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씨 집안에서 데릴 사위로 생활하는 3년 동안 나는 그 집안의 제일 보잘것 없는 하인처럼 살았다. 하지만 난 아무런 불만과 후회도 없었다. 내 삶의 유일한 빛이자 행복인 여자, 강연우. 나의 사랑하는 아내. 하지만 운명은 그 작은 행복마저도 나에게 남겨주지 않았다. 강연우는 바람을 폈다. 그 날 나의 세계는 무너졌다. 딱마침 나의 3년 시련도 끝나고 더 이상 정체를 숨기지 않아도 되었다. "억만장자 정욱, 3년만에 다시 회귀." 다음날 이런 뉴스가 올라왔고 사진도 옆에 첨부되어 있었다. 모호하게 처리됐지만 훤칠하고 멋있는 외모인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아내를 복수하기 위하여 정욱은 강 씨 집안으로 돌아갔다. 모든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고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바보였는지 깨달았다. 강연우는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고 그 모습을 본 정욱은 씩 웃었다.
손에 종이봉지를 든 정욱은 구강시에 위치한 선라이즈 데코레이션 코퍼레이션의 안내 데스크로 걸어갔다.
종이봉지 안에는 커피가 들어 있었고, 커피를 엎지 않게 하기 위해 그는 매우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안녕하세요. 박동근 씨가 주문한 커피가 도착했습니다. 어디로 배달해 드리면 될까요?"
안내 데스크 직원은 정욱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눈을 흘기며 대답했다. "따라오세요."
정욱은 택시 콜 기사였으며 조금 전 4만 원의 배달비로 커피 한 잔을 배달해 달라는 박동근의 전화를 받고 이곳으로 달려왔다.
잠시 후, 안내데스크 직원을 따라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그는 굳게 닫힌 사무실 문 앞에 도착했다.
문을 열려고 손잡이에 손을 가져가자 사무실 안에서 여자의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소리는 익숙하게 들려왔고 번뜩 아내의 모습이 떠올랐다.
정욱은 자신의 귀를 믿을 수 없었다. '그래, 내가 잘못 들은 거야.'
스스로 최면을 걸었지만 문 안에서 전해오는 소리는 점점 커지는 것만 같았다.
"아앙, 동근 씨. 이러지 마요..."
"이리 와. 그 도톰한 입술을 당장 집어삼키고 싶어. 네 무능력한 남편은 너의 입에 키스한 적도 없지?"
정욱은 이 대화를 듣고 벼락 맞은 듯 제자리에 멍해 있었다.
정신을 차린 그는 주먹으로 세게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문 열어! 당장 이 문 열라고!"
그러자 안내 데스크 직원은 미간을 찌푸리고 그에게 말했다. "뭐 하시는 거예요!"
갑자기 문은 "펑" 하고 열렸다.
그리고 정욱 앞에 낯선 남자가 나타났다.
남자의 오른쪽 볼에 찍힌 빨간 립스틱 자국이 모든 사람의 눈길을 끌었다.
정욱은 손에 든 종이봉지를 바닥에 내던지고 바로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의 눈에 들어온 광경에 그는 할 말을 잃었다. 하얀 피부와 육감적인 몸매를 가진 여자가 검은색 스타킹을 신은 채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서둘러 속옷을 입고 셔츠 단추를 잠그고 있었다.
"강연우!" 정우는 사무실이 떠나갈 정도로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의 예상이 맞았다. 방금 들은 그 신음 소리는 정말 그의 아내 강연우의 목소리였다.
그는 가슴에 무거운 바위가 눌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었다.
정욱은 강연우를 노려보며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강연우! 우리가 결혼한 지 3년이 지났어. 낮에는 나가서 택시 콜 기사로 일하고 밤에는 너의 가족을 돌보면서 살아왔다. 너에게 좋은 남편이 되려고 노력했어. 3년 동안 넌 나를 손도 대지 못하게 했잖아! 난 줄곧 네가 원칙이 있는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뭐야? 어떻게 다른 사람의 사무실에서 이런 짓을 벌여! 어떻게 나를 속일 수 있어? 내가 대체 너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니?"
"자기, 자기가 여긴 어쩐 일이야?" 겨우 셔츠 단추를 잠근 강연우는 그의 앞에 한 발자국 다가와 물었다. 하지만 너무 급한 행동에 그녀의 깊은 가슴 골은 차마 가라지 못했다.
그때, 박동근은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말했다. "너의 무능력한 남편이 너무 궁금해서 커피 배달을 시켰어. 너무 궁금하잖아. 매일 내 품에서 아양을 떠는 너를 공주로 떠받드는 남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정욱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픽 웃음을 터뜨렸다.
방금 전까지 당황스러움에 말을 더듬었던 강연우도 바로 정신을 차리고 침착하려고 노력했다.
