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희에 대한 강지한의 집착은 그 누구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티가 났다. 남자는 여전히 차가운 척, 신경 쓰지 않는 척 굴었지만 한세희에 대한 소유욕과 접근하는 남자들에 대한 질투에 그는 미칠 것 같았다. 3년 동안 강지한의 비서로, 비밀 애인으로 곁에 있어왔던 한세희는 남자가 결혼한다는 소식과 함께 이 관계도 끝내고 싶었다. 하지만... 왜 계속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걸까? 이어지는 강지한의 부드러움과 애매 가득한 눈길에 한세희는 헷갈리기 시작하며 점점 자신의 선택과 마음을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그 때. 한세희가 임신을 했다. 심해지는 입덧에, 강지한의 집착에, 그리고 탐욕스러운 엄마의 압박에 한세희는 점점 절망속으로 빠져들게 되었고 결국 고통속에서 사라졌다. 5년 후, 다시 돌아온 한세희는 더 이상 예전 모습이 아니었다. 익숙하지만 낯선 그녀의 모습에 강지한은 천천히 다가가려 했다. 5년 동안 미친듯이 사무치는 그리움과 사랑을 한세희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두 사람의 사랑은 결국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함께 지켜보세요~
고급 실크 커튼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에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작고 가느다란 손이 커튼을 향해 뻗어왔지만, 뒤이어 쫓아오는 커다란 손이 작은 손을 움켜잡고 창문에 고정했다.
이미 네 번째였다...
남자는 일주일 출장을 다녀오는 동안 참았던 욕정을 모두 쏘아 붓고 있는 것 같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한세희가 떨려오는 몸을 겨우 지탱하고 남자를 돌아보며 애원하자 마침내 남자는 한탄을 크게 한 번 하며 동작을 멈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기는 여전히 끈적하고 후끈거렸다. 그녀의 등 뒤에서 전해지는 남자의 규칙적인 심장 소리와 더불어 그녀의 귓불과 목덜미를 따라 내려가는 남자의 숨결에 여자는 정신이 아찔해 날 정도였으니.
"못 참겠어?" 남자는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여자의 귓불을 살짝 깨물었다.
야릿한 통증에 몸을 돌린 한세희가 남자의 목에 팔을 감았다.
방 안으로 새어 들어오는 희미한 가로등이 남자의 잘생긴 얼굴에 비쳐졌고 그의 두 눈에는 억제할 수 없는 욕망으로 이글거렸다. 그녀의 눈에 비친 남자는 이성을 잃은 한 마리의 짐승일 뿐이었고, 공허함이 완전히 채워질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한세희는 이 순간의 감정에 영원히 속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아는 한, 남자의 마음은 얼음보다도 차가운 존재였기 때문이다.
"저 내일 선보러 가요."
"음." 남자는 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하게 답했다.
그리고 그의 차가운 입술이 다시 한세희의 뜨거운 입술을 향해 돌진했고 허리를 만지작 거리던 손이 천천히 미끄러져 그녀의 엉덩이에 머물렀다. 남자는 또다시 욕망을 풀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한세희의 입가에 쓸쓸한 미소가 번졌다.
역시, 그녀의 예상대로 남자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남자의 손길에 한세희의 몸이 작게 떨리더니 교태를 부리듯이 허리를 높게 들어 아치형을 이루었다.
입술을 꼭 깨문 한세희의 입에서 뜨거운 열기가 터져 나왔다.
"제 마음에 드는 상대가 나오면 바로 동의하려고요."
마침내 남자가 얼어붙은 듯 손을 움직이지 않았고 어두운 눈동자가 자신의 품에 갇힌 그녀를 뚫어지게 내려다봤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그 눈동자에 한세희는 당장이라고 말려들어 갈 것 같았다. "결혼할 생각이란 말이야?"
"저 이제 27이에요." 결국 먼저 시선을 피한 그녀가 우물쭈물 입을 열었다.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으니까요..."
