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나연은 남궁민의 충실한 아내였다. 결혼 3년간 그녀는 아내로서의 모든 의무를 다했지만 남궁민은 그녀를 무시하고 차갑게 대했다. 그 어떤 방법으로도 그의 마음속에 들어갈 수 없었다. 어느날, 이런 삶에 지친 정나연은 이혼을 요구하고 떠나려고 했다. 그러자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비난했다. “너 미쳤어? 왜 갑자기 이혼하려는 거야?” “그렇게 많은 재산을 두고 지금 이혼하겠다고? 당신 제정신 맞아?” 이 말을 들은 정나연은 그저 웃으며 대답했다. “저에게도 그만한 재산이 있거든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전 더이상 그 남자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비웃었고 그녀가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음날 아침, 한 여성에 관한 뉴스가 인터넷에 터졌다. 세계에서 제일 젊은 여성 억만장자가 나타난 것이다. 그 여성은 바로 정나연이었다. 남궁민은 크게 놀라며 오래동안 뉴스 화면을 보고 말이 없었다. 그리고 다시 정나연을 만났을 때 그녀는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달라졌다. 주위에는 잘생긴 남자들이 둘러쌌고 그녀는 그들을 향해 예쁘게 웃고 있었다. 남궁민은 질투가 났다. 자신의 모든 자존심을 버리고 그녀를 되찾으려 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할게요. 남궁민이라고 합니다. 제일 젊은 여성 억만장자라는 뉴스, 저도 봤습니다. 저도 억만장자인데, 이렇게 만나다니 천생연분 아닌가요?” 정나연은 대답을 하지 않고 웃으며 남자를 바라봤다.
어느 어두운 밤 정나연은 떨며 화장실로 가서 땀이 난 손으로 실크 잠옷을 정리했다.
이렇게 비치는 잠옷은 처음 입어 봤다. 게다가 안에는 속옷도 입지 않았다.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바람이 그녀의 피부를 스치는 느낌에 그녀는 몸을 떨었다.
정나연은 자신을 응원했다.
그녀는 스스로에게 두려울 것 없다고 다독였다.
방에 있는 남자는 그녀의 남편 남궁민이었고 그들은 결혼한 지 3년이 되었다. 이 잠옷은 이럴 때를 대비해 준비한 것이다.
자신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고 깊게 숨을 들이마신 다음 정나연은 문을 두드렸다.
키가 크고 강해 보이는 남자가 나타났다. 그의 눈빛은 쌀쌀 맞았고 입술은 불만스러운 듯 약간 오므려져 있었다. 마치 고대 그리스의 신처럼 멋있었다.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지?"
그의 목소리는 얼음장 같이 차가웠다. 낯선 사람을 보는 듯한 눈빛이었다.
정나연은 열심히 그러모은 용기를 순간 다 잃고 말았다.
"남궁민 씨, 오늘이 무슨 날인 줄 알아요?"
남궁민은 눈살을 찌푸렸다. "본론만 얘기해."
정나연의 눈 속에 담긴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웃으려고 애쓰며 말했다. "우리 결혼 3주년 기념일이에요. 당신 최근에 정말 바빴잖아요. 이해해요. 그래서 제가 먼저 선물을 준비했어요!"
그녀가 말을 끝내자 남궁민의 뒤에서 갑자기 한 여자가 나타났다. 그 여자는 그와 함께 나란히 서서 미소를 지으며 정나연을 마주했다.
"나연 씨, 민이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우리 처음 만나는 거죠?"
그 여자는 아름다웠다. 목소리는 부드럽고 눈에는 생기가 넘쳤다.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여자였다.
하지만 그 여자를 본 정나연은 충격에 빠졌다. 그녀는 그 자리에 얼어붙어 손과 발의 온기가 빠져 나가는 것을 느꼈다.
"은하 씨가 어떻게 여기에 있어요?"
그들이 만난 적은 없지만 심은하의 존재는 마치 먹구름처럼 정나연의 결혼 생활을 암울하게 만들었다.
집 구석구석은 심은하의 흔적으로 가득했다. 남궁 가문에서 심은하를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남궁민의 마음속 여자는 심은하고 정나연과의 결혼은 그저 하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사람들은 여겨왔다.
정나연의 섹시한 잠옷을 본 심은하는 부끄러움에 눈을 내리 깔았다.
"민아, 내가 방해한 건가?"
정나연이 적의를 드러냈다. "네, 말할 필요도 없죠."
심은하의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곧바로 사과했다. "미안해요. 화내지 말아요. 지금 바로 갈게요."
