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자. 슬기가 돌아왔어.” 이 한마디 말로 진유림의 4년 결혼 생활은 끝이 났다. 남편은 단 한순간도 그녀를 마음속에 품은 적이 없었다는 것을 그녀는 이제야 깨달았다. 모든 것이 자신만의 거짓말 이었다. 사랑은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 남자의 마음속에는 오로지 4년 전에 떠났다가 지금 다시 돌아온 송슬기 뿐이었다. 아무리 그 여자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방해도 가짜는 가짜였으니 당연히 그의 환심을 사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모든 집념을 버리고 쿨하게 이혼서류에 서명을 한 진유림은 다시 여왕의 왕관을 쓰고 자신의 세계로 돌아왔다. 그녀는 원래부터 빛이 나는 존재였으며 4년 동안의 현모양처인 척은 이미 지친지 오래되었다.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난 진유림을 본 려욱성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진유림, 이것이 바로 네가 생각해낸 내 관심을 끄는 새로운 수단인가?” 진유림이 대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온도가 갑자기 차가워지며 카리스마 넘치는 그림자가 가까이 다가와 그녀를 감싸 안았다. “려욱성, 유림이는 이제 내 아내라는 걸 아직도 기억 못하는가 봐?” 그리고 그녀의 허리를 잡고 자신의 품으로 당겼다.
"이혼하자."
단 한 장의 얇은 종이로 4년간의 결혼 생활이 끝났다.
진유림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서류에 적힌 남편의 이름에 닿았다. 시선을 올려 려욱성과 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우리 정말 끝인 거야?"
그녀의 목소리는 감정이 섞여 있었고, 방금 끝낸 집안일에 고르지 못한 숨소리는 약간 흔들렸다.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 송글 맺혀 두꺼운 검은색 안경테에 달라붙어 그녀를 더욱 평범하고 둔해 보이게 만들었다.
오늘 밤 그가 돌아올 것을 기대하며 미래에 대해 얘기할 생각에 들뜬 그녀는 일찍 일어나 신선한 농산물을 손수 고르고 요리를 하고 집안을 정리했다. 하지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자마자 그녀의 노력은 헛된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 결혼은 본질적으로 사업 상의 계약이었어." 려욱성이 담배의 재를 손으로 튕기며 말했다. "게다가 슬기가 곧 올 거야."
그게 다였다.
송슬기, 려욱성 마음속에 뿌리를 박고 자리 잡은 여자.
진유림이 혀를 입천장에 대자 익숙한 아픔이 느껴졌다. 그녀는 고개를 숙였고 곧 머릿속이 약간 흐려졌다. 송슬기가 나타날 때마다 려욱성은 모든 것을, 심지어 자기가 가진 원칙마저 무시했다.
그들의 결혼은 그녀의 강박으로 시작되었고 함께 지내는 4년동안 려욱성은 송슬기를 위해 자신의 순결을 지켰다.
끝없는 침묵이 흐른 후 려욱성은 자신의 눈 앞에 조용히 앉아 있는 진유림을 바라보았다.
진유림은 매끈한 피부와 높은 콧날, 장미 꽃잎 같은 입술을 가진 미인이었다. 두꺼운 뿔 테 안경 뒤에서도 그녀의 눈은 가끔 빛을 받아 반짝였다.
하지만 너무 지루했다. 여자로서의 매력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심심하고 얌전했다.
항상 온화한 태도에 오랫동안 유지해 온 성실한 아내 역할은 예쁜 겉모습과 다르게 흥미로워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려욱성의 부인 역할에는 잘 맞았지만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여자가 될 수는 없었다.
담배를 손에 든 려욱성은 재떨이에 담배꽁초를 꽂고 말했다. "당신이 한때..."
잠시 멈춘 그가 진유림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그녀는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불만과 아첨을 동시에 품고 있는 약한 모습은 려욱성의 마음 한 구석을 슬쩍 흔들었다.