한세희는 남자의 입가에 번진 냉소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뜨거웠던 온기가 한순간에 사라지더니 환한 불빛이 방안을 가득 채웠다.
한세희는 황급히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원피스로 가슴을 가렸다.
남자는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담배에 불을 붙였다. 검은색 정장 바지는 여전히 흠잡을 데 없이 잘 다려져 있었고, 검은색 셔츠는 단추 3개가 풀려져 있어 남자의 섹시하고도 매혹적인 매력을 극대화했다.
남자의 손끝에 위험하게 매달려 있는 담배를 무심코 쳐다본 한세희는 그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약혼반지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 반지는 오늘따라 더욱 눈이 부셨고, 오늘의 한세희를 비웃고 있는 것 같았다.
3년 전, 한세희는 남자의 비서 신분으로 강씨 그룹에 입사했다. 얼마 후, 상사인 강지한과 함께 출장을 떠나야 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했고,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강지한은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한세희는 남자의 강압적인 태도에도 저항하지 않았고 뜨거운 밤을 보낸 후, 강지한은 한세희의 턱을 잡고 차갑게 한 마디 내던졌다. "마음에 들어." 그렇게 두 사람은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비밀스러운 만남을 가졌고 한세희는 낮에는 강지한의 비서였고, 밤에는 그의 배드 파트너였다.
만약 그날 밤, 한세희가 어리석은 선택만 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여전히 순진 낭만하고 자신만의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소녀였을 것이다.
얼마 있지 않으면 강지한은 결혼을 하게 될 것이고, 그녀는 이 관계를 더 이상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 행복한 결혼 생활에 끼어드는 제3자가 되고 싶지 않았을 뿐더러,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정부는 더더욱 싫었다.
더 이상 이어갈 관계가 아니라고 판단했으니, 그녀 손으로 직접 이 관계를 끊어 내야만 했다. 아무 쓸모 없는 사람처럼 비참하게 버려지는 것보다 그녀가 먼저 떠나는 것이 더 나은 건 사실이니.
시선을 거두어들인 한세희는 가방을 챙기고 미리 준비한 여벌 옷으로 갈아입었다. 강지한과 만날 때마다 한세희는 여분의 옷을 준비하곤 했다.
강지한과 함께 밤을 보낼 특권은커녕, 그의 곁에 설 자격도 없었으니.
가방에 손을 뻗은 한세희가 여분의 옷을 꺼내기도 전에 강지한은 그녀의 손목을 세게 움켜잡았다. 한세희는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꼈다.
"한 번만 더 해." 그가 입 밖으로 꺼낸 건 부탁이 아니라 명령이었다.
모든 구속을 제거하고 조금의 자비도 베풀지 않고 끝까지 몰아붙였다. 허리 움직임을 멈춘 그가 그녀의 턱을 잡고 억지로 눈을 마주쳤다. "내일 맞선 취소해."
아무 힘도 남지 않은 한세희가 강지한의 손을 꽉 붙잡고 지난 3년 동안 한 말 중 가장 용기 있는 말을 내뱉었다.
"결혼... 취소할건가요?"
강지한만 허락한다면, 한세희는 평생 그의 곁에 머물고 싶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단, 정부의 자리는 절대 용납하지 못한다.
강지한의 얼굴이 아주 잠깐 얼어붙은 것 같더니 낮게 실소를 터뜨렸다.
그 웃음소리가 어찌나 쌀쌀맞았던지, 두 눈 가득 새어 나오는 한기에 당장이라도 오한이 들 정도였다.
"선 넘었어." 곧이어 속삭이듯이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 모든 희망이 와장창 부서졌다.
물론, 강지한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또다시 그의 눈길을 피한 그녀가 강지한을 따라 웃었지만, 그 웃음소리마저 자신을 비웃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대표님, 저는 내일 연차 사용할 예정이니 제가 신청한 연차 거절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법적으로 정한 연차를 사용하는 거니까 거절할 이유도 없겠죠?"