심은하는 그렇게 말하며 당장이라도 나갈 시늉을 했다.
남궁민은 얼굴을 찌푸리면 정나연을 바라보고 말했다. "은하는 내 손님이야, 정나연. 태도 조심해."
혼자 문 앞에 서 있던 정나연은 마치 벌거벗은 듯한 수치심을 느꼈다.
법적으로 그녀는 남궁민의 아내였지만 지난 3년 동안 남궁민이나 남궁 가족으로부터 어떤 존중도 받지 못했다.
남궁민은 항상 바쁘게 일을 했고 집에 오는 일도 적었으며 집에 오더라도 정나연과 한 방을 쓰지 않았다.
게다가 지금, 그는 다른 여자를 위해 자기의 아내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지난 3년간 정나연이 기울인 노력과 모든 인내, 그리고 그녀가 품었던 기대는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그녀는 남궁민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럼 나는?" 그녀의 목소리는 실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만 해." 남궁민은 짜증난 어조로 말했다. "은하는 회복 중이고 휴식이 필요해. 그래, 기념일. 뭘 원하는데? 돈, 아님 선물? 말만 해."
정나연은 심은하가 자신을 불쌍하게 보는 것 같았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참지 못하고 분통을 터뜨렸다.
"난 지금까지 당신 돈 같은 건 바란 적이 없어요!"
그리고는 실망한 채로 돌아서 그대로 떠났다.
남궁민은 그녀가 떠나는 걸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도대체 오늘 왜 저러는 거지?"
심은하는 눈을 깜빡이며 부드럽게 말했다. "나 때문에 화난 걸 거야. 사과하러 갈게."
정나연은 방으로 돌아와 잠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누웠다.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렸다.
그녀의 눈이 반짝였다.
남궁민이 찾아 온 것일까?
정나연은 침대에서 뛰어내려 문을 열었다. 문 앞에 있는 사람은 심은하였다. 순간 정나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무슨 일입니까?"
심은하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당신과 민이가 함께한 지는 벌써 3년이나 됐지만 그는 나만을 사랑해. 나는 최근까지 해외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어. 그때는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고 생각해서 민이를 떠났지만 이젠 완치됐어. 두 사람의 장난 같은 혼인생활도 이제 끝나야 하지 않겠어? 초면인데 서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건의할게. 이혼해 줘."
정나연은 마음이 아프기는 했지만 심은하의 앞에서 창피한 모습을 보일 만큼 품위가 없지는 않았다.
"애인일 뿐인 당신이 지금 법적 효력을 가진 아내인 나 보고 그와 이혼하라는 건가요? 그 말이 얼마나 우스꽝스럽게 들리는지 알아요?"
심은하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말 가려서 해, 정나연. 난 애인이 아니야. 사랑에 있어서는 사랑 받지 못하는 사람이 애인이지!"
정나연은 그녀를 비웃었다. "이혼하지 않는 이상 난 영원히 남궁민의 아내가 되는 것입니다. 당신은 애인일 뿐이에요."
그녀의 말에 심은하는 크게 타격을 받았다. 그녀는 사나운 눈빛으로 정나연을 노려보았다.
"자만하지 마, 정나연. 나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민이가 어떻게 할 것 같아? 당신을 가만히 놔둘 것 같아?"
정나연은 갑자기 나쁜 예감이 들었다.
"지금 뭐하려는 겁니까?"
심은하가 갑자기 정나연에게 덤벼들어 그녀를 계단 쪽으로 끌고 갔다.
방심하고 있던 정나연은 심은하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민아! 도와 줘! 나연 씨가 나를 죽이려고 해!"
심은하는 정나연을 붙잡은 채 미친 듯이 계단을 내려갔다. 정나연은 그녀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끌려 내려갔다.
"쾅!"
정나연은 계단을 굴러 큰 소리를 내며 바닥에 쓰러졌다.
계단으로 굴러 떨어지며 몇 번이나 받은 충격으로 인해 깊은 상처가 생겨 피가 나오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고통이 그녀의 온몸으로 파고 들어 그녀를 어지럽게 만들었다. 결국 그녀는 기절했다.
거의 의식을 잃을 때 쯤 그녀는 남궁민이 달려오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녀의 곁을 지나쳐 심은하를 들어 올렸고 피 웅덩이에 누워 있는 정나연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급하게 뛰쳐나갔다.
