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모연은 강씨 가문에서 몇년동안 잃어버린 진짜 아가씨다.가족에게 돌아간후 최선을 다해 가족을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였다.하지만 그녀의 신분이나 학위든,디지인 작품이든 할거 없이 전부 양녀에게 양보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했고 반대로 그들의 더 거침없는 박탈을 당했다.강모연은 더 이상 물러서지 않고 냉정하게 관계를 끊었다. 지금의 그녀는 검은 띠 9단에 8개국 언어를 능통하고 의학계 대표의사인 동시에 마스터급의 디자이너이다.강모연이 말햇다."이제부터,내가 강씨 가문에 전부다."
"강모연, 뻔뻔한 년. 대체 동생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오늘 그 나쁜 버릇을 단단히 고쳐줘야겠어!" 허영애가 불같이 화를 내며 손에 든 채찍을 있는 힘껏 휘둘렀다.
넓은 저택에 채찍을 휘두르는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졌고, 하인들은 두려움에 몸을 흠칫 떨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그러나 강모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 뿐더러, 가녀린 몸을 흠칫 떨며 아랫입술을 꼭 깨물고 피부가 찢기는 고통을 참아냈다.
"데려와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줬더니, 고작 이런 식으로 보답하는 거야?"
허영애가 분에 찬 목소리로 채찍을 연신 휘두르자, 강모연의 등은 금세 피로 물들었고 희고 작은 얼굴은 더욱 창백해졌다. 그러나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당당하기만 했다. 어쩌면 잔혹한 처벌에 습관 되었을지도 모른다.
"연정이에게 당장 사과해!" 몇 번의 채찍질에 힘에 겨운 허영애가 숨을 헐떡이더니 허리에 손을 올리고 강모연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
"저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왜 사과해야 하죠?" 그런 허영애의 시선을 똑바로 마주 보며 말하는 강모연의 목소리에는 조금의 흔들림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의 태도에 분노가 극에 달한 허영애가 채찍을 쥔 손에 더욱 힘을 주고 말했다. "네가 오늘 연정에게 사과할 때까지 가만두지 않겠어!"
바로 그때, 곁에서 잠자코 있던 허영애의 수양딸 강연정이 허영애의 팔을 꼭 잡고 눈물에 젖은 얼굴로 애원했다. "엄마, 언니 때리지 마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망고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언니한테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에요."
"연정아, 넌 어쩜 이렇게 착하니. 얘가 널 죽이려 했는데, 넌 따지지 않고 얘 편만 들겠다는 거야?" 한숨을 길게 내쉬며 강연정의 손을 부드럽게 감싸는 허영애의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애정이 묻어났다.
"강모연이 마음을 얼마나 독하게 먹었는데. 네가 망고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우리 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망고 푸딩을 먹였잖아. 사람이 어떻게 마음을 이렇게까지 모질게 먹을 수 있어?"
"저는 정말 몰랐어요!" 눈물이 가득 차 오른 얼굴로 반박하는 강모연이 서로를 다정하게 감싸 안은 두 사람을 올려다봤다. "망고 알레르기가 있는 줄 정말 몰랐단 말이에요!"
"아직도 변명할 셈이야?" 또다시 채찍을 휘두르는 허영애의 목소리가 시리도록 차가웠지만 피부를 가르는 채찍에서 전해지는 통증에 강모연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을 느꼈다.
강모연이 강씨 저택에 들어와 지낸 후부터, 강연정과 관련된 모든 갈등은 강모연의 잘못으로 끝이 났다. 그녀가 아무리 증거를 내밀거나 변명을 해도 거짓 증거라는 말밖에 돌아오지 않았으니.
얼마 전, 강연정이 스스로 계단에서 떨어졌는데도 강모연이 자신을 밀쳤다며 우겼던 것처럼 말이다. 부모님은 강연정의 말만 굳게 믿을 뿐, 그녀의 해명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강씨 가문의 친딸인 그녀보다 수양딸인 강연정이 두 사람의 마음속에서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듯했다.
어쩌면 강씨 부부 두 사람의 눈에 강모연은 부모의 애정을 갈구하기 위해 일부러 강연정을 괴롭히는 못된 아이로 낙인 찍혔을지도 모른다.
강연정은 강모연을 동정 어린 시선으로 내려다봤다. "엄마, 저는 언니 마음 이해할 수 있어요. 필경 제가 언니 인생을 10년이나 차지했잖아요. 만약 제가 언니와 같은 처지에 놓였다면, 저 역시 나쁜 마음을 먹었을 거예요. 제가 이 집을 떠나야만, 언니도 저를 원망하지 않고 집안이 화목할 수 있을 거예요."
항상 같은 레퍼토리를 반복하는 강연정은 강모연의 편을 들어주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녀를 구렁에 빠뜨리려는 계략이었고, 허영애는 그녀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그럴수록 강모연은 더욱 깊은 절망에 빠졌고, 가족에 대한 원망도 나날이 깊어갔다.
팍! 또다시 채찍이 날아들면서 찢어질 듯한 고통이 전해지자, 강모연은 경멸로 가득 찬 눈으로 허영애와 강연정을 번갈아 노려봤다.
허영애의 자비 없는 목소리가 공기를 뚫고 그녀의 귓가에 내려앉았다. "연정이는 마음이 착할 뿐만 아니라 사려도 얼마나 깊은지. 네가 연정이 반이라도 닮았으면 내가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거야. 그런데 넌 아직도 네가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거야? 날 화나게 하려고 작정했어?"
