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완은 21세기 약재 가문의 18대 계승자로, 염왕의 손에서 사람을 빼앗을 정도인 뛰어난 의술을 가지고 있었다. 만든 단약은 천하의 만병을 치료할 수 있어 모두가 필사적으로 구하려 했다. 뜻밖에도 하루아침에, 원근에 소문난 승상댁의 추녀가 되었고, 천하를 뒤흔든 전신 왕야를 덮치기까지 했다.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하지만 괜찮다! 그녀가 어떻게 역전하는지 지켜보라고! 약혼자를 빼앗아? 그럼 가문둘 수 없지!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의붓여동생에게 망신을 주고 혼수를 빼앗아 일 푼도 남겨주지 않았다! 만만해 보인다고? 그럼 그녀를 괴롭히는 것들을 모두 제대로 짓밟아 뭉개주지! 그 못난이 아버지, 독부 계모, 그리고 맨날 연약한 척 연기하는 의붓여동생까지! 못생겼다고? 그럼 얼굴의 반점을 고쳐 좌중을 놀라게 할 절세의 미인으로 변하지! 옛날의 못생겼던 승상댁 적장녀가 이제는 누구도 함부로 넘볼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심지어 왕야까지 자신의 왕비에게 마음이 가기 시작했다. 냉혈의 대명사로 불리우던 소천경은 자기 부인밖에 모르는 공처가가 되었다. 부인이 누군가를 죽이려 하면, 그는 칼을 건넸고, 부인이 미소를 지으면, 그는 꽃을 주었다. 하지만 그의 부인은... 그를 전혀 마음에 두지 않은 듯했다. 심지어 그와 이혼을 하려 한다. 말로는 남자는 자기 발목을 잡는다나 뭐나. 소천경은 너무 억울했다. "그럴 수 없네. 내 순결은 이미 부인에게 주었는데, 부인은 반드시 내 몸을 책임져야 하네."
밤하늘에 떠오른 달빛과 매서운 바람이 유난히 차가운 밤이었다.
두 명의 건장한 사내가 어깨에 자루를 짊어지고 황급히 깊숙한 숲으로 들어갔다.
"이런 제기랄, 이리 무거울 줄이야!" 두 사람은 자루를 바닥에 내동댕이치더니 자루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소녀를 이미 죽은 돼지처럼 끌어냈다.
그러자 흉측하기 짝이 없는 얼굴이 그대로 달빛 아래 나타났다.
진대범이 불쾌하다는 듯 바닥에 쓰러진 소녀를 걷어차며 침을 뱉었다. "약효가 엄청 센 약이라고 하지 않았어? 한 병 마시면 열녀도 욕구로 가득한 여인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하던데, 왜 아직도 반응이 없는 거지?"
흉측한 얼굴은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났지만, 둘째 아가씨의 명령을 받았으니 반드시 순결을 더럽히고 죽여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의 최후가 더 비참해질 것이다.
그러니 다른 방법은 없었다. 헛구역질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참으며 분부를 따를 수밖에.
"설마 죽은 건 아니겠지?" 이상한 낌새를 차린 진대호가 자루 가까이에 다가가 소녀의 상태를 확인하려 했다.
매서운 바람이 불어오는 것과 동시에 소녀가 눈을 번쩍 떴다!
그렇게 시선이 서로 마주쳤다.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소녀를 바라본 진대호는 위험이 다가오는 줄도 모르고 음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큰 아가씨 아직 죽지 않았군요."
"마침 딱 깨어났네요. 최음제에 중독된 느낌이 아주 고통스럽지요. 걱정 마십시오. 제가 바로 도와줄 테니까."
두툼한 손이 당장이라도 소녀의 옷깃에 닿으려 할 때였다.
그의 움직임을 알아차린 소녀의 눈에 살기가 언뜻 거리더니 무릎으로 사내의 가랑이를 세게 위로 찍었다. 사내가 허리를 굽혀 비명을 지르는 순간, 소녀는 옆에 있는 돌을 잡고 사내의 머리를 있는 힘껏 찍기 시작했다.
한 번, 두 번...
