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년간 남자는 한 번도 집에 들어온 적이 없었다. “못생긴”아내와 이혼하기 위하여 이 여자 저 여자와 스캔들을 만들기까지 했다. 모든것이 더이상 견디기 힘들어진 유남희는 드디어 전태겸과 이혼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이혼 서류를 보내고 친구와 놀러나간 그날 밤, 그녀는 다시 전태겸을 만나게 되었다. 남자는 극도로 힘들어 보였고 무언가를 참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도와줘요, 보상해 드릴게요.” 전태겸의 매력있는 목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첫날밤”을 보내게 되었는데...... 전태겸은 자신의 아내에 대하여 아는것이 하나도 없었다. 회사에서 만났어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 게다가 다음날 아침에 호텔문 앞에서 만난 여자도 유남희가 아니라 다른 여자였다. 전태겸은 그날 밤 자신을 도와준 여자가 유남희라는 것을 알 수 있을까요?
강운시의 조용한 여름 밤, 유남희는 소파에 앉아 휴대폰으로 뉴스를 훑어보고 있었다.
"전씨 그룹의 사장, 전태겸은 유명한 여배우인 남소윤과 함께 사교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그들은 행사가 끝난 후 함께 호텔로 향했고 밤 늦게까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친밀한 관계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기자는 두 사람의 애정 행각을..."
이 기사가 뜨자 바로 실시간 검색 1위에 올랐고, 인터넷 곳곳으로 불길처럼 번졌다.
유남희는 검은 안경을 코끝에 올려놓고 무표정하게 게재된 사진을 지켜봤다.
사진은 흐릿했으나, 창가에서 키스하는 남녀의 실루엣을 알 수 있었다.
이 남자는 다름아닌 그녀의 남편, 강운시에서 가장 부유하고 영향력이 있는 전씨 집안의 상속자 전태겸이었다.
강운시 전체의 경제력을 장악하고 있는 강력한 인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웃긴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이 결혼한 2년 동안 전태겸은 한 번도 집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
심지어 혼인신고를 할 때도 나타나지 않았었다.
대신 그는 변호사를 보내 대리인으로 모든 절차를 마무리했다.
유남희는 전태겸이 이 결혼에 반대한다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그는 단순히 할머니 고미란 때문에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운명의 장난으로 유남희의 할아버지는 고미란의 목숨을 구한 적이 있었다. 그녀가 그 호의에 보답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을 때, 그는 자신의 손녀가 편안한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며 과감하게 고미란의 손자에게 결혼을 요청했다.
처음에 유남희는 자신의 결혼에 약간의 희망을 품었었다.
그러나 2년 동안 전태겸은 여러 여배우들과 스캔들을 날렸고 실망이 점점 커지면서 결국 그녀의 환상은 깨져 버렸다.
유남희는 기사를 읽으며 입술을 꾹 다물고 전태겸의 번호를 찾아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처음으로 걸어보는 전화였다.
곧, 통화가 연결되었다. "안녕하세요, 유남희 입니다."
"유남희? 실례지만 누구신지?"
전태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비록 그의 말투는 분명 차가웠지만, 목소리는 뜻밖에도 참신하고 듣기 좋았다.
그러나 그의 말은 따로 처리해야 할 문제였다. 유남희는 비웃음을 치며 휴대폰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을 주었다.
그는 본인 아내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그쪽 아내입니다. 서류상으로는 말이죠."
"아. 무슨 일로 전화하셨나요?" 전태겸의 목소리는 더욱 차가웠다.
"이혼했으면 합니다." 유남희가 안경을 고쳐 쓰며 말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결정하신 겁니까?" 전태겸이 마침내 물었다.
"물론이죠."
"위자료로 얼마를 원하시죠?"
"그럴 필요 없어요. 처음부터 당신의 돈 따위는 신경 쓴 적이 없어요. 그리고 전 결벽증이 있어서 아무리 깨끗하게 정리했다고 해도 남이 썼던 물건은 더러워서 못 쓰겠거든요. 이혼 합의서는 이미 작성했고 맨몸으로 나갈 겁니다."
유남희는 숨 쉴 새도 없이 속사포로 할 말을 끝내고 전화를 끊었다.