데릴 사위로 자신의 집에 들어온 정욱에 대하여 강연우는 줄곧 좋은 감정이 없었다. 게다가 지금 운전하고 있는 택시마저도 그녀의 돈으로 구매한 것이다. 이런 쓸모 없고 구질한 남편에게는 자신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강연우는 박동근과 정욱 사이에 다가가 팔짱을 끼고 기세등등하게 말했다. "함부로 말하지 마. 나는 너를 속이려고 한 적 없어. 지금 박동근 대표님과 비즈니스에 관해 의논을 하고 있을 뿐이야."
정욱은 이를 악물고 코웃음을 쳤다. "비즈니스 할 때 가슴도 주물럭 거리며 얼굴에 립스틱 자국도 남겨?"
사무실 문 앞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안내 데스크 직원은 마침내 상황을 이해하고 주먹을 꽉 쥐고 몸을 떨고 있는 정욱을 쳐다보며 비아냥거렸다. "택시 콜 기사가 어떻게 회사 대표를 이겨요? 진짜 미친 거 아닙니까? 택시를 백 년 운전해도 우리 대표님 털끝 하나 건들지 못해요."
안내 데스크 직원의 말을 들은 박동근은 더욱 거만하게 행동하며 강연우의 어깨에 팔을 올리고 와인이 담긴 잔을 그녀에게 건넸다.
강연우는 조금 망설이다 그가 건네는 잔을 받고 그의 잔에 부딪치며 함께 와인을 마셨다.
정욱의 시선이 박동근과 강연우의 몸에서 떼지 못했다. 그들의 뻔뻔스러운 행동에 정욱의 눈에는 분노가 이글거렸다.
그는 주먹을 어찌나 세게 쥐었는지 손톱이 손바닥 살에 박혔다. 증오와 역겨움이 지금 그의 마음속에 가득했다.
안내 데스크 직원은 그 모습을 보고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뭐야? 폭행이라도 하려고? 경비원 어디 있어!"
강연우는 고개를 쳐들고 정욱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 안 가고 뭐해? 설마 한 대 맞고 싶니?"
그때, 박동근의 사무실에 경찰봉을 든 경비원들이 달려왔다.
정욱은 천천히 주먹을 풀고 강연우를 슬픈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강연우, 너 언젠가는 꼭 후회할 거야."
말을 마친 그는 박동근의 사무실을 떠났다.
강연우는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회사에서 나온 정욱은 두 사람에게 복수할 방법만 생각했다.
그때, 그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리고 이영석 집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련님, 강씨 가문의 3년 데릴 사위의 심성 수련이 정식으로 끝났습니다. 클라우드 하이 리조트에 있는 아파트를 보상으로 장만해 드릴 겁니다. 오늘부터 도련님은 그동안 금지된 능력을 자유로이 사용하셔도 됩니다."
"다음 단계의 수련은 비즈니스에 관한 업무로 이번에도 훌륭하게 해내실 거라고 믿습니다. 회장님께서는 이미 킹랜드 그룹의 인수를 마쳤고 오늘부터 도련님계서 대표로 관리하시게 될 것입니다."
"네." 정욱은 담담한 말투로 대답했다.
전화기 너머 이영석은 강연우의 안부도 물었다. "사모님과는 잘 지내고 계시나요? 결혼식을 올려 이제 도련님의 정체를 공개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 말을 들은 정욱의 안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더니 전화기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필요 없어요. 그 여자는 그럴 자격이 없어요."
동생을 대신하여 서초하는 낯선 남자와 결혼했다. 서초하는 서씨 집안이 입양한 딸이었다. 남자친구와 동생의 배신을 당하고 어머니의 수술비 때문에 그녀는 서씨 집안의 계획에 따라 양아치와 결혼을 해야 했다. 그런데 이 남자... 어딘가 달라 보였다. 3일 전, 서초하는 결혼식에서 도망쳐 경호원들의 추적을 피하면서 교외의 큰 창고에 들어갔다. 그 곳에서 서초하는 추격을 당하던 남자를 만나게 되었고 두 사람은 어쩌다 황당한 밤을 보내게 되었다. 3일 후, 다시 서씨 집안으로 돌아간 서초하는 계획대로 낯선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결혼식에 나타난 그 남자, 왠지 모르게 창고에서 만났던 사람이랑 목소리가 비슷했던 것이다. 윤서준은 악당들의 함정에 빠져 가짜 죽음으로 본가에서 도망쳐 나왔다. 최고 재벌집의 가주로서 그는 도시를 뒤흔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쫓아다니는 악당들 때문에 고민이었던 윤서준은 마침 자신과 비슷한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렇게 윤서준은 구도한이 되었고 진짜 구도한은 돈을 얻고 해외로 가게 되었다. 평범하고 조용한 결혼 생활을 할 거라고 서초하는 생각했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윤서준의 진짜 신분이 밝혀지는 날, 서초하의 마음은 어디로 향할까?
