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기의 최고 살수인 월계가 이세계로 환생했다. 게다가 전신의 핏줄인 쓰레기 아가씨 몸에 말이다. 영근이 망가져 수련을 할 수 없다? 약혼자가 파혼을 하겠다? 세상 사람들은 월계를 불쌍히 여기면서 조롱하기까지 했다. 휘황찬란한 전신의 후계자가 이런 끊어지기 쉬운 페물이라니.그런데 전설 속의 신수와 연을 맺고 독물에 능숙한 그녀는 최상급 단약을 제련할 수 있었다. "전신의 핏줄이 무시당할 수 있겠는가?" 첫 만남에 인간 소녀에게 화염주를 뺏기다니. 마존은 처음으로 이런 모욕을 당했다. 마역 최고의 존재로 그가 지나가는 곳은 만물이 시들고 오직 어둠만 있었다. 그를 둘러싼 신비로운 짙은 보라색의 기운은 무섭고 그 어떤 생물도 가까이 다가갈 수 없게 만들었다. 강자는 강자와 함께하는 법. 인간 소녀에게 점점 관심이 가게 된 연무혁은 어느새 마음이 부드러워진 것을 느꼈다. 그런데 월계는 남녀의 일에 관심이 없는 것 같은데...
창공 대륙, 비락 지경.
깊은 밤, 차가운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었다.
반용곡의 벼랑 끝에서 터져 나오는 비명 소리에 나무에 몸을 숨긴 새와 들짐승들이 놀라 푸드득거리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아악——!"
아랫배에 칼이 찔린 가녀린 소녀가 바닥에 엎드려 비명을 내지르는 것이다. 날카로운 검이 세 뼘이나 박힌 걸 보니 가망은 없는 것 같았다.
"심옥주..."
안색이 하얗게 질린 소녀는 머리에 피를 너무 많이 흘린 탓에 눈앞이 흐릿해지는 것을 느꼈다. "왜, 왜 날 죽이는 거야..."
입 꼬리가 차갑게 비틀려 올라간 심옥주가 월계의 머리를 세게 짓밟았다. "천한 년이, 제대로 엎드려야지."
"쌍영근이면 또 뭐 어떠하냐? 지금 이리 내 발 아래 처참하게 밟혀져 있는데 말이다."
"수련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무능아 주제에, 감히 고언 오라버니의 환심을 사려고 망상했던 것이냐? 자기 주제도 모르는 것!"
월계가 입술을 꼭 깨물자 빨간 선혈이 입가를 타고 주르륵 흘러내리며, 온몸에 통증이 퍼져나갔다.
그녀는 심옥주를 제일 친한 벗이라고 여긴 것도 모자라 굳게 믿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제일 친한 벗이라는 자가 지금 그녀를 무참하게 학대하는 것도 모자라 검으로 그녀의 영근을 파괴하기까지 했으니.
더할 나위 없이 밀려오는 후회스러움에 월계는 손가락으로 바닥에 뚜렷한 핏자국을 남겼다. 그 모습은 진저리가 날 정도로 참혹했다.
허리를 굽힌 심옥주가 월계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움켜잡더니 예쁘장한 얼굴의 핏자국을 보고 사악하게 웃어 보였다. "월계야, 이제 지옥에 가야지."
"네까짓 게 감히 쳐다볼 수도 없는 독고언 오라버니와 퇴혼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지옥에서 나와 독고언 오라버니의 행복을 빌어주거라."
의식이 점점 흐릿해져 가는 월계는 눈을 제대로 뜰 힘마저 없었다. "너..."
"팍!"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심옥주는 월계를 절벽 아래로 밀어 던졌다.
월계가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지켜본 심옥주는 절벽 가장자리에 서서 마음껏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눈엣가시 같은 월계를 제거했으니, 천재라는 명성과 독고언 오라버니는 모두 그녀의 것이 될 것이다.
흥분된다! 짜릿하다! 심옥주의 두 눈에는 피의 광기가 가득했다.
절벽 아래로 떨어진 소녀는 더 이상 숨을 쉬지 않았다.
우웅——
붉은색이 감도는 금빛 한 줄기가 소녀의 가슴에서 새어 나오더니 그녀의 몸을 감싸자, 검에 깊숙이 박힌 상처와 곳곳에 난 상처들이 그 빛에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다.
"커억!"
눈이 부시게 찬란했던 빛이 사라지자, 죽을 줄로만 알았던 월계가 번쩍 눈을 뜨는 것이다!
