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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치 않는 아내, 세상이 탐내다

원치 않는 아내, 세상이 탐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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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B시의 유명한 재벌인 박대표가 결혼했는데, 신부의 미모가 평법하고 천한 집안 출신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3년 동안 그는 그녀를 냉랭하게 대하며 낯선 사람처럼 무시하며 지냈다. 강은정은 묵묵히 모든것을 참고 그를 깊이 사랑하며 자존심을 희생하고 자아를 포기했다.  드디어 그의 첫사랑이 귀국하는 날, 그는 그녀와의 결혼은 첫사랑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강은정은 가슴이 찢어지듯 아프지만 이혼 서류에 서명하고 암울하게 떠났다. 3년 후, 강은정은 미친 미모로 돌아왔는데 그녀는 최고 외과전문의이자 최고 피아니스트로 거듭나 있었다. 전남편은 후회했다. 폭우속에서 그녀를 꼭 껴안고 목소리는 떨렸다."여보, 당신은 내 거야..."

제1화 그녀가 돌아오다

낮게 드리워진 구름 사이로 별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밤. B시의 하늘에는 구멍이 뚫린 것처럼 폭우가 세차게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그때, 폭우에 온몸이 젖은 강은정이 케이크 상자를 소중하게 품에 안고 드림 클럽에 도착했다.

VIP 룸 앞에 선 그녀가 손잡이를 밀고 안으로 들어가려 할 때.

"한예은, 네가 갑자기 사라진 3년 동안 박세훈이 널 얼마나 찾아 다녔는지 알아? 이제야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났네."

낯설지 않은 목소리에 다시 룸 앞에 멈춰 서야만 했다.

한예은? 설마 박세훈이 아직까지 잊지 못한 전 여자 친구 한예은인 걸까?

"세훈 씨 결혼했다고 했잖아?" 뒤이어 나긋한 목소리의 한 여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예은아, 넌 그 여자 신경 쓸 필요도 없어. 세훈이 아빠가 네 목숨을 담보로 세훈이를 협박했어. 세훈이가 그때 다른 여자와 결혼하지 않았다면 네 목숨이 위험해졌을 거야. 세훈이는 널 지키기 위해 그 여자와 결혼한 거고."

"정말이야?" 한예은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깜짝 놀란 목소리로 되물었다.

"그렇다니까. 그렇지 않으면 박세훈이 강은정과 결혼할 이유가 없지 않겠어? 돼지처럼 뚱뚱한 데다 생긴 건 얼마나 못생겼는지. 게다가 사생아 출신에, 박세훈이 아버지한테 복수하기 위해 일부러 강은정과 결혼했잖아."

본의 아니게 VIP 룸 밖에서 가만히 엿듣게 된 강은정의 안색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3년 전, 박세훈이 그녀에게 청혼했을 때 설레는 마음에 밤새 눈도 붙이지 못했었다. 그러나 그 뒤에 이렇게 잔혹한 진실이 숨겨져 있을 줄 누가 알기나 했을까.

그때의 그녀는 자신이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자부하며 지냈었다. 못생기고 뚱뚱한 데다 사생아인 그녀와 결혼한 이유가 아버지에게 복수하기 위함이었다니...

하얗게 질린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번진 강은정은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휘청거렸으나 문손잡이를 꽉 잡고 다시 몸을 가다듬었다.

"그나저나 다섯 시간이 다 돼가는데 강은정은 안 오는 거 아니야? 게다가 딜라 디저트는 동교 부근에 위치해 있잖아. 왕복 3시간도 넘는 거리에 대기가 어마어마할 텐데. 강은정이 아무리 멍청해도 폭우를 뚫고 다녀올 만큼 멍청하진 않겠지."

"박세훈의 요구라면 딜라 디저트가 아니라 이웃 나라까지 다녀왔을 거야. 강은정이 박세훈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몰라서 그래? 멍청한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안에서 들려오는 비아냥거리는 소리에도 불구하고 강은정은 태연한 얼굴로 깊게 심호흡을 한 뒤 문고리를 힘껏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시선이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소파에 기대앉은 남자에게 고정되었다.

편안한 모습으로 소파에 기대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남자의 몸에서는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기세가 흘러 넘쳤다.

짙은 이목구비에 오만한 표정까지, 어느 각도로 보나 흠잡을 데 하나 없이 완벽했다.

이 남자가 바로 강은정의 남편이자 전황 재단의 대표인 박세훈이다.

강은정이 룸 안으로 들어오자 떠들었던 룸이 일순간 조용해졌다.

그때, 조롱 섞인 목소리가 침묵을 깼다. "예은아, 세훈의 아내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다고 했었지? 여기 있네. 이렇게 생겼어."

강은정의 현재 모습은 그야말로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폭우에 흠뻑 젖은 옷은 그녀의 몸에 꼭 달라붙어 울퉁불퉁한 몸매가 그대로 드러났다. 축축한 얼굴에 붙은 머리카락 때문에, 얼굴에 자리한 검은 반점도 더욱 선명하게 도드라진 것 같았다.

강은정은 그녀를 무시하는 박세훈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앞으로 다가가 억지 미소를 지으며 케이크를 탁자 위에 올려 두었다. "세훈 씨, 당신이 부탁한 케이크 사 왔어요."

박세훈은 그녀에게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없이 케이크를 한예은에게 내밀었다. "얼른 먹어."

한예은은 쑥스러운 듯 싱긋 미소 지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난 그냥 해본 말인데, 진짜 은정 씨한테 부탁할 줄 몰랐어요."

그의 말에 강은정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마치 날카로운 비수가 그녀의 심장에 날아와 마구 난도질해 놓은 것 같은 통증이었다.

그녀가 다섯 시간이나 고생하며 포장해 온 케이크가 한예은을 위한 것이었다고?

"예은아, 세훈이 널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이제 알겠어? 네가 원한다면 케이크가 아니라 하늘의 별까지도 따다 줄 수 있는 놈이야."

"그래, 그러니까 부끄러워하지 말고 얼른 먹어. 은정 씨가 다섯 시간이나 고생하며 포장해 왔는데, 무시할 수는 없잖아."

소매 아래로 떨군 강은정이 주먹을 더욱 세게 쥐었다.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자신이 광대가 된 거 같은 기분이었다.

그제야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난 박세훈이 긴 다리를 이용해 그녀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얼음장보다 차가운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내려앉았다. "거실 탁자 위에 이혼 서류가 있을 거야. 집에 돌아가자마자 사인부터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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