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에 남편 내연녀의 함정에 빠지게 되었다니. 약을 먹어 뜨거워진 몸을 달래기 위해 윤우희는 낯선 남자와 황당한 밤을 보내게 되었다. 그렇게 윤우희는 남편과의 첫날밤을 잃게 되었고 그 시각 남편의 내연녀는 임신했다는 보고서를 받게 되었다. 이어지는 충격에 윤우희는 절망에 빠지게 되었고 남편에 대한 마지막 사랑마저 완전히 사라졌다. "이혼하자." 이 말과 이혼 서류를 던지고 윤우희는 남편 구인준의 집에서 나왔다. 구인준은 그저 이 또한 윤우희가 관심을 끄는 수작이라고 생각하고 개의치 않았다. 이혼 후, 윤우희는 유명한 화가가 되었고 곁에는 좋다고 따라다니는 남자들이 많았다. 그 모습을 본 구인준은 질투에 이성을 잃었고 뻔뻔스럽게 재결합하자는 요구까지 제기했다. "당신에게 아직도 내 곁에 설 자격이 있는 것 같아?" 그러면서 윤우희는 곁에 선 남자의 손을 잡았다. 주위의 분위기는 갑자기 차가워지기 시작했고 애매한 위험이 퍼지기 시작했다. "지금 네 형수를 건드릴 생각인가?" 이 도시의 전설, 거물 중의 거물 려서준인 것이다.
어둡고 호화로운 개인 영화관에서 최고 인기의 보석 경매가 생중계되고 있었다.
경매인의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2억 나왔습니다. 하나, 둘-"
윤우희의 귀에 경매인의 목소리 따위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의 신경은 온통 몸 아래에 있는 남자에게 쏠려 있었다.
그녀는 남자의 거친 행동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본능적으로 그의 어깨를 콱 물었다.
남자는 작게 신음했다.
"힘 좀 풀어." 그는 그녀의 허리를 더욱 꽉 붙잡고 굵고 거친 목소리로 명령했다.
윤우희도 자신이 깨문 것이 아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잠시 숨을 고르고 천천히 턱의 힘을 풀었다.
그녀가 사과하려는 찰나 남자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거기 힘을 풀라고 한 건 아니었는데."
윤우희는 멍해졌다.
미안한 마음이 수치심으로 바뀌고,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고, 두 사람의 몸짓은 점점 더 격렬해졌다.
경매인의 망치가 떨어졌다. "20억에 낙찰되었습니다! 구인준 씨, 축하 드립니다!"
그 이름을 들은 윤우희는 순간 몸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그녀의 변화가 너무 선명한 탓에 남자도 움직임을 멈추고 눈을 느릿하게 화면 쪽으로 돌렸다.
카메라가 구인준의 얼굴을 확대하자, 익숙한 얼굴 이목구비가 화면을 가득 채웠다.
"구씨 가문의 둘째 아들, 구인준... 아는 사이인가?" 남자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윤우희의 귓불을 장난스럽게 깨물었다.
윤우희는 눈살을 찌푸렸다. 구인준 얘기는 죽어도 하고 싶지 않았다.
"이 서비스에 잡담까지 포함되나요?" 그녀는 짜증 섞인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의 반박에 남자는 가볍게 웃었다. 몸으로 감지할 수 있는 낮은 웃음이었다.
서비스라고?
그는 그 말을 부인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그녀의 허리를 더 세게 움켜쥐고 그녀의 안을 무자비하게 침범하기 시작했다.
방 안의 공기는 그들의 열렬한 욕망과 하나 되어 고동치는 듯했고, 곧 그들의 헐떡거리는 숨결이 하나로 합쳐졌다. 그들은 동시에 절정에 도달했다.
일이 끝나자 윤우희는 남자가 샤워를 하고 있는 사이에 조용히 빠져 나왔다.