"하유정 씨 지금 위험합니다." 하유정의 의식은 점점 잃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피 웅덩이 속에서 의사들의 목소리가들렸다. 오늘은 박현준이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날이다. 심한 통증으로 그녀는 이 사실을 잊고 있었다. 전날 밤, 그의 차갑고 예리한 말들이 떠올랐다. "아이를 남기고, 우리 이혼해." 맞았다. 처음부터 박현준이 원하는 것은 아이뿐이었다. 그녀의 아이를 도구로 삼아 자신의 애인을 박 씨 집안에 들이려고 했던 것이다. 아이는 그렇게 무정하게 빼앗아 갔고 하유정 홀로 절망속에 남겨졌다.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려고 할 때 그녀의 뱃속에 아이가 두명 더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렇게 4년이 지났고 두 사람이 다시 만났을 때 하유정의 곁에는 이미 다른 남자가 서 있었고 무척 행복해 보였다. "박현준, 죽다 살아온 사람한테는 이제 두려울 것이 없어! 내 자식은 반드시 내가 지킬거야!" 하유정은 자신이 겪은 모든 고통을 박현준에게 돌려주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가 모르는 것은, 하유정이 사라진 그날 밤, 그녀가 죽은 줄로 알았던 박현준의 마음도 함께 죽었다는 거. 과연 그녀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원 씨 집안 도련님 말이야, 약혼했다고 들었는데, 약혼녀는 시골에서 올라온 여자래. 얼마나 촌스럽고 못생겼는지." 권여정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들은 첫 소리였다. 맞다, 그 촌스럽고 못생긴 약혼녀가 바로 권여정이었다. 할아버지와의 약속때문에 여기까지 왔지만 자신에 대한 소문이 이렇게 황당할 줄이야. 하지만 그들이 모르는 것은 지금 비웃고 있는 그 소녀는 이 도시의 제일 부자였다. 그뿐일까? "부자"는 소녀의 여러 캐릭터중의 하나였고 숨겨져 있는 비밀은 더욱 모든 사람들의 입을 떡 벌리게 했다.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 신비로운 천재 해커......부자는 그중에서 제일 평범한 타이틀일뿐. 그러던 어느 날, 연회에서 권여정의 정체가 드러났고 다음 날 원제욱은 성명을 내고 모든 반대론자들을 침묵시켰다. "저는 권여정 씨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곧 결혼할 것입니다." 권여정이 정체를 숨긴 이유는 무엇일까? 원제욱이 그녀를 언제부터 사랑하게 된 것일까?
"사랑은 맹목적이야." 민강윤은 한 남자를 후회없이 3년 동안 사랑했다. 노력만 하면 그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자의 마음속에는 다른 여자가 있었다. 아름답고 순진하고 따뜻한 사람이라고 하면서 그의 표정은 부드러웠다. 배연희가 돌아오면서 민강윤의 마지막 희망이 사라졌다. "이혼합시다." 이혼을 한 다음날 뉴스에 그녀에 관한 소식이 퍼졌다. "그 부자집 따님이 이혼을 했다고? 그럼 드디어 나에게도 기회가 왔다는 것인가?" 수많은 잘생기고 돈 많은 젊은 남자들이 벌들이 꿀을 따듯 민강윤에게 몰려들었다. 그 모습을 본 김태훈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우리, 다시 결혼할까?" 민강윤은 다시 기회를 줄까요?
그녀는 예뻤다. 한보라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자신의 삶에 만족했다. 원하는 것은 모두 얻을 수 있었고 사람들의 부러움과 칭찬소리를 흔하게 들었다. 그런데 왜 이 지경까지 왔는지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남편의 배신에 유산까지... 예쁜 얼굴에는 상처를 입었고 심혈을 들인 사업도 망해 버렸다. 평판이 바닦까지 떨어진 한보라는 어둠과 절망속에 자신을 가뒀다. 무엇때문일까? 이 모든 것은 차성우가 나타난 후부터 시작한 것이다. 사랑은 참 위험한 물건이었다!
"이제 내가 널 놔줄게." 김백로는 이혼 합의서에 사인을 한 후, 짐을 정리하고 도지섭과 함께 살던 집에서 나왔다. 아무리 뜨거운 마음이라도 도지섭이라는 얼음을 녹일 수 없었다. 두 사람의 인생은 더 이상 역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도지섭은 사랑하는 첫사랑과 원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고 김백로도 나머지 3개월의 삶을 원하는 데로 살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김백로에 대한 그 남자의 집착은 점점 심해지기만 했고 그 어떤 남자도 가까이 갈 수 없었다. "도지섭 씨, 이게 무슨 뜻이죠?" 김백로는 자기 허리에 놓인 큰 손을 보며 그 손의 주인을 노려봤다. 그러자 도지섭은 고개를 숙이며 부드러운 말투로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미안해... 다시 돌아와 줘." 김백로는 허리의 손을 치고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홀로 남겨진 도지섭은 의기소침한 자세로 서 있었다. 그때 멀리서 김백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늦었네요. 이젠 당신을 원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