법적으로 묶여 있는 관계일지라도, 그들은 낯선 사이나 마찬가지였다.
허울뿐인 부부 관계는 없는 것이 차라리 낫다. 지금부터 그들은 서로를 마주칠 일이 없을 것이다.
유남희는 위층으로 터벅터벅 걸어 올라가 안경을 벗으며 매끄러운 피부와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를 드러냈다.
그녀는 여행 가방에 모든 소지품을 챙겨 넣고는 거실에 이혼 합의서를 올려놓고 곧장 저택 밖으로 나갔다.
전씨 그룹 사장의 사무실은 따뜻한 노랑 빛의 불이 들어와 있었다.
전태겸은 심플한 흰색 셔츠와 재단된 검정 바지를 입고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그는 휴대폰을 응시하며 경멸스럽다는 듯 입 꼬리를 말아 올렸다.
마침내 그의 서류상 부인도 그의 부재를 용납할 수 없다는 듯 먼저 이혼하자는 말을 했다.
문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고, 그의 비서인 고중기가 들어왔다.
"사장님, 약속한 회의 시간입니다."
전태겸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나 의자 뒤에 걸린 정장 재킷을 쥐어 들었다.
"나와 관련된 모든 트렌딩 토픽들을 인터넷에서 지워. 그리고 변호사한테 집에서 이혼 합의서를 가져오라고 하고."
고중기는 상사의 지시에 신속하게 반응했다.
그는 전태겸이 실제로 어떤 여자와도 사귄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 모든 스캔들은 그의 평판을 떨어뜨리고 사모님으로 하여금 이혼을 요구하게 만들도록 의도적으로 꾸며낸 것이었다. 마침내 그의 목표가 달성된 듯 보였다.
한편 유남희는 택시를 타고 이전에 구입해 두었던 자신의 아파트로 향했다.
그 아파트는 시내의 명당에 위치하고 있었고, 3개의 방과 2개의 생활 공간을 자랑했다.
모든 가구가 완비되어 있었고, 건물에는 최고급 보안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었다.
유남희는 짐을 한 쪽에 두고 프랑스식 창문 앞에 섰다. 밤의 도시에는 다양한 조명들이 수없이 빛나고 있었다.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절친한테 전화를 걸었다.
"연우야, 나 이혼했어."
"뭐? 남희야, 정말? 드디어! 잘 됐다. 싱글로 돌아온 거 완전 축하해! 오늘밤 완전 맥주 각인데?"
"좋지."
“이제 내가 널 놔줄게.” 김백로는 이혼 합의서에 사인을 한 후, 짐을 정리하고 도지섭과 함께 살던 집에서 나왔다. 아무리 뜨거운 마음이라도 도지섭이라는 얼음을 녹일 수 없었다. 두 사람의 인생은 더 이상 역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도지섭은 사랑하는 첫사랑과 원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고 김백로도 나머지 3개월의 삶을 원하는 데로 살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김백로에 대한 그 남자의 집착은 점점 심해지기만 했고 그 어떤 남자도 가까이 갈 수 없었다. “도지섭 씨, 이게 무슨 뜻이죠?” 김백로는 자기 허리에 놓인 큰 손을 보며 그 손의 주인을 노려봤다. 그러자 도지섭은 고개를 숙이며 부드러운 말투로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미안해... 다시 돌아와 줘.” 김백로는 허리의 손을 치고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홀로 남겨진 도지섭은 의기소침한 자세로 서 있었다. 그때 멀리서 김백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늦었네요. 이젠 당신을 원하지 않아요.”
비밀 결혼을 한 3년 동안 백이슬은 남편을 만난 적이 없었다. 자신이 이 집안을 잘 다스리고 말만 잘 들으면 영원히 조운성과 함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남편의 이혼 합의서와 애인에게 거액을 돈을 썼다는 소식뿐이었다. 드디어 자신이 만든 꿈속에서 깨어난 백이슬은 이혼에 동의했고 자신의 본모습으로 돌아왔다. 조운성과 결혼했을 때 백이슬은 이복 여동생의 함정에 빠져 얼굴이 망가지고 몸무게가 100kg이나 되는 모습이었다. 혐오스러운 눈길을 받았지만 백이슬은 그것을 다 참아왔다. 긴 시간을 거쳐 백이슬은 자신의 훌륭한 의술로 본모습을 되찾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정체가 하나하나 밝히기 시작하는데... 신의, 톱 에이전트, 톱 해커, 유명한 디자이너, 최고 레이서... 그녀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된 전남편은 후회가 가득했다. "이슬아, 다시 한번 기회를 줘. 내 모든 것을 너에게 줄게." 하지만 백이슬은 오직 자신만을 사랑할 거라고 생각했다.