그리고 지갑에서 지폐 한 뭉치를 꺼내 의자 위에 놓아두었다. 그녀는 허리를 움켜쥐고 자리를 떴다.
마침내 욕실에서 나온 려서준은 의자 위에 깔끔하게 놓인 지폐 뭉치를 응시했다. 그는 눈을 빛내며 재미있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그는 자연스럽게 담배를 꺼내 여유롭게 불을 붙인 다음 의자에 기댄 채 손가락으로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잠시 후, 그의 비서인 송현이 긴장한 표정으로 방 안으로 들어왔다.
담배 연기가 공기 속에 은은하게 퍼져 있었다. 위험하고 음침한 분위기에 그는 온몸이 오싹해졌다. "어, 죄송합니다, 려 대표님. 제가 방심했습니다. 지금 당장 그 여성 분을 찾아 오겠습니다."
방금 귀국한 그들은 경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런데 한 여자가 삼엄한 경비를 뚫고 빠져 나간 것이다.
려서준은 거의 무관심한 듯한 표정으로 나른하게 연기를 내뿜으며 말했다.
"그럴 것 없어. 일부러... 내버려 둔 거니까."
송현이 깜짝 놀란 듯 두 눈을 크게 떴다.
바로 그때 그는 려서준의 가슴에 위치한 붉은 자국을 발견했다.
송현은 머리가 멍해졌다. 그가 려서준 밑에서 일한 이후로 려서준은 단 한 번도 여자와 잠자리를 가진 적이 없었다. 심지어 스킨십도 잘 하지 않았었다.
려서준이 어떤 비밀스러운 질병을 앓고 있어서 지금까지 여자와 사귀어 보지 못한 거라는 소문도 돌았다.
하지만 지금 이 예상치 못한 상황 앞에서 그런 말들이 전부 헛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송현이 두 번 생각하기도 전에, 려서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구인준의 사생활을 살펴 봐. 30분 안에 보고서를 내 책상 위에 올려놓도록."
오늘 밤, 윤우희는 온몸에 홧홧하게 열이 오른 채 비틀거리며 그의 방 안으로 들어왔었다.
누가 약을 먹인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녀를 품에 안은 순간, 오랜 세월 동안 지켜온 금욕이 단번에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한 가지 깨달은 사실이 있었다. 윤우희는 아직 처녀였다.
구인준과 결혼한 지 2년이 되었는데...
아직도 그의 손을 타지 않았다니?
열정적이었던 순간의 기억이 그의 깊은 곳 어딘가를 자극했고, 그는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뜻밖의 선물이지만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아쉬운 건 윤우희는 약효 때문에 자신이 누구와 함께 밤을 보냈는지 전혀 알지 못했던 것이다.
...
윤우희가 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새벽을 알리는 빛이 창문으로 스며들어 오고 있었다.
그녀는 그제서야 자신이 밖에 얼마나 오랫동안 있었는지 깨달았다. 그녀는 문 앞에 멈춰 서서 이를 갈았다.
그녀가 몇 번이고 힘이 빠져 움직일 수 없게 됐지만 남자는 끝까지 놔주지 않고 욕망을 풀었다.
돈을 주고 서비스를 받는 사람이 어느 쪽이지?
바로 그 때,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 임해연에게서 온 전화였다.
"우희야!" 임해연이 걱정스러운 듯이 거의 소리를 질렀다. "지금은 좀 어때?"
윤우희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신발을 벗어 던졌다. "좀 나아졌어." 그녀가 중얼거렸다.
임해연이 화를 내며 날카롭게 말했다. "구인준, 그 쓰레기 자식! 역겨워 죽겠어! 결혼 생활이 그렇게 하기 싫으면 그냥 지금 당장 이혼하든가! 어떤 정신 나간 남자가 자기 아내를 해칠 계략을 꾸민단 말이야?"
배신을 당했다는 생각에 윤우희의 가슴에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다.