그는 태도를 바꿔 냉정하면서도 지루한 말투로 이어갔다. "당신의 경력을 고려할 때, 앞으로 일자리 찾는 게 어려울 수 있어. 그래서 토지 계약 건 외에 빌라 세 채를 더 줄게. 한정판 자동차도 가져도 되고, 내가 개인적으로 100억도 줄 거야."
송슬기가 해외로 이주했을 때, 려욱성은 사랑 때문에 그녀를 따라간 적이 있었다. 려 씨 집안의 어르신들은 그 사실에 분노해 려욱성과 거의 연을 끊을 뻔했다. 결국은 어머니가 극적으로 자살하겠다고 협박까지 해서 그를 다시 집으로 끌어왔던 것이다.
려씨 가문에서의 위신과 지위를 되찾기 위해 그는 막 출소했다는 소문이 돌았던 진유림과 결혼하기로 합의했다.
그는 진유림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었지만, 수년간의 봉사와 려욱성 집안과 문제가 없이 잘 지내 온 관계를 인정해 기꺼이 넉넉한 합의금을 제시했다.
려욱성은 말을 키우는 취미가 있었다. 말이 가져다 주는 성취감과 즐거움에 돈이 필요하듯 진유림의 헌신에도 대가를 들여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려욱성은 긴 검지 손가락으로 계약서에 손짓을 했고, 그 손가락에는 4년 동안 그래도 의미가 있었던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진유림의 눈이 순간적으로 따끔거렸다.
"사흘 동안 생각할 시간을 주겠어. 하지만 너무 오래 걸리지는 마.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으니까."
"그럴 필요 없어."
진유림은 옆에 있던 검은색 펜을 집어 들고 지정된 곳에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나도 질질 끄는 스타일이 아니야. 오늘 나갈 것이니 더 이상 방해하지 않겠어."
"그래, 좋아." 려욱성은 당황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인정해야 할 것은 지금 이런 상황에서도 진유림은 여전히 침착하고 현명한 태도를 유지하며 그를 난처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가 항상 다른 여자를 사랑했다는 것은 운명의 반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사실, 려욱성의 부인으로서 그녀는 사회 엘리트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가장 높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려욱성이 더 말을 이어가려던 순간 문이 열렸다. 려욱성의 여동생인 려보라가 갑자기 들어와 말했다. "오빠, 오늘 그 전과자와 헤어진다고 들었어. 내가 그 한정판 자동차 가져도 돼?"
방금 고개를 돌려 바라보던 진유림과 눈이 마주쳤고, 그녀는 진유림을 무시하듯 눈을 흘겼다.
짜증이 난 려욱성이 말했다. "내가 몇 번이나 말해야 해? 서재에서 얘기할 때는 노크하라고. 아가씨답지 않게 왜 그래?"
테이블에 기대어 려보라는 응석을 부리며 말했다. "알았어, 알았어. 이제 차키나 줘. 친구랑 드라이브 가기로 했거든."
고집 센 여동생에게 늘 관대했던 려욱성은 진유림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보라에게 차키를 줘."
진유림이 눈을 낮췄고 그녀의 목소리는 고요해졌다. "그건 내 차라고 했잖아."
말투는 여느 때처럼 부드러웠지만 려욱성은 낯선 한기를 느꼈다.
분노한 려보라는 진유림에게 달려들어 힘껏 밀쳤다. "무슨 소리야? 여기 있는 모든 것은 내 오빠 거야.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 있다고? 차키나 줘!"
려욱성 가족의 일원으로 지내는 동안 진유림은 항상 려보라에게 친절하게 대했다.
려보라는 문제가 생기면 항상 엄마에게 달려가는 사고뭉치였다.
한 번은 려보라가 김 씨 집안의 막내딸을 도발해 가문의 셋째 아들이자 수장인 김서준에게 잡혀 탑 꼭대기에 갇힌 적이 있었다. 진유림의 개입이 없었다면 려보라는 그 높이에서 떨어져 평생 불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려보라는 전과자라는 말 한 마디로 그녀의 친절에 보답했다.