뜨거운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빠르게 변한 태세에 진대범이 정신을 차렸을 때, 진대호는 이미 바닥에 쓰러져 차가운 주검이 되고 말았다.
피로 얼룩진 얼굴을 옆으로 돌린 소녀의 안색이 달빛에 가려져 언뜻 밝아졌다 어두워지기를 반복했다. 먹빛을 머금은 눈동자에 내뿜는 살의는 마치 악귀가 지옥에서 기어 나온 것만 같았다.
"가, 가까이 오지 마! 아악!" 얼굴이 사색이 된 진대범이 허겁지겁 줄행랑을 치려 했다.
사내가 막 돌아선 순간, 도깨비와도 같은 그림자가 그의 앞을 가로막는 것이다.
"도망이라도 가려고? 아직 내 동의도 거치지 않았잖아?" 비죽거리며 냉소 짓는 소녀가 눈썹을 치켜 올리더니 빠르고 정확하게 손을 뻗었다.
퍽, 소리와 함께 진대범이 용서를 빌기도 전에 목이 부러지고 말았다.
진씨 형제를 처리하고 나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열기가 아랫배에서부터 전해지는 것을 느낀 소녀는 두 다리에 힘이 풀려 그만 바닥에 무릎을 꿇을 뻔했다.
가슴 앞으로 빠르게 혈자리를 두 개 짚은 그녀는 열기가 피어 오르는 것을 강제로 억제하고 차분하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김서완(金書晚), 원래 21세기 약재 가문의 18대 계승자로 의술과 독약에 능통하고 무예까지 뛰어났다. 그러다 어느 날, 밤을 새워가며 읽은 소설의 세계로 영혼이 오게 된 것이다.
원래 몸 주인의 이름도 김서완이었는데, 대하국 승상댁의 아가씨이자 경성의 제일 추녀였다.
승상 아버지의 총애를 받지 못했을 뿐더러 계모에게 오랫동안 괴롭힘까지 받아온 그녀는 가문에서 줄곧 하인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며 지냈다.
평양후작부의 박창세(樸世昌)와 혼인을 약조했으나, 계모의 딸 김이연(金伊冉)이 그녀의 세자빈 자리를 탐냈다. 하여 혼인 전날 그녀에게 약을 먹여 그녀의 순결을 더럽힌 후, 자리까지 빼앗으려 한 것이다.
결국 약효를 이기지 못한 그녀가 진씨 형제들에게 끌려가는 도중에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고 말았다.
밀물처럼 밀려오는 기억을 소화해 낸 김서완은 탐스러운 입술을 한 번 핥더니 눈을 가늘게 떴다. "걱정하지 말거라. 너를 다치게 했던 사람들에게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음!"
그녀가 말을 채 끝내기도전에, 혈자리를 눌러 억제했던 약효가 다시 몰려왔다.
김서완은 이번에 참지 못하고 눈살을 깊게 찌푸렸다.
최음제의 약효는 실로 대단했다. 그녀의 독보적인 점혈술도 소용없을 정도였으니, 원래 몸의 주인이 버티지 못하고 죽은 이유가 충분했다. 지금이라도 빨리 사내를 찾아 해독을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그녀의 몸 상태로는 반 시진도 버티지 못할 것이다.
김서완은 서 있기조차 힘든 몸을 어렵게 이끌고 산 아래로 달리기 시작했다. 밤이 깊은 데다 최음제의 약효까지 치밀어 올라 앞으로 한 걸음도 내딛기 어려운 상태였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덤불을 지날 때, 그녀는 그만 발을 헛디디고 말았다.
"이런 빌어먹을. 으아아악!"
하늘이 빙빙 도는 것 같은 느낌에, 김서완은 외마디 비명을 내지르며 가파른 비탈길을 굴러 차가운 연못에 빠졌다.
얼음처럼 차가운 연못의 물에 몸을 담그고 나서야 김서완은 정신을 조금 차린 것 같았다. 빠르게 물 밖으로 헤엄쳐 나온 그녀는 얼굴에 남은 물기를 닦고 주위를 둘러보다 얼마 멀지 않은 곳에 놓인 바위 위에 바르게 앉아 있는 그림자를 발견했다.