턱을 움켜쥔 그의 손에 힘이 실리자 한세희는 몸을 움찔하고 반항적인 표정을 하며 강지한을 쳐다봤다. 그녀는 강지한의 지시에 따를 생각이 추호도 없는 것 같았다.
거칠게 일그러진 그의 이목구비가 화났다는 것을 증명했지만 강지한은 그대로 꾹 억눌렀다.
남자의 주위에는 그의 말 한마디에 순응하고 파트너로 지낼 여자들이 넘치고도 남았다. 그러니 그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사람은 필요 없을 것이다.
"약 챙겨 먹고, 깨끗하게 정리해." 말을 마친 강지한이 한세희의 턱을 놓아주고 욕실로 향했다.
잠시 후, 강지한이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방은 이미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침대에는 3년 전, 자신이 한세희에게 건넨 은행 카드가 놓여 있었다. 이 카드는 강지한이 자신의 파트너로 지내는 한세희에게 지원한 카드였다.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한세희는 카드에 있는 돈 한 푼도 다치지 않았다.
안세연은 말 할 수 없는 벙어리였다. 소진우와 결혼 한 5년 동안 그녀는 남편의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임신한 아이까지 '더러운 유전자'라며 시어머니에 의해 지워야 했다. 드디어 이혼을 결정하고 모든 절차가 끝나자 소진우는 바로 자기의 첫사랑인 맹아연과 결혼한다는 소식을 공개했다. 안세연은 살짝 불룩한 배를 만지며 그 무정한 남편은 단 한 번도 자신에게 진심을 준 적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실망을 품고 그녀는 돌아서서 그 남자를 떠났고 두 사람의 이야기를 여기서 끝날 줄 알았는데... 안세연의 빈자리를 느낀 소진우는 전 세계를 뒤집으며 그녀를 찾았다. 그러다 다시 만났을 때, 안세연의 곁에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다른 남자가 나타난 것이다. "세연아... 가지 마..." 소진우는 처음으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안세연은 대답 대신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기만 했다. "늦었어, 소진우."
“삼촌, 한 번만 저를 사랑해주면 안 돼요?” 고진아는 눈을 반짝이며 두 손을 꼭 잡고 우한결을 향해 이 말을 했다. 수줍은 소녀의 첫 고백. 우한결은 눈 앞의 소녀를 바라보며 문득 그녀를 처음 본 날이 떠올랐다. 교복을 입고 소파에 공손하게 앉아 있었지만 꽉 쥔 주먹에서는 고집과 억울이 역력했다. 그 때의 두 눈도 지금처럼 반짝이고 밝았다. 외삼촌의 괴롭힘을 받고 있었던 고진아는 할아버지의 친구 우씨 가문 주인인 우건국을 찾아갔다. 하지만 어르신은 벌써 은퇴하셨고 도리어 모욕을 받게 되었다. 그때, 우한결이 나타난 것이다. 성년이 된 어느 날, 삼촌이 결혼한다는 소식이 전해왔다. 게다가 그녀를 해외로 보낼 생각이었다. 화가 난 고진아는 반항을 했지만 결국 우한결을 이기지 못했다. 해외에서 다시 돌아왔을 때, 그녀는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남성 질병 치료의 전문가가 되었다. 주로 “거기”를 봐주는 의사 말이다. “삼촌, 나이가 이 정도 되었는데도 결혼을 하지 않으셨는데 혹시 문제가 있는 거 아니에요? 제가 한 번 봐드릴까요?”그러면서 고진아는 우한결의 다리 사이를 흘깃했다. 약간 경멸의 뜻이 있는 것 같았다. 시선을 느낀 우한결은 차가운 기운을 뿜으며 가까이 다가와 그녀의 앞에 큰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럼, 어디 한 번 검사해봐.” 그 말에 고진아는 귀까지 빨개지며 도망갔다.
