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결혼은 가시밭이었다. 구준서와 결혼한 6년 동안 문보연은 그 집안의 하인보다도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후회한 적이 없었다. 그의 아내라는 이름 만이라도 그녀는 행복했기 때문에...... 그러나 어느날, 구준서의 한마디 말에 그녀는 자신이 만든 꿈에서 깨어나게 되었다. "이현이가 돌아올 거야. 그래서 이 집에서 나가 줘." 주이현은 구준서의 첫사랑이었다. 마음속의 제일 깊은 곳에 숨어 있었던 여자. "이혼하자." 모든 실망과 슬픔을 한 마음에 두고 문보연은 이혼을 제기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차가워진 마음을 감싸고 6년 살았던 집을 떠났다. "보연아, 가자. 옛날의 네 모습을 찾아줄게."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권재원이 손을 내밀며 찬란한 웃음을 지었다. "누나, 저 기억하세요? 이제부터 제가 누나를 지킬게요." 최고의 모델 이현우는 따뜻하게 포옹하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나중에 문보연의 빈 공간을 느낀 구준서는 후회했다. 그는 그녀의 마음을 다시 되돌릴 수 있을까?
해시의 12월은 지난해보다 훨씬 추웠다.
문보연은 아무 표정 없이 침대에 누워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시어머니의 핀잔을 듣고 있었다.
"문보연! 애도 못 낳는 게 뭔 유세를 떨고 있어? 지금이 몇 시인데 아직도 밥을 안 하고 뭐 하는 거야? 나랑 준예를 굶겨 죽이려고 작정했어?"
문보연과 구준서가 결혼한 지도 6년이 넘었다. 시어머니는 문보연이 아이를 못 낳는다고 뒤에서 매일 같이 며느리 험담을 했다.
하지만 구준서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녀와 잠자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누가 알겠는가?
그때 구준예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학교 가야 되니까 빨리 내려와서 가방부터 정리해줘!"
구준서의 동생인 구준예는 심보가 고약한 아이였다. 마치 문보연을 괴롭히지 못해 안달 난 사람처럼 매일 여러 가지 구실로 그녀를 들볶곤 했다.
형의 부인인 문보연을 형수 취급하지 않고 만만한 상대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천천히 계단을 내려와 기계처럼 부엌에서 밥을 하고, 구준예의 책가방을 정리한 후 도시락을 넣어줬다.
마지막 반찬까지 식탁에 놓은 후 거실에 있는 시어머니를 불렀다. "어머니, 식사하세요!"
부엌으로 들어온 황금숙은 죽은 사람처럼 생기 없는 문보연의 모습을 보고 짜증을 내며 물컵을 테이블 위에 세게 내려놓았다. "문보연, 너 정말 간땡이가 부었구나? 우리 아들 집에서 지내며, 우리 아들이 벌어다 주는 돈을 쓰면서 감히 그런 표정으로 시어미를 봐? 지금이라도 당장 우리 준서한테 전화해서 이혼하라고 할까? 내가 못할 거 같아?"
쟁반을 들고 있는 문보연의 손이 바르르 떨렸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고 애써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어머니, 저 그런 적 없어요."
하지만 황금숙은 그녀의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비꼬며 말했다. "문보연, 준서의 할머니가 너의 편을 들어준다고 해서 진짜 구씨 집안의 며느리가 되었다고 생각하나 본데 꿈 깨. 이현이가 다시 돌아오면 너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주이현"이라는 이름 석자에 문보연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러자 뒤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구준예가 뭔가 떠오른 듯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아직 모르나 보네? 이현 누나가 곧 퇴원하거든. 형이 이현 누나를 집으로 데려와 같이 지내겠다고 했어."
그의 말에 문보연의 손이 더욱 세게 떨렸다.
황금숙은 문보연의 억울해하는 모습에 콧방귀를 뀌며 손사래를 쳤다. 목소리도 더 짜증스럽게 변했다. "밥맛 떨어지게 앞에서 걸리적거리지 말고 당장 꺼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문보연은 바로 위층으로 올라가 다시 침대에 누웠다.
저녁 무렵, 마이바크 한 대가 문 앞에 멈춰 섰다.
문보연은 자동차 엔진 소리를 듣고 벌떡 침대에서 일어나 베란다로 달려갔다.
훤칠한 키에 빼어난 외모를 가진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 남자의 몸에서는 TV에 나오는 연예인 빰 칠 정도의 아우라가 풍겼다.
누군가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남자가 고개를 들자 마침 내려다 보는 문보연과 눈이 마주쳤다.
그의 눈빛은 차갑고도 무정했다.
