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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적이는 당신

끈적이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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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김지완은 권현석이 한평생 떼어낼 수 없는 트러블이라고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권현석 자신마저도 늘 그렇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김지완은 그에게서 몇번이나 상처를 받고 여러번 버림을 받았다. 끝내 모든 희망을 접은 그녀는 이혼합의서를 권현석에게 던지며 말했다. “이혼하자! 그리고 내 돈 줘!” 권현석은 그녀의 예쁜 얼굴을 보며 눈썹을 치켜뜨고 빠르게 사인을 했다. 분명 기대했던 이혼인데 왠지 그의 마음 한 구석이 비어진 것 같았다. 김지완은 권현석한테서 얻은 돈으로 건물도 사고 차도 사며 남자도 찾... 뭐? 감히 남자를 찾아? “권현석, 당신 미친거 아니야?” “그래, 나 지금 제정신 아니야. 그래서 우리 재결합하자. 그래서 내 돈 다 네가 가져.” 그렇게 두 사람은 재결합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권현석은 김지완을 벽에 대고 매혹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여보, 아이를 원하고 싶어.”

제1화 무관심한 남편

"아무도 안 받아. 그 여자가 권현석 부인인 거 확실해?"

"내가 뭐 하러 거짓말을 해? 틀림없다니까! 확실해!"

"몇 번째인지 몰라. 마누라가 우리 손에 있다는 문자까지 보냈다고. 그런데 왜 아무 반응이 없는 거야!"

김지완은 납치되었다.

어젯밤 그녀는 사업 관련 미팅을 하기 위해 약속한 장소로 출발했다. 그러나 그 미팅은 애초부터 존재하지도 않는 함정이었던 것이다.

밤이 깊어지고 시한이 다가오면서 납치범들은 더욱 긴장에 떨기 시작했다.

"어이, 아가씨! 그쪽 남편은 당신 생사에 관심도 없나 봐?" 무리 중 한 명이 김지완을 쿡 찌르며 말했다.

김지완은 침착하려 애쓰며 피가 묻는 입술로 겨우 입을 열었다. "아무 전화나 받는 사람이 아니에요. 핸드폰을 줘요. 익숙한 번호면 분명 받을 거예요."

납치범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그들의 목표는 분명했다. 돈만 받을 수 있다면 상관없었다. 누군가를 다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결국 김지완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그녀의 휴대혼 연락처 첫 번째가 바로 권현석이었다.

그녀는 떨리는 마음으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세 번의 시도 끝에 권현석이 전화를 받았다.

"현석 씨, 저 지금 납치 당했어요. 제발 도와줘요." 침착 하려 애썼지만 떨리는 목소리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권현석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김지완은 당황스러웠다.

평소 권현석의 차가운 모습은 익숙했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그러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제기랄! 아무 쓸모도 없는 여자를 데려와서 뭐 하자는 거야?" 납치범 중 한 명이 잔뜩 분노했다. 그가 손을 들어 김지완을 때리려 하자 다른 이가 재빨리 끼어들었다. "잠깐만! 지금 TV에 나오는 저 사람 권현석 아니야?"

김지완의 눈이 화면을 향했다.

세련된 정장 차림의 한 남자가 아름다운 여자를 레스토랑으로 안내하는 장면이었다. 여자가 무언가를 속삭이자 남자는 부드럽게 고개를 기울였다.

두 사람의 결혼생활은 올해가 5년째였다. 화면에는 실루엣만 보였지만 저 남자가 누구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권씨의 최고 상속자이자 강성시의 거물인 그 남자는 다름아닌 그녀의 남편이었다.

옆에 있는 여자도 알아보기 어렵지 않았다.

권현석의 첫 사랑, 허예원이었다.

5년 전 강성시 최고 기업이었던 김씨가 하룻밤 사이 무너지는 바람에 김씨 부부가 자살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다. 동종업계였던 권씨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김씨 그룹을 재빨리 인수했다.

그 과정에서 권씨 가문의 수장은 매끄러운 인수를 위해 장손 권현석과 김씨 가문 출신 김지완의 결혼을 추진했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던 권현석과 허예원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권현석이 곤경에 처한 김지원에게 무관심한 이유가 지금 허예원과 있기 때문이었다.

처음 화면을 보았을 때의 충격이 조금 가시자 씁쓸한 감정이 올라왔다. 김지완은 심호흡을 하며 정신을 차리고 납치범들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이렇게까지 하는 걸 보니 분명 공을 많이 들인 것 같은데요. 저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당신들은 얻는 것도 없고 지금까지 공 들인 것도 아무 소용이 없게 될 거예요. 그런 일은 없길 바래야겠죠? 저를 보내줘요. 지금 상황에서는 그게 가장 이득일 거예요. 저에게도 돈은 어느정도 있으니까요."

김지완의 휴대폰은 이미 켜져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휴대폰을 통해 권 할아버지가 자신의 위치 추적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지금 그녀가 해야 할 일은 최대한 시간을 끄는 것이다. 반드시 구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얼마까지 가능하다는 건데? 말이야 쉽지! 보아하니 TV에 나오는 저 여자가 더 비싸 보이는데 말이야."

"그 자식이 이렇게 나온 이상, 이 여자를 그냥 처리해 버리자고. 그런데 그 전에 맛을 좀 보고 싶은데. 쓸모 없게 된 물건이지만 이 예쁜 비주얼은 버리기 아깝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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