"싫어."
진유림은 단호했고, 려욱성과 눈이 마주쳤다. "이 차는 내 꺼야. 려욱성. 약속했잖아. 나한테 이 차 준다고."
그 순간 려욱성은 눈앞에 있는 여자가 지금까지 괴롭힘을 당하던 진유림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사람인 것처럼 느껴졌다.
잠시 멈칫하던 려욱성은 냉정하게 려보라에게 말했다. "집에 차가 많잖아. 내 차고로 가서 직접 골라봐."
하지만 려보라는 고집불통에 애지중지 큰 소녀였다. 김서준을 건드렸던 단 한 번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감히 그녀에게 도발하지 못했고, 특히 진유림처럼 전과가 있는 자는 더욱 그렇다.
려보라는 진유림을 비난하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대답해. 차키 줄 거야, 말 거야?"
"안 줘."
'찰싹!'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진유림이 오른쪽 뺨을 맞았다.
"배짱이 대단하네. 어디서 말대꾸야! 네가 뭔데? 넌 날 섬길 자격도 없어!"
려욱성의 눈이 잠시 깜빡였다가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려보라, 말 조심해."
진유림은 따귀를 맞은 뺨을 감싸 안으며 려보라를 옆으로 흘끗 쳐다보았다. "가정 교육 제대로 안 됐구나,너."
려보라의 오만함이 커져 턱을 치켜들며 그녀가 반항했다.
"그래서 뭐... 아!"
진유림은 꽃병을 들어 려보라의 머리 위에서 쏟아 부었다. 꽃병에 꽂혀있던 꽃이 더러운 흙물과 함께 려보라의 볼에 붙어 있었다.
"그럼, 내가 가르쳐 주지."
윤서란은 우준성에게 한 눈에 반했다. 그렇게 결혼을 하게 되었고 그 결혼은 3년 동안이나 지속되었지만 윤서란은 결국 우준성 마음속 그 여자를 대신할 수 없었다. 납치 사건으로 죽음에서 오가고 있을 때, 우준성은 전 연인을 그리워하기에 바빴다. 절망과 슬픔, 고통이 함께 밀려왔다. 윤서란은 마지막 미련을 버리고 한 마디만 내뱉었다. "우준성 씨, 우리 이혼해요." 다시 솔로로 돌아온 윤서란은 사업에 몰두했고 빠르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가 되었다. 그리고 잃어버린 기억도 돌아왔다. 윤서란은 세계 최고 주얼리 대기업의 후계자였던 것이다. 나중에 윤서란에게 쌍둥이까지 생기게 되었다. 점점 빛이 나는 윤서란의 모습을 보고 우준성은 후회되기 시작했다. "서란아, 내가 잘못했어. 아이라도 보게 해 줘."
