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희는 할아버지의 소원 때문에 평범한 남자와 스피드 결혼을 했다. 1년 동안 그들은 서로의 세상에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 결혼 1년 후, 서도희가 다시 돌아왔다. 이름만 아는 남편과 만나 결혼 생활에 대하여 논의해 보려고 했지만 첫 만남부터 두 사람은 완전 다른 방향으로 이러갔다. 게다가 남자는 “이혼하자”는 문자를 보내온 것이다. 서도희는 분노에 이를 악 물고 이혼하는 것에 동의했다. 그리고 마음을 정리하고 그녀는 영광그룹에 입사하여 전설속의 애처가 사장님의 개인비서가 되었다. 하지만 그녀가 모르는 것은 그 사장님 신주원이 바로 그녀의 남편 신재열이었다는 것이다. 믿음을 쉽게 주지 않는 신주원은 결혼 신고를 할 때도 사람들이 잘 모르는 본명을 썼던 것이다. 서도희는 자신의 일에만 집중하려고 하는데 왠지 사장님과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았다. 결국 서도희는 신주원의 정체를 발견할 수 있을까요?
운성시 공항 대기 장소에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서도희, 그녀의 바로 옆에는 커다란 캐리어가 놓여있었다.
그녀는 다시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그녀가 비행기에서 내린 지 벌써 30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남편이라는 사람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1년 전에 스피드 결혼을 한 남편.
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면서 손으로 얼굴을 부채질했다. 오늘이 첫 만남인데, 남자가 준 첫인상은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참... 무례하네. 시간 약속 정도는 지킬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서도희는 급하게 마무리 된 이 결혼을 돌이켰다.
1년 전 그녀의 할아버지가 심각한 질병으로 인해 몸이 편찮아졌다. 당시 해외에 있었던 그녀는 할아버지를 뵙기 위해 황급히 귀국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그녀를 보자마자 제기한 요구가 바로 지금 당장 결혼하는 것일 줄이야!
서도희는 거절하고 싶었지만 할아버지가 자신을 고아원에서 입양해 애지중지 키워준 은혜를 고려해서 그를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녀는 곧 할아버지가 점 찍어둔 남자와 결혼하게 되었다. 실제로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남자와 말이다.
결혼식 당일, 신랑은 참석하지 않았다. 혼인 신고도 다른 사람이 처리했다.
그녀는 자신의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아는 것이라고는 그의 이름, 그리고 그가 사업가라는 것뿐이었다.
오늘날까지도 서도희는 과연 옳은 선택을 한 것인지 가끔 자신을 의심할 때가 있었다. 왜냐하면 소위 남편이라고 불리는 남자가 그녀에게 그 어떠한 관심도 주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녀는 시계를 또 몇 번이나 들여다보았다. 10분이 더 지났다.
그녀는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하려고 휴대폰을 꺼내는 순간, 끽 하는 소리가 그녀의 귀를 찌를 기세로 울려 퍼졌다.
은색 스포츠카 한 대가 그녀 앞에서 급정거했다. 이윽고 운전석 창문이 스르르 내려갔다.
서도희는 무의식적으로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 낯익은 얼굴을 본 그녀는 대뜸 물었다.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운전석에는 그녀의 사촌 오빠인 조인섭이 앉아 있었다. 그녀는 그가 공항에 올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야! 그렇게 말하면 오빠 너무 서운한데?" 조인섭은 진짜로 상처를 받은 척하며 가슴을 움켜 쥐었다.
그는 차에서 내려 입술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우리 예쁜 동생이 돌아왔는데. 이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겠어? 오빠로서 당연히 직접 모시러 와야지. 근데 오빠한테 그렇게 서운한 말을 하다니! 나 너무 똑땅해!"
그의 심한 투정에도 서도희는 별로 당황하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흘기며 입을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도희야, 타. 배도 고프고 피곤할 거 아니야. 내가 점심 사줄게." 조인섭은 한 손으로 그녀의 캐리어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서도희의 어깨를 끌어안고 그녀를 차에 태웠다.