무심한 얼굴에 두 눈을 굳게 감은 사내의 구릿빛 피부에 달빛이 드리우며 잘빠진 근육 선이 그대로 드러났다. 칠흑을 옮겨 담은 것 같은 머리카락은 바람에 휘날려 멀리서도 주변의 공기마저 내리누르는듯한 오만한 기세가 느껴졌다.
사내다!
마치 꿈을 꾸고 있는 듯한 광경에 깊이 감격한 김서완은 사막에서 단물이라도 발견한 사람처럼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연못을 가로질러 헤엄쳤다.
가까이 다가가서 본 사내의 준수한 외양에서는 검은 기운이 은은하게 감돌았다. 얼굴만 봐도 사내가 맹독에 중독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고, 바위에 앉은 그는 한담(차가운 못)에 몸을 담가 체내의 독소를 억제하고 있었다.
"다 보았느냐?" 안색이 어둡게 가라앉은 사내가 속눈썹을 살짝 들어 올리자, 눈 밑에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깊고 텅 빈 눈동자가 드러났다.
결혼 한 3년 동안, 심예은은 서운길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남자의 마음속에는 온통 첫사랑이었고 심예은에 대해서는 오직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정밖에 없었다. "아이만 낳으면 놔 줄게." 심예은이 출산의 고통을 겪고 있을 때, 서운길은 다른 여자를 품에 안고 전용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여행을 가고 있었다. "누구를 좋아하든, 나를 사랑하든 말든, 더 이상 상관하지 않을 거야. 당신에게 빚진 건 이미 다 갚았으니까. 앞으로 우리... 다시는 만나지 말자." 심예은이 떠난 후, 서운길은 그녀의 존재가 크게 느껴졌다. 방 안에는 그녀의 흔적이 가득했고 가는 곳마다 그녀의 향기가 나는 듯했다. "나한테 기회를 한 번 더 줄 수 없을까?"
3년 전, 김현빈은 한 여자를 집으로 데리고 와서 사랑한다며 결혼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 씨 집안은 이미 박지효를 며느리로 인정했고 빠른 시간 내에 결혼을 하도록 요구했다. 집안의 강력한 요구하에 김현빈은 동의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들이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지효는 꿈에서 그리던 대학의 통지서를 받았다. 두 사람은 서로의 생활에 방해하지 않기로 약속했고 그녀는 꿈을 이루기 위해 떠났다. 3년 후, 김현빈이 사랑하는 여자가 심하게 아프게 되었고 그녀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그는 박지효에게 이혼을 제시했다. 하지만 다시 돌아온 지효의 모습을 보고 현빈의 마음은 통제할 수 없이 그녀에게로 끌려가게 되었다. 그들은 정말 이혼을 할 수 있을까요? 두 사람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요?
나은별은 첫날밤을 어느 낯선 남자와 보내게 되었다. 뜨겁고 열정적인 시간을 보낸 후 다음날 아침 나은별은 자신이 이복언니의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누가 알았으랴. 지금 눈 앞의 숨 막히게 잘 생긴 남자가 재벌집 후계자라는 것을. 최한결은 처음으로 어떤 여자에게 관심이 생겨 주체할 수 없이 끌리게 되었다. 그녀의 당황한 눈빛을 보고 책임지겠다고 결혼 요청을 했지만 무정하게 거절당했다. 거절도 처음이었다. 최한결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도망가는 여자의 뒷모습을 지켜봤다. 상대방을 호빠의 남자로 생각한 나은별은 바로 선을 그으며 집으로 도망갔다. 그런데 이복언니와 새엄마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내 계획이 실패하다니! 나은별, 이번에 어떻게 도망갈지 두고 보자고.” 두 사람은 그녀를 늙고 변태적 성향이 있는 남자에게 시집을 보내 마지막 가치를 싹싹 모아 쓰려는 생각이었다. 게다가 나문일도 그 제안에 동의한 것이다. 이런! 세상에 친딸을 직접 지옥으로 보내는 아버지가 또 있나? 빠르게 생각을 정리한 후 그녀는 스피드 결혼을 하려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최한결을 만나게 되는데...