한세희에 대한 강지한의 집착은 그 누구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티가 났다. 남자는 여전히 차가운 척, 신경 쓰지 않는 척 굴었지만 한세희에 대한 소유욕과 접근하는 남자들에 대한 질투에 그는 미칠 것 같았다. 3년 동안 강지한의 비서로, 비밀 애인으로 곁에 있어왔던 한세희는 남자가 결혼한다는 소식과 함께 이 관계도 끝내고 싶었다. 하지만... 왜 계속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걸까? 이어지는 강지한의 부드러움과 애매 가득한 눈길에 한세희는 헷갈리기 시작하며 점점 자신의 선택과 마음을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그 때. 한세희가 임신을 했다. 심해지는 입덧에, 강지한의 집착에, 그리고 탐욕스러운 엄마의 압박에 한세희는 점점 절망속으로 빠져들게 되었고 결국 고통속에서 사라졌다. 5년 후, 다시 돌아온 한세희는 더 이상 예전 모습이 아니었다. 익숙하지만 낯선 그녀의 모습에 강지한은 천천히 다가가려 했다. 5년 동안 미친듯이 사무치는 그리움과 사랑을 한세희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두 사람의 사랑은 결국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함께 지켜보세요~
“삼촌, 한 번만 저를 사랑해주면 안 돼요?” 고진아는 눈을 반짝이며 두 손을 꼭 잡고 우한결을 향해 이 말을 했다. 수줍은 소녀의 첫 고백. 우한결은 눈 앞의 소녀를 바라보며 문득 그녀를 처음 본 날이 떠올랐다. 교복을 입고 소파에 공손하게 앉아 있었지만 꽉 쥔 주먹에서는 고집과 억울이 역력했다. 그 때의 두 눈도 지금처럼 반짝이고 밝았다. 외삼촌의 괴롭힘을 받고 있었던 고진아는 할아버지의 친구 우씨 가문 주인인 우건국을 찾아갔다. 하지만 어르신은 벌써 은퇴하셨고 도리어 모욕을 받게 되었다. 그때, 우한결이 나타난 것이다. 성년이 된 어느 날, 삼촌이 결혼한다는 소식이 전해왔다. 게다가 그녀를 해외로 보낼 생각이었다. 화가 난 고진아는 반항을 했지만 결국 우한결을 이기지 못했다. 해외에서 다시 돌아왔을 때, 그녀는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남성 질병 치료의 전문가가 되었다. 주로 “거기”를 봐주는 의사 말이다. “삼촌, 나이가 이 정도 되었는데도 결혼을 하지 않으셨는데 혹시 문제가 있는 거 아니에요? 제가 한 번 봐드릴까요?”그러면서 고진아는 우한결의 다리 사이를 흘깃했다. 약간 경멸의 뜻이 있는 것 같았다. 시선을 느낀 우한결은 차가운 기운을 뿜으며 가까이 다가와 그녀의 앞에 큰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럼, 어디 한 번 검사해봐.” 그 말에 고진아는 귀까지 빨개지며 도망갔다.
제일 친한 친구와 약혼자의 배신을 동시에 받았을 때 무슨 느낌일까? 이솔은 모든 것을 잃고 비참하게 길거리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삶을 되돌아보며 이솔의 마음속은 분노로 꽉 찼다. “다시 기회를 준다면......” 이렇게 말하며 이솔은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한 남자가 그녀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생의 본능으로 그녀는 남자의 손에서 벗어났다. 자세히 주의를 살피며 이솔은 확신했다. ‘나, 환생했어.’ 이번생 그의 이름은 김소희였다. 그리고 자신의 목을 조르는 남자는 그녀의 남편 박태준. 그녀는 망설임 없이 이혼 계약서에 서명을 했고 자신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고 했다. 하지만 김소희 앞에는 넘어가야 할 산들이 많았다. 그녀는 엄마가 남겨준 재산을 가지고 형세를 뒤잡고 복수를 준비했다. 그러든 어느날 김소희는 자신이 임신한 것을 알게 되는데... 박태준이 다시 그녀를 만났을 때 뭔가 다른 느낌이 들었다. 기억을 의심할 정도로 김소희는 예쁘고 빛났다. 차가운 시선을 마주한 박태준은 마음 한 곳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모든 사실이 밝혀지며 그들의 사랑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결혼식 그날, 신랑은 나타나지 않았고 송가은은 홀로 대기실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모든 손님들 앞에서 웃음거리가 되었고 억울함과 분노에 결혼식이 끝난 후 그녀는 별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어두운 밤, 병원에서 업무를 하고 있던 중, 사람들에게 쫓기는 피투성이가 된 남자가 쳐들어왔는데...... “내가 책임질게.” “괜찮아요, 연기였어요.” 홧김에 송가은은 자신을 남자에게 주었고 그렇게 두 사람은 뜨거운 밤을 보내게 되었지만 그들은 상대방의 정체를 몰랐다. 두근거리는 심장이 가까이 다가가면서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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