눈이 많이 내린 한겨울. 목운산장 뒷산 깊은 골목에 무정하게 버려진 한 여인의 모습. 사마음, 마(魔)의 음(音)이란 뜻을 땄다. 그녀의 이름. 몸이 땅과 부딪치는 순간, 사마음은 눈을 번쩍 떴고 이어 몸에서 전해지는 통증에 그녀는 현실이라는 자극을 받게 되었다. “나, 환생한 거야?” 전생의 사마음은 질식하여 죽게 되었다. 상서부의 첫째 딸인 사윤설이 돌아온 후, 둘째 소저인 사마음은 모든 사랑을 잃게 되었다. 이야기는 길었다. 아무튼 사마음 악몽같은 삶은 사윤설이 상서부로 들어온 그 순간부터 시작되었고 오늘은 전생에 사윤설의 계략에 빠져 다리가 부러진 날이었다. 하얀 눈은 소리없이 내리고 있었다. 숨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움직일 수 없는 무력감에 사마음의 마음은 점점 차가워졌다. “사마음!!!” 그때 누군가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사마음은 마지막 힘을 다하여 응하였다. “여기요!” 장화가 눈을 밟는 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졌고 큰 그림자가 눈 앞을 가렸다. “어쩌다... 자신을 이리도 불쌍하게 만든 것이냐.” 그러면서 남자는 떨리는 손을 내밀어 조심스럽게 사마음을 품에 않았다. 이혁! 이름난 간신. 전생에도 이 남자는 그녀를 조심스럽게 품에 안고 수많은 화살에 찔려 목숨을 잃게 되었다. 이렇게 다시 만나다니. 사마음은 그의 소매를 꽉 잡았다. 그 동작에 이혁의 마음은 급격히 조였고 빨개진 눈으로 사마음을 바라보며 말했다. “걱정 말거라, 내가 널 지킬 것이니.” ‘이번 생은 내가 널 지킬 것이야.’ 사마음의 결심이었다.
“이혼하자. 슬기가 돌아왔어.” 이 한마디 말로 진유림의 4년 결혼 생활은 끝이 났다. 남편은 단 한순간도 그녀를 마음속에 품은 적이 없었다는 것을 그녀는 이제야 깨달았다. 모든 것이 자신만의 거짓말 이었다. 사랑은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 남자의 마음속에는 오로지 4년 전에 떠났다가 지금 다시 돌아온 송슬기 뿐이었다. 아무리 그 여자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방해도 가짜는 가짜였으니 당연히 그의 환심을 사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모든 집념을 버리고 쿨하게 이혼서류에 서명을 한 진유림은 다시 여왕의 왕관을 쓰고 자신의 세계로 돌아왔다. 그녀는 원래부터 빛이 나는 존재였으며 4년 동안의 현모양처인 척은 이미 지친지 오래되었다.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난 진유림을 본 려욱성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진유림, 이것이 바로 네가 생각해낸 내 관심을 끄는 새로운 수단인가?” 진유림이 대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온도가 갑자기 차가워지며 카리스마 넘치는 그림자가 가까이 다가와 그녀를 감싸 안았다. “려욱성, 유림이는 이제 내 아내라는 걸 아직도 기억 못하는가 봐?” 그리고 그녀의 허리를 잡고 자신의 품으로 당겼다.
신의 가문의 후계자인 소청리(蘇青璃)가 천원 왕조 승상댁 사랑을 받지 못하는 적녀의 몸에 환생했다. 눈을 떴을 때, 그녀의 눈앞에서는 날카로운 칼이 빛을 번쩍이며 그녀를 향해 휘두르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몸을 피했지만 제대로 상황을 파악하기 전에 장군댁 부인을 살해한 범인으로 몰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또 죽는다고?’ 갑자기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하며 몸 원주인의 기억이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잠깐의 어지러움이 있은 후, 소청리는 타고난 의술과 지혜를 이용해 자신의 결백을 증명했다. 모든 어려움이 끝난 줄 알았지만 앞으로의 길이 더 깊은 지옥일 줄이야. 승상댁의 적녀로서 첩의 학대에, 하인들의 무시를 받으며 깨끗한 밥, 따뜻한 옷 한 벌 가질 수 없었다. 이런 더러운 수단을 나한테 쓴다고? 소청리는 더 이상 참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쓰레기는 버려질 운명이지, 그녀는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자신의 계획에 흥분되어 신나게 복수를 하고 있을 때, 눈앞에 언제부터인지 전왕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게다가 소청리가 한 나쁜 일에 눈감아줬을 뿐만 아니라 친히 도와주기까지 했다. “전하, 저를 이렇게 도와주셔도 괜찮습니까? 제가 이 천하를 원한다면요?” 소청리의 물음에 화운정(花雲霆)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럼 이 천하를 너한테 주마.”