여긴... 어디지?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 월계가 경계 가득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는 사이, 낯선 기억이 밀물처럼 그녀의 머릿속에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다시 환생한 것이다!
25세기 최고의 암살자 월계는 임무를 수행하던 중, 동료의 간특한 음모에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영혼이 다른 세계 같은 이름을 가진 소녀의 몸에 들어와 환생하게 된 것이었다.
천천히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 월계가 기억을 더듬으며 주위를 둘러보자, 자신이 흰 안개가 가득 낀 연못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끝없이 피어오르는 물안개의 공기가 조금 특별한 것 같았다. 약초의 향기일까?
깊이 생각하기도 전에, 주위를 엄습해 오는 강한 기류의 힘에 그녀는 몸이 움직일 수 없었다.
순간 눈앞이 아찔해 나더니 몸이 무언가에 흡입되어 공중으로 치솟으며 다시 연못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곧바로 커다란 손이 그녀의 목을 있는 힘껏 옥죄이는 것이다.
"누가 널 보냈느냐?"
뼛속까지 시리도록 차가운 목소리와 함께 그녀의 목을 움켜쥔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월계는 숨도 못 쉴 정도로 세게 옥죄인 목과 엄습해오는 살기에 놀라 상대의 손을 뿌리치려고 안간힘을 썼다.
눈앞의 안개가 서서히 걷히자 월계의 눈앞에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칠흑보다 어두운 머리카락은 반쯤 젖은 상태로 어깨에 축축하게 늘어뜨려 있었고,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반신과 반대로 목에는 검붉은 빛을 발하는 구슬이 걸려 있었다.
남자는 하늘에서 흩날리는 눈꽃이 달빛을 감싼 듯 아련하면서도 잘난 용모를 가졌다. 그러나 칼날보다 날카로운 눈빛이 그녀를 응시하며, 온몸에서 맹렬한 기세가 풍겨왔다.
정신을 차린 월계가 있는 힘껏 다리를 들어 남자의 배를 걷어찼다.
날카로운 눈이 살짝 가늘어지더니 연무혁은 몸을 살짝 비틀며 월계의 발길질을 피했다.
찰나의 순간, 월계는 잡힌 손목을 비틀어 빼고 빠르게 뭍으로 올라갔다.
도망치는 와중에도 월계는 잊지 않고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을 주워 손가락 끝으로 나뭇잎을 매끄럽게 매만진 다음 연무혁이 있는 방향으로 내던졌다.
팔랑이는 나뭇잎이 그녀의 손에서 날카로운 암기로 변하더니 연무혁의 가슴을 향해 무참히 찌르는 것이다.
상대의 목숨을 겨냥하려면, 어떤 기회도 놓쳐서는 안 된다.
감히 내 목을 건드려? 가만두지 않겠어!
남송은 3년 동안 현모양처 짓을 했다. 말을 잘 듣고 순진한 아내 모습을 보이면 유진운의 사랑을 받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 남자의 사랑은커녕 눈길조차 얻지 못했다니. 그리고 결국 여우짓을 하는 탁가운 때문에 이혼 서류까지 내놓았다. 그래, 이혼하지. 나도 이미 지칠 대로 지쳤으니까. 이혼을 깔끔하게 마무리한 남송은 자신의 모든 흔적을 지우고 유진운의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다시 만났을 때, 남송은 유진운이 닿을 수 없는 상대가 되었다. "저랑 협업하겠다고요? 글쎄요? 급이 될지 모르겠네요." 남송은 눈을 가늘게 뜨고 손가락을 천천히 움직이며 입꼬리를 올렸다. 남자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이내 다시 차가운 모습으로 돌아갔다. 후회의 마음이 가득 찼다. 남송을 가까이할 수록 유진운은 그녀에게 숨겨진 비밀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해킹의 신, 최고의 셰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사, 조각 대사, 지하의 거물, 다 남송의 타이틀이었다. 유진운은 놀라움과 동시에 남송에 대한 호기심과 소유욕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남송, 넌 내 거야." "이봐, 유진운. 당신은 이미 내 선택이 아니야." 유진운, 어디 한 번 견지해 봐.