"잠깐만! 오빠!" 서도희가 말했다.
"왜?" 조인섭은 그대로 멈춰선 채 물었다.
잠시 후 그는 상황을 파악했다는 듯이 코웃음을 쳤다. "아, 네 남편? 설마 그 사람 기다리려고?"
서도희는 비록 대꾸를 하지 않았으나, 그녀의 표정이 속내를 훤히 드러내고 있었다.
조인섭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정신 차려, 서도희. 결혼한 이후로 너한테 한 번도 연락한 적 없었잖아. 그거면 말 다 한 거 아니야?"
서도희는 할 말을 잃었다.
"애초에 널 데려올 거였으면 나보다 먼저 왔겠지. 1년 동안 널 무시한 놈인데, 아직도 희망을 품고 있는 거야?" 조인섭은 조금 더 냉소적인 말투로 덧붙였다.
서도희는 잠깐 침묵한 후, 차가운 목소리로 반박했다. "하지만 할아버지께서 신재열 씨가 나 데리러 올 거라고 그러셨어."
그녀는 신재열이 할아버지와 한 약속은 최소한 지킬 것이라 생각했다.
조인섭은 콧잔등을 붙잡고 힘없이 한숨을 쉬었다. "정 기다리려면 차에 타서 기다려. 더위 먹겠다. 얼른."
두 사람이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한 훤칠한 남자가 사람들 무리에서 튀어나와 그들을 향해 걸어갔다.
신주원은 한창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다. "지금 공항이에요. 얼른 약 드세요."
휴대폰 너머에서 부드러운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잊지 마, 도희가 오늘 붉은 드레스를 입었대. 그리고 긴 파마머리에, 캐리어는 검정색..."
"이미 찾았어요, 할머니. 걱정 마세요."
신주원의 시선은 그로부터 2미터 떨어진 곳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
할머니의 설명에 딱 들어맞는, 캐리어 색상마저 일치한 여자가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 한 남자의 품에 안겨 차에 올라타고 있었다.
신주원의 말투가 갑자기 차갑게 변했다. "끊을게요, 할머니. 나중에 얘기해요."
신주원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그와 동시에 그의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도 어두운 빛이 번뜩였다. 그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뒤돌아서 자리를 떴다.
자신의 차에 탄 신주원은 운전석에 앉아 운전대를 꽉 잡은 채 스포츠카 안에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남자가 매너 있게 여자한테 물 한 병을 따 주었다. 그러고는 애정 가득한 눈빛으로 물을 마시는 여자를 바라보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그녀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으나, 이는 신주원에게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속에서 열불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갑자기 그는 스스로를 비웃었다. 놀랄 만한 일도 아니었다. 애초에 예상하고 있어야 했다.
소위 그의 아내라는 이 여자는 결혼 후 1년 동안 타지에 있었다. 그들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고, 통화조차 해본 적 없었다. 애인이 생겼다 한들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신주원의 주변에는 차갑고 무서운 기운이 맴돌았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 메시지를 입력했다.
문자를 보낸 후, 그는 시동을 걸고 전속력으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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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후 늦은 시각, 서도희는 심플하지만 고급스러워 보이는 밝은 색의 정장을 입고 영광그룹으로 향했다.
영광그룹은 운성시에서 손에 꼽히는 대기업으로, 재직중인 직원들도 모두 엘리트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서도희는 그룹의 웅상한 본사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화려한 이력서를 가진 그녀는 회사의 CEO인 신주원의 개인 비서로 취직하게 되었다.
홍보 부서 담당자인 강유미가 서도희를 데리고 신주원에게로 향했다.
서도희는 몰랐으나, 앞으로 그녀와 일을 함께 하게 될 상사 신주원이 바로 그녀의 남편, 신재열이었다.
매사에 조심스러운 신주원은 매의 눈으로 사람을 지켜보며 쉽게 그의 믿음을 주지 않는 성격이었다. 그리하여 혼인 신고를 할 때에도 본명을 사용했던 것이다. 그의 본명이 신재열이라는 것은 그와 가까운 사람들만 알고 있었다.
