정체는 무엇일까? 임시영이 동생을 대신하여 결혼했다는 진실이 밝혀지게 되는 날 두 사람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비밀로 이어진 사랑, 함께 진실을 찾아보세요.
"당신 나랑 잤잖아. 임시영이랑은 언제 헤어질 거야?" 여자는 매혹적이며 숨 가쁜 목소리로 물었다. 반라의 임설영은 한 남자의 허리 위에 앉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 사람 이름이 왜 나와?" 남자는 흥분한 나머지 여자의 가슴을 꽉 쥐며 쾌감의 신음을 내었다.
여자는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해 불만스러워 보였다. "말도 안 돼! 임시영 그년, 어디서 주워와 키운 거야. 우리 집 강아지보다 못한 년이 뭐가 그렇게 좋다고!"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여자의 허리를 잡고 더 세게 찔러 올릴 뿐이었다.
임시영은 방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들으며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들의 대화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차렸다. 얼굴은 피곤해 보였지만 눈빛은 차가웠다.
그녀는 방금 병원에서 돌아온 참이었다.
임시영을 어렸을 때부터 키워온 손 할머니는 3개월 전 말기 간경화 진단을 받았다. 그녀는 즉시 간 이식이 필요했고, 임시영은 의료비를 지불하기 위해 돈을 모아야 했다.
그 와중에 남자친구는 여동생과 침대를 뒹굴고 있었던 것이다. 임시영은 삶이 무너질 것만 같았다.
"내 말 알아들었어? 오늘 밤까지 알려줘. 임시영인지 나인지. 선택해!" 임설영은 주자원의 가슴을 두드리며 대답을 듣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임시영은 문을 발로 차고 들어가 둘을 노려보았다. "수고를 덜어줄게. 남자 새끼일 뿐이야. 원한다면 가져가."
임시영은 태연하게 말했지만 남자친구가 여동생과 바람을 피우는 것은 이미 자신에게 상처를 남겼다.
주자원은 임시영의 대학 동창이었다. 그는 부유한 집안의 잘생긴 남자였지만 3년 동안 임시영을 쫓아다니며
졸업 직전에 임시영에게 마지막 사랑고백을 했다.
고백의 장소는 대학교 운동장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전교에 소문이 났다. 그날의 명장면을 보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군중은 환호했고 임시영은 마침내 주자원의 여자 친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배신의 고통이 임시영을 짓눌렀다. 눈앞에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임시영은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살 속으로 파고들었다.
주자원은 황급히 임설영을 밀어내고 바지를 입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임설영은 거의 넘어질 뻔했다. 임시영의 말은 임설영의 분노에 불을 붙였다.
임설영은 주자원처럼 부유하고 잘생긴 남자와 사귀고 싶었고 여러 수단과 노력을 거쳐 그를 침대까지 끌고 왔다.
하지만 임시영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주자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기에 분하고 억울했다.
임시영은 그냥 입양 딸일 뿐이었는데.
"도대체 무슨 소리야? 착각하지마! 자원이가 널 버린 거야, 개년아!" 임설영은 이불을 몸에 더 가까이 끌어당기며 비웃었다. 그런 다음 그녀는 주자원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당신, 방금 나에게 뭐라고 했어? 임시영에게 말해!"
주자원이 임설영과 잔 것은 충동이었다. 임설영이 그를 유혹했고, 주자원은 순간 자제력을 잃었다.
주자원은 무릎을 꿇고 임시영의 손목을 잡았다. "시영아, 용서해줘.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눈물이 그녀의 눈을 가득 채웠지만 임시영은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주자원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일단 마음을 정하면 아무도 그것을 바꿀 수 없었다.
임시영은 자신의 손을 뺐다. "주자원, 어쩌지? 임설영이 만졌던 물건은 질색이거든. 둘이 잘 어울리네. 헤어지자."
임설영은 깜짝 놀랐다. 주자원이 이렇게까지 빌어도 임시영의 태도는 차가웠기 때문이었다. 임시영의 얼굴에는 슬픔의 흔적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임설영은 가슴에 분노가 치밀었다. 이건 그녀가 원하는 그림이 아니었다.
임시영은 그들과 이야기할 시간이 없었다. 임설영은 어렸을 때부터 항상 임시영과 경쟁했고 임시영의 모든 것을 빼앗는 것을 즐겼다. 어렸을 적에는 장난감이었고, 지금은 남자친구까지 빼앗으려 했다.
임시영은 그것에 익숙했다. 임시영에게 있어서 지금 제일 걱정되는 일은 손 할머니의 의료비였다.