어제는 두 사람의 결혼 2주년 기념일이었다. 구인준은 결혼 기념일을 축하하자며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윤우희는 그가 변했기를 바라며 예쁘게 차려 입었지만 결국 여느 때와 같이 실망하고 말았다. 그러다 누군가 가져다 준 약물이 들어간 술을 마셔 그런 밤을 보내게 된 것이다.
구인준이 정말 이 일의 배후에 있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자 씁쓸해진 윤우희는 지친 몸으로 느릿느릿 계단을 올랐다. "괜찮아, 해연아. 내가 알아서 할게."
하지만 임해연은 그녀가 마음이 약한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알아서 해?" 알아서 한다니,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말만 해, 언제라도 달려갈 테니까. 이 하이힐로 그 자식 고환을 날려버리겠어!"
윤우희는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지만, 친구의 말에 지친 미소가 떠올랐다.
바로 그 때, 임해연이 갑자기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근데, 어젯밤에 너랑 있었던 그 남자 누구야?"
윤우희는 걸음을 멈췄다. 기분 나쁜 예감이 등골을 타고 올라왔다. "네가 부른 호스트 아니야?" 그녀가 불안한 듯 물었다.
"내가 부르긴 했지." 임해연이 갑자기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근데 네가 안 갔다며. 오늘 아침에 문자 왔던데? 밤새 기다렸는데 아무도 안 왔다고. 그럼… 도대체 누구랑 같이 있었던 거야?"
사실을 깨달은 윤우희는 숨을 헐떡이기 시작했다.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그녀의 침실 문이 삐걱거리며 열렸다.
고개를 든 그녀는 깜짝 놀라 심장이 떨어질 뻔했다. 샤워를 하고 허리에 수건을 느슨하게 두른 구인준이 서 있었다. 아직 물에 젖어 축축한 머리카락이 이마에 달라붙어 있었다. 그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낮고 위협적인 목소리로 물었다.
"무슨 남자?"
눈이 많이 내린 한겨울. 목운산장 뒷산 깊은 골목에 무정하게 버려진 한 여인의 모습. 사마음, 마(魔)의 음(音)이란 뜻을 땄다. 그녀의 이름. 몸이 땅과 부딪치는 순간, 사마음은 눈을 번쩍 떴고 이어 몸에서 전해지는 통증에 그녀는 현실이라는 자극을 받게 되었다. “나, 환생한 거야?” 전생의 사마음은 질식하여 죽게 되었다. 상서부의 첫째 딸인 사윤설이 돌아온 후, 둘째 소저인 사마음은 모든 사랑을 잃게 되었다. 이야기는 길었다. 아무튼 사마음 악몽같은 삶은 사윤설이 상서부로 들어온 그 순간부터 시작되었고 오늘은 전생에 사윤설의 계략에 빠져 다리가 부러진 날이었다. 하얀 눈은 소리없이 내리고 있었다. 숨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움직일 수 없는 무력감에 사마음의 마음은 점점 차가워졌다. “사마음!!!” 그때 누군가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사마음은 마지막 힘을 다하여 응하였다. “여기요!” 장화가 눈을 밟는 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졌고 큰 그림자가 눈 앞을 가렸다. “어쩌다... 자신을 이리도 불쌍하게 만든 것이냐.” 그러면서 남자는 떨리는 손을 내밀어 조심스럽게 사마음을 품에 않았다. 이혁! 이름난 간신. 전생에도 이 남자는 그녀를 조심스럽게 품에 안고 수많은 화살에 찔려 목숨을 잃게 되었다. 이렇게 다시 만나다니. 사마음은 그의 소매를 꽉 잡았다. 그 동작에 이혁의 마음은 급격히 조였고 빨개진 눈으로 사마음을 바라보며 말했다. “걱정 말거라, 내가 널 지킬 것이니.” ‘이번 생은 내가 널 지킬 것이야.’ 사마음의 결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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