“야, 살살 좀. 이래다 저 여자 깨면 어떻게?” 문수아는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을 느끼며 호텔의 한 객실 침대에 누워 있었고 온몸이 불에 타는 듯 뜨거웠다. 겨우 눈을 떴을 때 그녀는 눈 앞의 펼쳐진 기막힌 광경에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 그녀의 새엄마가 지금 그녀의 남자친구와 뜨겁게 딥키스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두 사람은 더 깊이 나아가며 문수아에 대한 음모를 크게 논의하고 있었다. 주먹을 꽉 쥐고 문수아는 정신을 차리려고 했고 온 힘을 다하여 창문을 뛰어넘었다. 그리고 옆방으로 천천히 이동하던 중 누군가의 힘에 끌려 한 남자의 품에 들어갔다. 약 기운에 그녀는 남자와 밤을 보내게 되었고 다음날에 5만원 두장만 남기고 도망갔다. 문수아는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하여 새엄마 음모에 반격하려 결심했다. 그녀는 애인을 구한다는 정보를 올렸고 딱마침 그 포스팅을 한도진이 보게 되었다. 문수아는 한도진과 서로 도와주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이 남자 생각보다 매력적인 것 같은데? “이쪽부터 저쪽까지 다 포장해주세요.” 뭐지, 이 카리스마 넘치는 말투는? 나중에서야 문수아는 한도진의 정체를 알게 된 것이다. “잠깐, 그럼 그날 밤 그 남자도 당신이란 말이야?” 한도진은 문수아의 놀란 반응에 입꼬리만 살짝 올렸다.
"이혼하자, 그래." 한예름은 김도욱에게 일편단심이었다. 결혼한 3년 동안 한예름은 자신의 모든 빛과 칼날을 숨기고 오직 김도욱을 위해 헌신했다.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그런 현명하고 소박한 아내의 모습, 김도욱이 원하는 대로. 하지만 그녀의 뜨거운 마음은 차갑게 바닥에 버려졌고 무정하게 짓밟혔다. 가벼운 이혼 서류로 끝나게 되는 한예름의 아름다운 꿈. 그녀는 절망 속으로 뛰어들었고 김도욱의 집을 떠났다. 가져간 건 오직 그녀의 소지품과 어린 시절 두 사람의 목숨을 구해줬던 트렁크뿐이었다.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온 한예름은 점점 깨닫게 되었다. 남자는 쓸모 없다는 것. 자신을 구원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 뿐이라는 걸.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향사, 정보 그룹 코브웹의 창시자, 해커 지상 지하 세계를 통제하는 신비 조직의 후계자도 그녀였다. 김도욱이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을 때, 한예름은 이미 그가 닿을 수 없는 높이에 서 있게 되었다. "예름아, 내가 잘못했어. 우리 어릴 때 좋았잖아. 내가 널 구해줬잖아, 기억나?" 한예름은 예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글쎄, 그 기억, 정말 당신의 것이 맞을까?" 그러면서 옆에 있는 남자의 손을 꼭 잡고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남자는? 세계를 뒤흔드는 거물, 박운호인 것이다!
남송은 3년 동안 현모양처 짓을 했다. 말을 잘 듣고 순진한 아내 모습을 보이면 유진운의 사랑을 받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 남자의 사랑은커녕 눈길조차 얻지 못했다니. 그리고 결국 여우짓을 하는 탁가운 때문에 이혼 서류까지 내놓았다. 그래, 이혼하지. 나도 이미 지칠 대로 지쳤으니까. 이혼을 깔끔하게 마무리한 남송은 자신의 모든 흔적을 지우고 유진운의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다시 만났을 때, 남송은 유진운이 닿을 수 없는 상대가 되었다. "저랑 협업하겠다고요? 글쎄요? 급이 될지 모르겠네요." 남송은 눈을 가늘게 뜨고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이며 입꼬리를 올렸다. 남자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이내 다시 차가운 모습으로 돌아갔다. 후회의 마음이 가득 찼다. 남송을 가까이할 수록 유진운은 그녀에게 숨겨진 비밀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해킹의 신, 최고의 셰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사, 조각 대사, 지하의 거물, 다 남송의 타이틀이었다. 유진운은 놀라움과 동시에 남송에 대한 호기심과 소유욕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남송, 넌 내 거야." "이봐, 유진운. 당신은 이미 내 선택이 아니야." 유진운, 어디 한 번 견지해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