강모연의 고집스러운 눈빛이 조금도 주눅이 들지 않았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제가 강연정에게 먹인 푸딩에는 망고가 없었어요. 제 말을 믿지 못하겠으면, 쇼핑 목록을 확인하면 되잖아요."
"확인할 필요가 뭐 있겠어? 연정이 일부러 우릴 속일 이유도 없잖아?" 강연정의 말이라면 의심조차 하지 않는 허영애는 그녀의 쇼핑 목록을 확인할 필요도 느끼지 못했다.
"엄마..." 흐느낌 가득한 강연정의 목소리가 보호본능을 일으켰다. "이렇게라도 언니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면, 제가 언니를 오해한 것 같네요."
"연정아, 울지 마. 넌 이런 일로 상처받을 필요 없어. 저 은혜도 모르는 년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해야지." 싸늘하게 식은 눈빛으로 손에 쥔 채찍에 더욱 힘을 실은 허영애는 가문 안주인의 권위를 뚜렷하게 나타냈다.
"사과하고 싶지 않으면 하지 않아도 돼. 3일 후, 강성에서 패션 디자인 대회가 열린다지? 네 디자인을 연정에게 양보하면 나도 더 이상 추궁하지 않으마."
결국 이런 식으로 해결하려는 걸까?
정말이지 강모연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말만 골라 하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다.
지난 1년 동안, 그녀는 가족의 인정과 관심을 받기 위해 끝없이 양보하고 물러나야만 했다.
원래 그녀의 것이어야 했던 방도 강연정이 익숙하게 지냈던 방이라는 이유로 양보해야 했다.
심지어 강씨 가문의 유일한 아가씨라는 신분도 강연정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양보해야만 했다.
그렇게 시작한 양보와 희생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강모연은 강씨 저택에서 지냄과 동시에 부모의 사랑을 받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러나 허영애는 그녀의 헌신에도 만족하지 않고 대회 디자인 초안까지 양보하도록 협박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번 대회는 무려 그녀의 미래와 관련된 일인데도 말이다!
"대답해." 한참이 지나도 강모연이 대답하지 않자 인내심이 바닥난 허영애가 재촉했다. "벙어리야?"
"엄마 그만하세요." 강연정이 허영애의 팔을 잡고 흔들며 고개를 저었다. "언니도 이번 대회 참가자인데, 저한테 디자인 초안을 양보하면 언니는 어떻게 해요? 저는 제 실력으로 당당하게 우승을 거머쥐고 싶은데..." 갑자기 심하게 기침을 해대는 그녀의 몸이 당장이라도 자리에 쓰러질 것처럼 떨리는 것이다. "몸이 허락하지 않네요..."
"강모연이 널 이렇게 만들었으니 당연히 책임져야지!" 허영애가 버럭 소리를 지르면서 강모연을 날카롭게 쏘아봤다. "마지막으로 물을게. 디자인 초안 양보할 거지?"
숨을 깊게 들이마신 강모연은 심장을 옥죄는 것 같은 통증이 전해지는 것을 느꼈다. "어머니, 저도 어머니 딸이잖아요." 인정을 바라는 그녀의 목소리가 세차게 떨려왔다.
"그래, 너도 내 딸이지. 그래서 이 엄마가 하는 말도 이제 듣지 않을 셈이야?"
허영애의 유별난 편애는 강모연의 마지막 남은 기대까지 모조리 짓밟았다. 천천히 눈을 감았다 뜬 그녀가 속삭임에 가까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디자인 초안, 양보할게요."
입 꼬리가 희미한 곡선을 그린 강연정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기색이 언뜻 비쳤다. 가진 거라곤 아무것도 없는 강모연이지만, 패션 디자인 만큼은 업계 최고의 실력을 자랑했다. 그런 강모연의 디자인 초안을 손에 넣는다면, 이번 대회 우승은 떼놓은 당상과 다름없다.
"그래도 양심은 있는 모양이구나." 채찍을 한쪽에 내던진 허영애가 눈썹을 살짝 치켜 올리더니 강연정을 돌아봤다. "강모연이 디자인 초안을 양보하겠다고 했으니 너는 대회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다. 집에서 편히 쉬다 상이나 받아 오면 되겠구나."
"엄마밖에 없어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허영애의 품에 안긴 강연정이 시무룩한 눈빛으로 강모연을 돌아봤다. "제가 언니 디자인 초안을 가로챘다고 원망하는 건 아니겠죠?"
"그럴 일 없을 거야." 허영애는 강모연을 힘껏 노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을 가로챘다. "혹시라도 널 원망하면 집에서 쫓겨날 준비를 해야 할 거야. 우리 가문은 은혜도 모르는 사람을 곁에 두지 않으니 말이다. 아무리 내 친딸이라도 예외는 없어."
"만약 언니가 갑자기 내가 언니 디자인을 표절했다고 고발하면 어떻게 해요?" 강연정은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난 디자인 초안이 완전히 네 것이 될 수 있게, 강모연의 흔적을 모두 지울 것이다."
애정이라곤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허영애의 말에 강모연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절망감에 서서히 빠져들었다.
지난 1년 동안, 가족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 했던 노력들이 아무 의미도 없단 말인가?
"하." 살짝 벌어진 입술 사이로 실소가 터져 나온 강모연은 이 집에 남은 한 가닥의 기대마저 완전히 산산조각 나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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