현시대 최고의 법의가 승상댁 적녀의 몸으로 환생했다. 시체를 뒤집고 만지고 하얗고 예쁜 얼굴을 가까이 대고 냄새까지 맡는 초청황의 모습을 보며 군무진은 물었다. “무섭지도 았느냐?” “죽은 사람이지 않습니까?” “귀신이 될 수도 있지 않느냐?” 그 말을 들은 초청황은 어이가 없다는 시선을 뒤로 흘깃 던지고 비웃다는 듯 대답했다. “사람이 백 배 더 무섭습니다. 왕야, 시체가 무서우면 밖에 나가서 약초나 다지십시오. 저를 방해하지 마시고요.” 그러자 군무진은 손을 뻗어 그녀의 가는 허리를 잡고 품으로 당기고는 턱을 잡아 올렸다. 하던 일이 방해되자 초청황은 불만의 눈빛으로 군무진을 바라보며 반항했다. “구왕야, 지금...” 군무진은 입꼬리를 올리고 정확히 그녀의 말랑한 입술을 향하여 고개를 숙였다. 밤은 조용했고 공기속에는 향긋한 꽃 냄새가 풍겼다. 봄이로구나. (시체 내심: 저기... 제 배를 좀 닫아주시겠어요?) 환생을 하였지만 초청황은 운명에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현대 최고의 천재 법의로서 그녀는 두려울 것도 없이 그 세상의 제일 빛나는 존재가 되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것이다.” “네 곁에는 내가 있을 것이다.” 군무진은 다정한 시선으로 정상에 서 있는 초청황을 바라보았다. 초청황 역시 군무진을 향하여 아름다운 웃음을 지었다.
결혼 한 3년 동안, 심예은은 서운길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남자의 마음속에는 온통 첫사랑이었고 심예은에 대해서는 오직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정밖에 없었다. "아이만 낳으면 놔 줄게." 심예은이 출산의 고통을 겪고 있을 때, 서운길은 다른 여자를 품에 안고 전용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여행을 가고 있었다. "누구를 좋아하든, 나를 사랑하든 말든, 더 이상 상관하지 않을 거야. 당신에게 빚진 건 이미 다 갚았으니까. 앞으로 우리... 다시는 만나지 말자." 심예은이 떠난 후, 서운길은 그녀의 존재가 크게 느껴졌다. 방 안에는 그녀의 흔적이 가득했고 가는 곳마다 그녀의 향기가 나는 듯했다. "나한테 기회를 한 번 더 줄 수 없을까?"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 주위에는 악심을 품은 사람들이 파리때처럼 모여든다.’ 이 말을 전생의 무완희는 피와 살의 대가로 뼈저리게 느꼈다. 승상댁의 적녀, 또 절세미인의 이름을 날리고 부드러운 성격과 착한 인품, 뛰어난 솜씨를 가진 그녀는 모자랄 것 하나 없이 귀하게 키워 자랐다. 하지만 이런 무완희에게 돌아간 것은 그녀를 뜯어 잡아먹으려는 악마들의 마수였다니. “언니, 욕심이 너무 많으면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될 거예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는 비녀로 무완희의 한 쪽 눈을 향했다. 그리고 곧 남자의 차가운 손이 느껴졌다. 송영걸은 무완희의 잡아 들어올리며 다시 멀리 던졌다. “아... ” 무완희는 두 눈을 크게 뜨고 두 남녀를 노려봤다.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그녀는 마음 속으로 맹세하였다. “반드시... 네들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이다.” 다시 숨이 쉬기 시작할 때 그녀는 자신이 14살로 돌아왔다는 것을 발견했다. 정말, 환생이란 말인가? 다시 살게 된 목숨, 모든 사람들을 밟고 제일 독한 악녀로 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