결혼 한 3년 동안, 심예은은 서운길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남자의 마음속에는 온통 첫사랑이었고 심예은에 대해서는 오직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정밖에 없었다. "아이만 낳으면 놔 줄게." 심예은이 출산의 고통을 겪고 있을 때, 서운길은 다른 여자를 품에 안고 전용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여행을 가고 있었다. "누구를 좋아하든, 나를 사랑하든 말든, 더 이상 상관하지 않을 거야. 당신에게 빚진 건 이미 다 갚았으니까. 앞으로 우리... 다시는 만나지 말자." 심예은이 떠난 후, 서운길은 그녀의 존재가 크게 느껴졌다. 방 안에는 그녀의 흔적이 가득했고 가는 곳마다 그녀의 향기가 나는 듯했다. "나한테 기회를 한 번 더 줄 수 없을까?"
부군과 혼인을 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한 지 3년이 되었다. 드디어 출세한 부군을 보고 임자월은 자신의 고생이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게 사랑하고 보살폈던 부군이 눈이 하늘보다 높고 허영심이 많은 데다 여색을 즐기는 남자였다니. 부군이 저지른 일들을 해결하기 위해 임자월은 잔혹하기로 유명한 황제에게 몸을 잃게 되었다. 부군의 목숨과 앞길을 위하여 임자월은 모든 굴욕을 삼키고 진실을 숨겼다. 그 후로 부군은 황제의 인정을 받고 점점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부군이 다른 권세들과 잔을 들고 하늘 땅을 토론하고 있을 때 그녀는 옆 방에서 황제의 몸 아래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결국, 그녀의 헌신에 돌아온 건 부군의 배신과 버림 뿐이었다. 그 남자가 혼인을 하는 날, 그녀는 살수들에게 쫓기고 있었다. 날카로운 칼이 그녀의 목에 다다라 바닥에 쓰러졌을 때 황제의 깨끗하고 화려한 신발이 그녀의 눈앞에 나타났다. "짐의 여자가 되거라. 그럼 넌 이 세상의 제일 귀한 여자가 될 것이다."
김서완은 21세기 약재 가문의 18대 계승자로, 염왕의 손에서 사람을 빼앗을 정도인 뛰어난 의술을 가지고 있었다. 만든 단약은 천하의 만병을 치료할 수 있어 모두가 필사적으로 구하려 했다. 뜻밖에도 하루아침에, 원근에 소문난 승상댁의 추녀가 되었고, 천하를 뒤흔든 전신 왕야를 덮치기까지 했다.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하지만 괜찮다! 그녀가 어떻게 역전하는지 지켜보라고! 약혼자를 빼앗아? 그럼 가문둘 수 없지!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의붓여동생에게 망신을 주고 혼수를 빼앗아 일 푼도 남겨주지 않았다! 만만해 보인다고? 그럼 그녀를 괴롭히는 것들을 모두 제대로 짓밟아 뭉개주지! 그 못난이 아버지, 독부 계모, 그리고 맨날 연약한 척 연기하는 의붓여동생까지! 못생겼다고? 그럼 얼굴의 반점을 고쳐 좌중을 놀라게 할 절세의 미인으로 변하지! 옛날의 못생겼던 승상댁 적장녀가 이제는 누구도 함부로 넘볼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심지어 왕야까지 자신의 왕비에게 마음이 가기 시작했다. 냉혈의 대명사로 불리우던 소천경은 자기 부인밖에 모르는 공처가가 되었다. 부인이 누군가를 죽이려 하면, 그는 칼을 건넸고, 부인이 미소를 지으면, 그는 꽃을 주었다. 하지만 그의 부인은... 그를 전혀 마음에 두지 않은 듯했다. 심지어 그와 이혼을 하려 한다. 말로는 남자는 자기 발목을 잡는다나 뭐나. 소천경은 너무 억울했다. "그럴 수 없네. 내 순결은 이미 부인에게 주었는데, 부인은 반드시 내 몸을 책임져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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