제일 친한 친구와 약혼자의 배신을 동시에 받았을 때 무슨 느낌일까? 이솔은 모든 것을 잃고 비참하게 길거리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삶을 되돌아보며 이솔의 마음속은 분노로 꽉 찼다. “다시 기회를 준다면......” 이렇게 말하며 이솔은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한 남자가 그녀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생의 본능으로 그녀는 남자의 손에서 벗어났다. 자세히 주의를 살피며 이솔은 확신했다. ‘나, 환생했어.’ 이번생 그의 이름은 김소희였다. 그리고 자신의 목을 조르는 남자는 그녀의 남편 박태준. 그녀는 망설임 없이 이혼 계약서에 서명을 했고 자신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고 했다. 하지만 김소희 앞에는 넘어가야 할 산들이 많았다. 그녀는 엄마가 남겨준 재산을 가지고 형세를 뒤잡고 복수를 준비했다. 그러든 어느날 김소희는 자신이 임신한 것을 알게 되는데... 박태준이 다시 그녀를 만났을 때 뭔가 다른 느낌이 들었다. 기억을 의심할 정도로 김소희는 예쁘고 빛났다. 차가운 시선을 마주한 박태준은 마음 한 곳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모든 사실이 밝혀지며 그들의 사랑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현시대 최고의 법의가 승상댁 적녀의 몸으로 환생했다. 시체를 뒤집고 만지고 하얗고 예쁜 얼굴을 가까이 대고 냄새까지 맡는 초청황의 모습을 보며 군무진은 물었다. “무섭지도 았느냐?” “죽은 사람이지 않습니까?” “귀신이 될 수도 있지 않느냐?” 그 말을 들은 초청황은 어이가 없다는 시선을 뒤로 흘깃 던지고 비웃다는 듯 대답했다. “사람이 백 배 더 무섭습니다. 왕야, 시체가 무서우면 밖에 나가서 약초나 다지십시오. 저를 방해하지 마시고요.” 그러자 군무진은 손을 뻗어 그녀의 가는 허리를 잡고 품으로 당기고는 턱을 잡아 올렸다. 하던 일이 방해되자 초청황은 불만의 눈빛으로 군무진을 바라보며 반항했다. “구왕야, 지금...” 군무진은 입꼬리를 올리고 정확히 그녀의 말랑한 입술을 향하여 고개를 숙였다. 밤은 조용했고 공기속에는 향긋한 꽃 냄새가 풍겼다. 봄이로구나. (시체 내심: 저기... 제 배를 좀 닫아주시겠어요?) 환생을 하였지만 초청황은 운명에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현대 최고의 천재 법의로서 그녀는 두려울 것도 없이 그 세상의 제일 빛나는 존재가 되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것이다.” “네 곁에는 내가 있을 것이다.” 군무진은 다정한 시선으로 정상에 서 있는 초청황을 바라보았다. 초청황 역시 군무진을 향하여 아름다운 웃음을 지었다.
어두운 밤, 더러운 흙물과 썩어가는 음식물이 뒤범벅되어 역겨운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습기가 꽉 찬 이 공간에는 한 여인이 바닦에 쓰러져 있었다. 그녀는 한 쪽 눈만 가지고 있고 얼굴에는 무서운 큰 흉터가 있었다.온 몸은 피투성이가 되었고 아무렇게나 내버려져 허약하게 숨만 내뿜고 있었다. 주위에는 화려하게 차려입은 세 남자가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연우를 살릴수만 있다면 너 하나따위...” 뒷말은 들리지 않았다. “으아아아!” “아가씨!”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려보니 청아가 보였다. ‘어찌된 일인가? 청아는 이미...” 그리고 거울속 자신의 얼굴을 보고 소가연은 깨달았다. 환생. 빠르게 상황을 파악한 그녀는 복수의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그런데? 전생에 차갑기만 하던 황숙이 매일 곁에 나타나면서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무공에 의술에 독까지 능통한 소가연에게 숨겨진 비밀이 점점 궁금해진 것이다. “내 왕비가 되어줄 수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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