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안 형편은 가난속의 가난이었다. 대학교 등록비는 물론 생활비마저 낼 수 없었다. 나는 먹고 살기 위하여 매일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 그때 나는 그녀를 만났다. 모든 남자들이 데이트 신청을 하고 싶은 그 여자. 봄날의 꽃처럼 따뜻하고 아름다웠다. 나는 자신이 그녀 사이에 넘기기 힘든 장벽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요기를 내서 용감하게 고백을 했다. 놀랍게도 그녀는 나의 고백에 감동을 받았고 나와 만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나에게 아름답고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사귀는 기념으로 내가 그녀에게 최신형, 고급 핸드폰을 사주기를 원했다. 나는 더욱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했고 반 친구의 더러운 빨래까지 했다. 한 달 후, 나는 마침내 돈을 모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원하는 선물을 사서 예쁘게 포장을 했다. 하지만 내가 선물을 가지고 그녀를 찾으러 갔을 때 그녀가 탈의실에서 농구팀 주장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나의 부족함을 무자비하게 놀렸고 나를 바보로 만들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녀가 바람을 피운 남자는 나에게 주먹을 날렸다. 절망감이 밀려왔지만 그들이 나의 감정을 짓밟도록 허용하며 바닥에 누워 있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괴로웠다. 힘들었다. 그때 나는 아버지의 전화를 받았다. “아들, 사실 우리 집에 숨겨진 비밀이 있어......” 나는 억만장자의 아들이었다. 재벌 2세라는 뜻이다. 나의 인생이 뒤바뀌기 시작했다.
한 대학교 체육관.
파란색 농구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체육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들어가자마자 그는 체육관에 굴러다니는 빈 물병과 탄산음료 캔을 집어 들었다.
"대학이 매일 농구 경기를 열면 좋을 텐데. 그러면 100만원은 쉽게 모일 거야. 생일 선물로 채영이 줄 아이폰 사기도 쉬울 거야."
김민재는 정돈되지 않은 체육관을 바라보았다. 여기저기에 빈 병과 캔이 많았다.
그가 그것을 줍고 있을 때 탈의실에서 한 무리의 남학생들이 몰려나왔다.
그 가운데 빨간 머리의 정민형이 보였다. 그는 친구들과 장난치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정민형은 김민재를 보고는 근처에 있던 양말을 주워 김민재에게 던졌다.
피할 새도 없이 양말은 김민재의 얼굴에 맞고 떨어졌다. 톡 쏘는 시큼한 냄새가 그의 코를 스쳤다.
"야, 내가 너 돈 쉽게 벌라고 애들한테 일주일 동안 빨래하지 말고 옷 두라고 했어. 냄새 죽이지?"
정민형이 그의 친구들에게 손짓하자 다른 사람들도 김민재 쪽으로 더러운 빨랫감을 던졌다.
"너 같은 쓰레기는 학교에서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어!"
"너무 쪽 팔린다!"
"쓰레기 줍는 게 아니라, 일부러 우리 재미를 망치려고 그러는 거 아니야?"
"이 바보야!"
"나는..."
김민재는 어깨 위에 있었던 더러운 양말을 털어냈다. 그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렇지만 그는 정민형에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김민재는 가난한 집안의 대학생에 불과했다.
그는 주말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시간이 나는 대로 과외나 숙제 대행을 하며 돈을 벌었다.
그가 대학에 다닐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김민재가 선택권이 있다면 정민형처럼 지나치게 거만하고 자기 중심적인 사람과는 절대 아무것도 같이 하지 않을 것이다.
등록금을 내기 위해서는 김민재는 이 일을 계속 해야만 했다. 그는 자존심이 상했지만 분노를 억눌렀다.
깊은 한숨을 내쉬고 김민재는 정민형과 그 친구들이 던진 옷들을 봉투에 담기 시작했다.
"10만원." 김민재가 말했다.
정민형은 지갑에서 10만원을 꺼내 김민재에게 던졌다.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정민형은 말했다. "자, 다른 부탁. 10만원 짜리야. 학교 출입구에 소포 하나 갖다 줘. 차선우 주면 돼."
정민형은 그의 나머지 친구들과 함께 웃으며 그 자리를 떠났다.
김민재는 떨어진 돈을 주웠다. 돈을 쥔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어쩌겠어. 돈 버는 일인데. 해야지. 괜찮아.' 김민재는 스스로 생각했다.
그는 텅 빈 체육관에 남아 남은 쓰레기를 치웠다.
청소가 끝나고 김민재는 재활용 센터로 향했다. 모은 공병들을 팔기 위해서였다.
그의 일은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김민재는 차선우를 위해 학교 대문으로 달려가서 소포를 챙겼고 다시 체육관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김민재는 오늘 번 돈을 꺼내 세어 보았다.
그는 지쳤지만 그 돈은 그에게 큰 가치가 있었다.
그의 사랑하는 여자친구의 선물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고 싶어했다.
문 앞에서 선 김민재는 여자의 신음 소리를 듣고 걸음을 멈추었다.
'뭐야? 왜 목소리가 익숙하지?'
문 반대편 여자의 신음 소리는 계속됐다.
김민재의 얼굴은 붉어지고 그의 심장이 세게 뛰기 시작했다. 무언가 불길했다.
그 목소리는 김민재의 여자친구 박채영의 목소리와 너무 닮았다.
"선우야, 너무 좋아. 그렇게...멈추지 마."
"이제 그만. 자, 우리 채영이. 지나가다가 너한테 어울릴 것 같아서 샀어. 속옷이야. 다음엔 이거 입고 하고 싶어."
김민재는 그들의 대화를 똑똑히 들었다. 그의 여자친구가 분명했다.
"채영아? 뭐해?"
분노한 김민재는 문을 발로 차며 열었다.
그는 자신이 본 것에 놀라 멍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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