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그날, 신랑은 나타나지 않았고 송가은은 홀로 대기실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모든 손님들 앞에서 웃음거리가 되었고 억울함과 분노에 결혼식이 끝난 후 그녀는 별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어두운 밤, 병원에서 업무를 하고 있던 중, 사람들에게 쫓기는 피투성이가 된 남자가 쳐들어왔는데...... “내가 책임질게.” “괜찮아요, 연기였어요.” 홧김에 송가은은 자신을 남자에게 주었고 그렇게 두 사람은 뜨거운 밤을 보내게 되었지만 그들은 상대방의 정체를 몰랐다. 두근거리는 심장이 가까이 다가가면서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까요?
오늘은 송 씨 가문의 장녀 송가은이 결혼을 하는 날이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결혼식과 다른 점은 결혼식 내내 신랑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텅 빈 신부 대기실에 홀로 앉아있는 송가은의 얼굴에는 무기력함이 가득 차 있었다.
모욕과 수치가 함께 밀려오며 그녀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아무리 분하고 억울해도 그녀는 어찌 할 수 없었다. 결정권은 처음부터 그녀에게 주어지지 않았고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태어난 그 순간부터 송가은 인생의 주도권을 쥔 사람은 그녀 자신이 아니었다. 결혼을 포함해서 말이다.
송가은 족쇄의 끝은 그녀의 탐욕스러운 아버지였다.
그녀의 할아버지는 권문세족 가문 어르신 강철산의 운전기사로 일했다. 그러던 어느 날, 송가은의 할아버지는 우연한 사고로 강철산의 목숨을 구해주고 돌아가시게 되었다.
송가은의 아버지는 소규모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달간, 회사는 투자금이 끊겨 곧 파산 직전이었다. 강 씨 가문이 송 씨 가문에 진 빚을 돈 한 번으로 끝낼 생각이 없었던 그녀의 아버지는 강 씨 가문과 송 씨 가문의 정략결혼을 생각해 냈다.
그러면 송 씨 가문은 예물로 큰돈을 받게 될 것이고 게다가 강 씨 가문과 사돈을 맺게 되면 앞으로 투자금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물론 강 씨 가문에서는 이 제안을 쉽게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
이 결혼에 대해 강도윤은 큰 불평을 쏟아냈지만, 그의 할아버지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리하여 강도윤은 결혼식을 참석하지 않는 방식으로 무언의 반항을 했다. 그리고 송가은에게 밖에서 절대 강 씨 가문의 며느리이자, 자신과 결혼했다는 말을 꺼내지 말기로 협박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 누구도 송가은의 의견을 물어본 적이 없었다.
대기실에 홀로 앉아있는 그녀는 허리를 곧게 펴고 부케를 꽉 쥐었다. 두 눈에 눈물이 차올랐지만 절대 떨구지 않을 것이다. 눈물은 그녀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길고 지루한 첫날밤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고민하던 중, 동료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동료는 송가은에게 오늘 밤 당직을 대신 근무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송가은은 망설임 없이 택시를 잡고 병원에 도착했다.
병원에 도착한 그녀는 바로 드레스를 벗어 던지고 흰색 가운으로 가라 입었다.
"퍽!" 큰 소리와 함께 당직실 문이 누군가의 힘에 의해 열렸다.
송가은이 고개를 들자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불이 꺼졌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누구세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누군가 그녀의 목에 칼을 겨누고 당직실 책상 위에 그녀의 머리를 꾹 눌렀다. 그러자 책상 위에 놓은 환자 차트가 땅에 떨어져 큰 소리를 냈다.
희미한 달빛 아래 그녀는 남자의 피투성이 얼굴과 매서운 눈동자만 볼 수 있었다.
익숙한 피 냄새가 그녀의 코를 찔렀다. 송가은은 자신의 목에 칼을 겨누는 남자가 심한 부상을 당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년간의 훈련과 의사 경험 덕분에, 그녀는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다리를 굽히고 남자의 갈비뼈를 습격하려고 했다. 그러나 남자는 바로 그녀의 생각을 알아차리고 두 다리로 송가은의 다리를 옭아매었다.