“삼촌, 한 번만 저를 사랑해주면 안 돼요?” 고진아는 눈을 반짝이며 두 손을 꼭 잡고 우한결을 향해 이 말을 했다. 수줍은 소녀의 첫 고백. 우한결은 눈 앞의 소녀를 바라보며 문득 그녀를 처음 본 날이 떠올랐다. 교복을 입고 소파에 공손하게 앉아 있었지만 꽉 쥔 주먹에서는 고집과 억울이 역력했다. 그 때의 두 눈도 지금처럼 반짝이고 밝았다. 외삼촌의 괴롭힘을 받고 있었던 고진아는 할아버지의 친구 우씨 가문 주인인 우건국을 찾아갔다. 하지만 어르신은 벌써 은퇴하셨고 도리어 모욕을 받게 되었다. 그때, 우한결이 나타난 것이다. 성년이 된 어느 날, 삼촌이 결혼한다는 소식이 전해왔다. 게다가 그녀를 해외로 보낼 생각이었다. 화가 난 고진아는 반항을 했지만 결국 우한결을 이기지 못했다. 해외에서 다시 돌아왔을 때, 그녀는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남성 질병 치료의 전문가가 되었다. 주로 “거기”를 봐주는 의사 말이다. “삼촌, 나이가 이 정도 되었는데도 결혼을 하지 않으셨는데 혹시 문제가 있는 거 아니에요? 제가 한 번 봐드릴까요?”그러면서 고진아는 우한결의 다리 사이를 흘깃했다. 약간 경멸의 뜻이 있는 것 같았다. 시선을 느낀 우한결은 차가운 기운을 뿜으며 가까이 다가와 그녀의 앞에 큰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럼, 어디 한 번 검사해봐.” 그 말에 고진아는 귀까지 빨개지며 도망갔다.
연애보다 결혼 먼저! 사랑보다 계약 먼저! 스피드 결혼의 달달한 스토리 전개! 설지윤은 할머니의 수술비를 위하여 1억의 신부값으로 결혼을 했고 김완은 할아버지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하여 결혼을 했다. 두 사람의 운명은 이렇게 시작하는데⋯⋯ 결혼 첫날 밤, 설지윤은 두 손 두 발로 김완의 몸을 감싸고 쿨쿨 잠들었다. 은은하게풍겨오는 향기,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는 김완에게는 길고 참기 어려운 밤이었다. 연봉 7천만에 작은 IT회사의 직원이라고 자기소개한 김완은 고급차에 비싼 시계, 그리고 저택도 도시 중심에 있는 별장이었다. 숨겨진 비밀이 있는 것일까? 잠깐! 김 씨 그룹 대표의 뒷모습이 너무 익숙한데⋯
동생을 대신하여 서초하는 낯선 남자와 결혼했다. 서초하는 서씨 집안이 입양한 딸이었다. 남자친구와 동생의 배신을 당하고 어머니의 수술비 때문에 그녀는 서씨 집안의 계획에 따라 양아치와 결혼을 해야 했다. 그런데 이 남자... 어딘가 달라 보였다. 3일 전, 서초하는 결혼식에서 도망쳐 경호원들의 추적을 피하면서 교외의 큰 창고에 들어갔다. 그 곳에서 서초하는 추격을 당하던 남자를 만나게 되었고 두 사람은 어쩌다 황당한 밤을 보내게 되었다. 3일 후, 다시 서씨 집안으로 돌아간 서초하는 계획대로 낯선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결혼식에 나타난 그 남자, 왠지 모르게 창고에서 만났던 사람이랑 목소리가 비슷했던 것이다. 윤서준은 악당들의 함정에 빠져 가짜 죽음으로 본가에서 도망쳐 나왔다. 최고 재벌집의 가주로서 그는 도시를 뒤흔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쫓아다니는 악당들 때문에 고민이었던 윤서준은 마침 자신과 비슷한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렇게 윤서준은 구도한이 되었고 진짜 구도한은 돈을 얻고 해외로 가게 되었다. 평범하고 조용한 결혼 생활을 할 거라고 서초하는 생각했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윤서준의 진짜 신분이 밝혀지는 날, 서초하의 마음은 어디로 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