그녀가 떠나려고 할 때 복도에서 달깍거리는 발소리가 들렸다.
"밤이 늦었어. 왜 이리 시끄러워?"
시영의 양부모인 임영빈와 정이연은 소동을 듣고 달려왔다.
임영빈이 먼저 방으로 들어가며 그의 딸이 나체로 침대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크게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도대체 뭐 하는 거야? 곧 결혼할 여자가 다른 남자랑 이게 무슨 짓이야!" 임영빈은 소리를 질렀다.
임설영은 자신의 몸을 이불에 숨기고 충혈된 눈으로 아버지를 바라보았으며 분노를 억누르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김 씨 가족과 임 씨 가족은 오래전부터 혼약이 있었다. 임설영의 약혼자는 사생아였고 김 씨 가족은 오래전에 그를 집에서 쫓아냈다. 그 남자는 가난했고 제대로 된 직업도 없었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낭비하는 게으름뱅이에 불과했다. 임설영은 그 남자와 결혼하고 싶지 않았다.
사생아 주제에 자신과 결혼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나 임신했어!" 임설영이 주자원을 가리키며 말했다. "나 저 사람 아이를 가졌어. 그래서 다른 사람이랑 결혼 못해. 결혼식을 취소하는 게 좋을걸."
주자원은 어안이 벙벙했다. 임설영이랑 몇번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임신할 수 있다는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소리! 너는 김 씨 가문과 결혼해야 해!" 임영빈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그는 임설영의 어리석은 행동에 한 대 때리기 직전이었다.
결혼식은 집안의 위신에 관한 문제였다. 만약 김 씨 가족이 결혼식을 취소하는 이유를 물어본다면 김 씨에게 뭐라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정이연은 딸을 보호하려는 듯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늘 임설영을 보호했고 애지중지 키웠다. 화가 난 남편이 임설영에게 소리치는 것을 볼 수 없었다.
"당신, 왜 애한테 화를 내?" 정이연은 울부짖었다. "임시영도 임 씨 가문의 딸이야. 얘도 김 씨 가족이랑 결혼할 수 있어."
임영빈과 정이연은 결혼 후 몇 년 동안 아이가 없었다. 임 씨 가문 장로들의 압력으로 그들은 임시영을 입양해야만 했다. 몇 년 후, 정이연은 마침내 임신했고 임설영을 낳았다.
이러한 사실은 정이연이 임시영을 더욱 미워하게 할 뿐이었다. 임시영의 존재는 그녀에게 굴욕이었기 때문이다. 정이연은 임시영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짜증이 났다.
임설영을 낳은 후, 정이연은 친딸을 편애하게 되었고 임시영을 경멸했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서 임시영은 모든 면에서 친딸보다 나은 여자로 성장했다. 그것이 임시영에 대한 증오심을 더욱 증폭시키는 것 같았다.
정이연의 말은 임시영을 격분시켰다. "당신은 내가 아니라 설영이를 김 씨 가족과 결혼시키기로 동의했어요." 임시영은 소리쳤다. "당신의 착한 딸이 임신을 하든 말든 저와 무슨 상관입니까? 왜 제가 대신 결혼해야 하는 건데요."
"너를 지금까지 키운 사람은 우리다. 이제 보답할 때가 왔어, 시영아." 정이연은 교활함으로 눈을 반짝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손 씨 할머니, 의료비 모자라다며? 네가 설영이 대신 김 씨 가족과 결혼하면 의료비를 내주지."
임설영의 얼굴에 안심의 미소가 떠올랐다. 그녀는 두 사람의 비천한 신분이 딱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정이연의 말에 임시영은 이를 악물었다. 그러나 의사의 말이 그녀의 마음속에서 맴돌았다. 손 할머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임시영은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렇게 큰 의료비를 지불할 수 없었다.
비록 임영빈과 정이연은 임시영을 입양했지만 거의 관심을 주지 않았다. 임시영은 손 할머니의 보살핌 속에서 자랐다. 손 할머니는 그녀에게 친 할머니 같은 존재였다. 손 할머니를 혼자 둘 수 없었다.
임시영의 망설임을 알아차린 정이연은 임시영에게 다가갔다. "너도 곧 결혼할 나이잖니. 김 씨 가문의 아들과 결혼해서 우리를 도와주는 게 어때? 결혼하자마자 바로 돈을 줄게."
사람들의 시선속에서 임시영은 허리를 굽혔다. 그녀는 손 할머니의 의료비를 지불하기 위해 돈이 필요했다.
마침내 눈물이 임시영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겠어요. 결혼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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