그때, 복도에서 남자 구두 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당직실로 향하고 있었다.
"빨리! 그 놈이 이곳으로 오는 걸 내가 봤어!"
남자들은 당장이라도 쳐들어올 것 같았다.
긴급한 상황에서 남자는 송가은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깜짝 놀란 그녀가 남자의 가슴을 밀치자 남자는 순순히 물러났다. 더 이상 칼로 그녀의 목을 겨누지도 않았다.
송가은은 남자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때, 밖에서 누군가 당직실 문 손잡이를 잡았다.
그녀는 하는 수없이 남자의 목에 팔을 감고 자신의 입술을 부딪쳤다. 이번엔 그녀가 먼저 키스를 했다.
"제가 도와줄게요."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남자가 다치길 원하지 않았다.
송가은이 먼저 입술을 붙이자 남자는 살짝 놀랐다. 그리고는 주도권을 다시 다잡아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뜨겁고 거친 숨소리가 그녀의 귀가를 스쳤고 남자는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책임질게."
남자는 송가은이 하는 행동의 뜻을 잘못 이해한 것 같았다. 그녀는 그저 남자의 목숨을 살려주기 위해 연기를 하는 것뿐이었다.
그때, 문이 활짝 열렸다.
송가은은 남자의 입술에 더욱 열정적으로 키스를 했다. "앗! 하..." 그리고 비디오에서 들었던 것처럼 길고 관능적인 신음 소리를 내기도 했다. 쫓아오는 사람들이 당직실에 쳐들어왔음에도 남자는 송가은의 입에서 흘러나온 신음 소리에 반응하는 자신의 몸을 발견했다.
문앞 남자의 목소리만 아니었다면 그는 정말로 송가은의 신음 소리에 취했을 것이다.
"이런! 병원에서 불장난이라니. 제발 적당히 좀 해라."
복도의 불빛이 당직실을 비추자 남녀가 서로 뒤엉킨 몸이 드러났다. 남자는 몸으로 송가은을 감싸 안고 있었지만, 그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얼굴을 살짝 어둠 속으로 숨겼다.
"강도윤 아니야, 그 자식 심하게 다쳤어. 그 몸을 가지고 이런 짓은 할 수 없을 거야."
"저 여자 신음 소리 참 맛을 돋군단 말이지."
"닥치고 움직여! 빨리 강도윤을 찾아야 해. 아니면 우리 다 죽어!"
구두 소리가 들리더니 곧 문이 닫히고 그들은 다른 방향으로 달려갔다.
자신을 쫓아온 사람들이 떠나가는 소리를 들었지만, 남자는 자신과 입을 맞추는 여자가 그의 욕망을 들끓게 하는 것을 발견했다. 예상치 못한 욕정의 물결이 그를 휩쓸었다.
욕정의 물결은 송가은도 함께 휩쓸었다. 두 사람의 숨결이 너무 뜨거웠던 탓일까, 아니면 송가은 내면의 반항이 폭발하는 탓일까.
여태껏 아버지의 조종하에 영혼 없는 인형처럼 살아온 그녀의 인생은 암흑 자체였다.
이제는 자신을 위해 마음껏 즐길 생각이었다.
송가은은 거부감을 던져 버리고 남자의 품에 안겨 신음 소리를 내었다. 그리고 어두운 당직실에서 남자에게 자신의 첫날밤을 내주었다.
사랑을 다 나눈 후, 남자는 송가은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그녀의 귀에 속삭이고 당직실을 빠져 나갔다. "다시 올게."
송가은은 허리와 아랫배의 통증으로 한참이 지나서야 천천히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그녀의 전화벨 소리에 방안의 정적이 깨졌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자 휴대폰은 책상 가장자리에 있는 것을 발견했다.