그런 눈빛에 이미 익숙할 대로 익숙해진 문보연은 입술을 삐죽거렸다.
구준서가 들어오자 문보연은 평소처럼 목욕물을 받으면서 입을 열었다. "여보, 할머니께서 절에 가신지 이제 한 달이 되었어요. 오늘 당신의 평안을 기원하는 부적을 받아오신다고..."
하지만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가 말을 가로챘다. "당신한테 할 말이 있어."
문보연은 동작을 멈추고 그를 돌아보았다.
그녀를 빤히 쳐다보는 구준서의 눈빛에서는 냉정함과 무관심밖에 보이지 않았다. 일말의 애정이나 애틋함도 찾아볼 수 없었다.
얇은 입술에서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현이 곧 돌아올 거야. 내일 당신이 짐을 챙겨 나가줘야겠어."
그 말에 문보연의 마음은 차갑게 무너져 내렸다.
구준예의 말이 옳았다.
"만약, 제가 나가지 않겠다면 어떡하시겠어요?" 그녀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의 말에 구준서의 눈매가 깊게 찌푸려졌다.
평소에 그의 말이라면 죽는 시늉이라도 했던 문보연이 처음으로 그의 말을 거역한 것이다.
"6년 전에 우리가 어떻게 결혼했는지 잊지 마." 차가운 목소리가 방에 울렸다.
물론이었다. 두 사람이 어떻게 결혼했는지 그녀가 잊을 리 없었다.
6년 전, 주이현이 차에 치었을 때, 제일 먼저 신고를 한 사람이 바로 문보연이었다. 병원에 도착하고 수혈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말에 문보연은 서슴없이 자신의 피를 내주었고, 구준서는 감사의 의미로 그녀의 소원을 하나 들어주겠다고 했다.
그의 말에 문보연은 자신의 유일한 소원은 바로 그와 결혼하는 것이라고 했다.
구준서와 같은 고등학교를 다닌 문보연은 학교에서 구준서를 처음 본 그 순간부터 반드시 그와 결혼할 거라고 마음먹었다.
진아름이 누구냐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사, 신비로운 회사의 대표, 최고 용병의 여왕, 천년에 한 번 나타난다는 과학 천재... 그런데, 이런 자유인이 쓸모 없는 남자와 결혼을 한다고? 아니, 그럴 리 없어. 진아름의 결혼식 전 날, 그녀를 자신의 도망간 신부로 오해한 부현승은 다짜고짜 시청으로 끌고 가 결혼 증명서를 받았다. 어리둥절한 진아름은 그렇게 도시 최고의 권력자 부현승의 아내가 되었고 우연히 부현승의 할머니까지 구하게 되었다. '아니, 나 내일 결혼하는데?' 모든 일을 다시 되돌리고 싶은 진아름은 부현승과 이혼을 요구했고 두 사람은 합의를 보게 되었다. 그런데... 결혼식 날, 약혼자인 강혁이 부씨 집안에서 잃어버린 아들이라는 진실이 밝혀지는데... 자신의 진짜 신분을 되찾은 강혁은 시골 출신에, 교육을 받지 못한 진아름을 혐오하기 시작했고 파혼을 요구하며 굴욕을 주었다. 모든 진실이 밝혀졌을 때, 강혁은 후회가 밀려왔고 다시 그녀를 붙잡고 싶었지만 부현승이 진아름 곁에 나타나며 경고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숙모라고 불러야 하지 않나?"
한세희에 대한 강지한의 집착은 그 누구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티가 났다. 남자는 여전히 차가운 척, 신경 쓰지 않는 척 굴었지만 한세희에 대한 소유욕과 접근하는 남자들에 대한 질투에 그는 미칠 것 같았다. 3년 동안 강지한의 비서로, 비밀 애인으로 곁에 있어왔던 한세희는 남자가 결혼한다는 소식과 함께 이 관계도 끝내고 싶었다. 하지만... 왜 계속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걸까? 이어지는 강지한의 부드러움과 애매 가득한 눈길에 한세희는 헷갈리기 시작하며 점점 자신의 선택과 마음을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그 때. 한세희가 임신을 했다. 심해지는 입덧에, 강지한의 집착에, 그리고 탐욕스러운 엄마의 압박에 한세희는 점점 절망속으로 빠져들게 되었고 결국 고통속에서 사라졌다. 5년 후, 다시 돌아온 한세희는 더 이상 예전 모습이 아니었다. 익숙하지만 낯선 그녀의 모습에 강지한은 천천히 다가가려 했다. 5년 동안 미친듯이 사무치는 그리움과 사랑을 한세희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두 사람의 사랑은 결국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함께 지켜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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