"이혼 합의서에 사인한 후 고씨 가문에서 나가!" 예단은 은혜를 갚기 위해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남편과 고씨 집안에 헌신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남편의 배신과 시댁의 무시일 뿐이었다. 진신으로 진심을 얻을 수 없으니 그럼 더 이상 집착하지 않을 거야. 이혼? 그래, 동의하지. 하지만 위자료로 재산 절반을 줘야 해! 예단은 천억의 돈을 들고 자기만의 삶을 살아가기 시작했다. 내연녀인 하지우는 질투가 가득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쓰레기 남편을 버리고 예단의 정체가 밝혀지기 시작했다... 최고의 해커, 노린산의 전설 레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학교수, 게다가 재벌들의 전용 주얼리 디자이너... 배도훤은 눈앞의 여자를 바라보며 그냥 귀엽기만 했다. "우리 단이, 언제 나랑 결혼해 주겠나?"
"유진은 차 씨 집안의 며느리밖에 될 수 없어." 이렇게 안유진은 차도재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 모든 사람들은 그녀가 아이를 갖기를 원했고 그녀에게 집안의 모든 희망을 걸었다. 차도재는 식물인간이었다. 그리고 결혼식 날, 줄곧 혼수상태에 빠졌던 차도재가 기적처럼 깨어났다. 그는 차가운 시선으로 옆에 서 있는 여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당신, 누구야?" "당신...와이프." 이 말을 들은 차도재는 극도로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난 결혼한 적이 없어, 그런 기억도 없고. 이 결혼은 무효입니다. 변호사를 부르세요.이혼을 요청할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차 씨 집안 사람들은 놀라 그를 막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안유진은 임신을 했고 몰래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남자는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차도재, 당신은 날 싫어하잖아. 그래서 나를 계속 괴롭히고 있었잖아. 나 이혼할 거야!" 이 말에 차도재는 오만함이 사라지고 그녀를 따뜻한 품으로 끌어안았다. "넌 영원히 나에게서 도망칠 수 없어!"
이혼을 한 후 그녀가 한 첫 번째 일은 배민성의 약혼녀가 되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 누구든 다 괜찮아, 그런데 왜 하필, 배민성이냐고!" 남자는 분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 배민성과 남태우는 서로 적대적 관계였다. "당신과 상관 없는 일이지 않나? 당신은 민세라만 잘 지키세요." 그렇게 말하고 임경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갔다. 평범한 여자라고 생각한 임경아에게는 남태우가 몰랐던 모습들이 많았다.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피아니스트." "신비로운 디자이너가 모습을 드러냈다." "놀라우 투자자가 바로......" 정체가 드러났을 때 남태우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임경아를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사람들 앞에서 그녀는 남자의 비서였고, 두 사람만 있는 공간에서 그녀는 남자와 은밀한 사랑을 나누는 아내였다. 임신 결과가 나온 그날, 서지하는 흥분된 마음으로 결과지를 들고 배혁준을 찾으러 갔지만 그는 첫사랑인 임예정과 썸을 타고 있었다. 슬픔을 한가득 안고 서지하는 배혁준을 놔주기로 했다. "우리, 이혼하자." 배혁준은 갑자기 가슴의 한구석이 강하게 파여간 느낌이 들었다. "그래." 결국 떨리는 손으로 사인을 했고 미련이 가득한 시선으로 서지하를 바라봤다. 나중에 다시 만났을 때, 서지하는 이미 최고의 디자이너가 되었고 곁에는 귀여운 아이가 열정적으로 따라다니고 있었다. "서지하, 이 아이는..." "당신과 상관없는 일이야. 전남편 씨." 그렇게 말하고 서지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이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갔다.
결혼을 한 3년 동안 도희준은 단 한 순간도 강송완을 사랑한 적이 없었다. 게다가 배신까지 했다. 그것도 강송완의 집에서, 강송완의 침대에서... 모든 감정이 다 식어버린 강송완은 도희준에 대한 추억을 다 버리고 다시 시작하려고 했다. 그렇게 과감하게 이혼을 했고 지금의 강송완은 오직 사업에만 집중하고 싶었다. 최고의 디자이너, 최고의 의사, 최고의 해킹... 모든 업계에서 다 최고의 위치에 선 그녀는 반짝이는 별이 되었다. 뒤늦게 도희준은 비로서 자신이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 지 깨닫게 되었다. "송완아... 내가, 내가 잘못했어, 다시 돌아와 줘." 하지만 강송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을 내밀었다. 그녀의 곁에는 똑같이 빛이 나는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눈에는 오직 강송완만 보이는 듯했다. "강송완은 나 배성효의 여자다, 누가 감히 넘보는가?" 그 말을 들은 강송완은 장난스럽게 배성효의 코를 만지며 미소를 지었다. 강자와 강자의 만남, 만랩 여주가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