휴대폰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잡은 송가은은 바로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받았다. "선생님. 여기 교통사고 환자가 들어왔습니다. 빨리 좀 와주세요!"
송가은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네. 곧 내려갈게요."
전화를 끊은 그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녀의 옷은 지저분하고 구겨져 있었고, 다리 사이에는 끈적끈적한 느낌이 남아 있었다. 그제야 방금 일어난 일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머리를 흔들었다. 결혼 첫날밤, 그녀는 낯선 남자와 뜨거운 밤을 보냈다.
오늘은 그녀의 인생에서 제일 무모한 날이었다!
자신의 행동에 더 깊게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녀는 바로 응급실로 내려가야 했다.
힘든 당직이었다...
다시 당직실로 돌아왔을 때, 이미 새벽이 되었다. 당직실은 여전히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어젯밤 일을 기억하자 송가은은 주먹을 꽉 쥐었다.
"대신 당직 서줘서 정말 고마워요." 정오연이 싱긋 웃으며 다가왔다.
송가은은 억지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별말씀을요."
"이젠 제가 마무리할게요. 얼른 들어가 쉬세요." 정오연은 아수라장이 된 당직실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폭탄이라도 맞았어요?"
송가은은 그녀의 시선을 피하며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죄송해요. 아까 실수로 탁자 위에 있던 물건을 넘어뜨렸어요. 그럼 저는 먼저 들어가 볼게요."
정오연은 송가은의 반응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송가은이 당직실을 나선 뒤, 정오연은 바로 흐트러진 차트를 정리했다.
그때, 병원장이 강도윤의 비서와 함께 당직실 문 앞에 섰다.
결혼식 그날, 신랑은 나타나지 않았고 송가은은 홀로 대기실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모든 손님들 앞에서 웃음거리가 되었고 억울함과 분노에 결혼식이 끝난 후 그녀는 별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어두운 밤, 병원에서 업무를 하고 있던 중, 사람들에게 쫓기는 피투성이가 된 남자가 쳐들어왔는데...... “내가 책임질게.” “괜찮아요, 연기였어요.” 홧김에 송가은은 자신을 남자에게 주었고 그렇게 두 사람은 뜨거운 밤을 보내게 되었지만 그들은 상대방의 정체를 몰랐다. 두근거리는 심장이 가까이 다가가면서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까요?
현시대 최고의 법의가 승상댁 적녀의 몸으로 환생했다. 시체를 뒤집고 만지고 하얗고 예쁜 얼굴을 가까이 대고 냄새까지 맡는 초청황의 모습을 보며 군무진은 물었다. “무섭지도 았느냐?” “죽은 사람이지 않습니까?” “귀신이 될 수도 있지 않느냐?” 그 말을 들은 초청황은 어이가 없다는 시선을 뒤로 흘깃 던지고 비웃다는 듯 대답했다. “사람이 백 배 더 무섭습니다. 왕야, 시체가 무서우면 밖에 나가서 약초나 다지십시오. 저를 방해하지 마시고요.” 그러자 군무진은 손을 뻗어 그녀의 가는 허리를 잡고 품으로 당기고는 턱을 잡아 올렸다. 하던 일이 방해되자 초청황은 불만의 눈빛으로 군무진을 바라보며 반항했다. “구왕야, 지금...” 군무진은 입꼬리를 올리고 정확히 그녀의 말랑한 입술을 향하여 고개를 숙였다. 밤은 조용했고 공기속에는 향긋한 꽃 냄새가 풍겼다. 봄이로구나. (시체 내심: 저기... 제 배를 좀 닫아주시겠어요?) 환생을 하였지만 초청황은 운명에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현대 최고의 천재 법의로서 그녀는 두려울 것도 없이 그 세상의 제일 빛나는 존재가 되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것이다.” “네 곁에는 내가 있을 것이다.” 군무진은 다정한 시선으로 정상에 서 있는 초청황을 바라보았다. 초청황 역시 군무진을 향하여 아름다운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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