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그날, 신랑은 나타나지 않았고 송가은은 홀로 대기실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모든 손님들 앞에서 웃음거리가 되었고 억울함과 분노에 결혼식이 끝난 후 그녀는 별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어두운 밤, 병원에서 업무를 하고 있던 중, 사람들에게 쫓기는 피투성이가 된 남자가 쳐들어왔는데...... “내가 책임질게.” “괜찮아요, 연기였어요.” 홧김에 송가은은 자신을 남자에게 주었고 그렇게 두 사람은 뜨거운 밤을 보내게 되었지만 그들은 상대방의 정체를 몰랐다. 두근거리는 심장이 가까이 다가가면서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까요?
병원 당직실에서 송가은은 의사 가운을 입고 있었다.
오늘 밤은 결혼 첫날 밤이었다.
하지만 동료가 송가은에게 밤 근무를 부탁했을 때 그녀는 주저 없이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송가은은 의사 가운을 곧게 펴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어차피 그녀가 어디로 가든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갑자기 밖에서 누군가가 발로 문을 격렬하게 차고 있었다. "쿵" 소리가 나며 문은 벽에 부딪혔다.
송가은이 무슨 일인지 보려고 고개를 들기도 전에 전등 스위치의 딸깍 소리가 들리자 방 전체가 깜깜해졌다.
겁에 질린 송가은은 머리카락이 쭈뼛 서도록 떨었다.
"누구지.."
그녀가 다른 말을 하기도 전에 갑자기 테이블 위로 밀려났다. 큰 소리와 함께 탁자 위에 있던 물건들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송가은은 날카로운 칼날이 목을 누르는 차가움을 느낄 수 있었고, 이상한 목소리가 외쳤다. "조용히 해!"
눈이 어둠에 적응하자 남자의 눈동자는 눈에 띄었지만 얼굴은 거의 알아볼 수 없었다. 날카롭고 차가웠다.
금속성 피비린내가 코를 가득 채웠다. 그녀는 즉시 이 남자가 다쳤다는 것을 알았다.
의사로 훈련받은 덕분인지, 그녀는 이런 공포와 스트레스 가득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 익숙했다.
그녀는 남자를 걷어차려고 다리를 슬쩍 들어 올렸다. 그러나 그녀가 움직이는 순간 남자가 눈치채고 불안해하는 그녀의 다리를 힘껏 눌렀다.
"이쪽으로 가는 걸 봤어!" 멀리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때 송가은은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
금방이라도 들이닥칠 것만 같았다.
절망의 순간, 남자는 갑자기 고개를 숙이고 송가은을 향해 입을 맞췄다.
눈을 크게 뜬 송가은은 그의 강압적인 키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며 남자를 밀쳐냈다. 다행히도 그는 손에 들고 있는 칼로 그녀를 해치지 않았다.
송가은은 방금 일어난 일을 머릿속에서 정리하지 못한 채 멍한 표정으로 입술을 만졌다.
바로 그때 문고리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결심을 굳힌 송가은은 이를 악물고 남자의 목을 두 팔로 감쌌다. 망설임 없이 그녀는 고개를 들어 남자에게 키스했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내가 도와줄 수 있어요..."
남자는 소리 내어 침을 삼켰다. 다음 순간, 그가 움직였다. 그의 뜨거운 입김이 그녀의 귀에 닿았고, 그의 목소리는 낮고 섹시했다. "내가 리드 할게."
하지만 그는 그녀를 오해한 것 같았다. 송가은은 연기를 하려던 것뿐이었다.
문이 열리자 그녀는 비디오에서 들었던 소리를 흉내 내며 최대한 큰 소리로 신음 소리를 냈다.
남자는 잠시 넋을 잃었다. 그녀는 너무나 매혹적이고 매력적이었다.
문 앞에 있던 사람들도 그녀의 신음소리를 듣고 멍한 표정을 지었다.
"뭐야? 그냥 커플이 여기서 키스하고 있는 거네! 병원에서 이런 짓을 하다니 믿을 수가 없어."
문이 조금 더 열렸다. 복도의 불빛이 송가은의 몸을 비췄다. 남자는 훔쳐보는 사람들의 눈을 가리려고 몸을 움직였다. 희미한 불빛 속에서 밖에 있던 사람들은 두 사람이 포옹하고 키스하는 것만 볼 수 있었다.
"저 사람은 확실히 강도윤이 아니야. 심하게 다쳤잖아. 여자가 아무리 섹시해도 이럴 힘이 남아 있지 않을 거야."
"저 여자는 신음 소리를 정말 잘 내는 건 인정해야겠네."
"닥치고 움직여! 강도윤을 못 찾으면 우린 끝장이야!"
곧 발자국 소리가 사라졌다.
남자는 자신을 따라오던 습격자들이 떠났다는 것을 알았지만 여자에게서 떨어질 수 없었다. 그는 욕망에 눈이 멀어 이성을 잃고 입술을 핥았다.
위기가 지나가자 송가은은 남자를 밀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손바닥이 남자의 가슴에 닿자마자, 정략결혼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그녀의 인생은 결혼 생활을 포함하여 다른 사람들에 의해 통제되어 있었다.
탐욕에 사로잡힌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를 강씨 가문과 결혼하도록 강요했다.
그녀의 할아버지는 강씨 가문의 가부장이었던 강철산의 운전사였다. 운명처럼 할아버지는 사고로 강철산의 목숨을 구하다 돌아가셨다.
그녀의 가족이 운영하는 작은 회사는 막대한 부채가 쌓여 파산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녀의 교활한 아버지는 강씨 가족에게 돈을 요구하면 그들의 호의가 소진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딸을 강철산의 손자인 강도윤과 결혼시키려는 악랄한 계획을 세웠다.
이렇게 해서 그들의 가족은 마침내 결혼으로 묶여 강씨 가문과 더욱 견고한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강씨 가문의 부를 고려할 때 앞으로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강씨 가족은 이 제안을 거절할 여력이 없었고, 거절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그들의 명예를 잃을 위험 부담이 있었다.
강도윤은 이 정략결혼에 극도로 불만을 품고 있었기 때문에 신부가 될 사람에게 자신이 아내라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반면 그 누구도 송가은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신랑은 양가 가족 외에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연회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송가은은 연회장에 홀로 남겨진 채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녀는 엄청난 수치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녀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 때문인지 송가은의 억눌렸던 반항심이 갑자기 폭발했다.
그녀의 삶은 타인에 의해 통제되었기 때문에 살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방식으로 운명에 저항하기로 결정했다!
송가은은 별다른 저항 없이 이 낯선 사람에게 처음으로 몸을 맡겼다.
그 남자는 그녀의 뺨에 부드럽게 키스를 하고는 낮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 "다시 올게" 그리고 재빨리 떠났다.
송가은은 오랫동안 일어날 수 없었다. 그 남자는 그녀를 거칠게 다뤘기 때문에, 다리 사이에 화상을 입은 듯한 쓰라린 통증이 느껴졌다.
그 순간 그녀의 전화벨 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
그녀는 손을 뻗어 휴대폰을 집어 들고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에서 불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정 선생님, 긴급 상황입니다! 빨리 이리 와 주세요!"
송가은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알았어요, 곧 갈게요" 차분하게 대답했다.
전화를 끊은 후 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흐트러진 옷과 다리 사이의 끈적끈적한 느낌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실제로 일어난 일이었다. 그녀는 결혼 첫날 밤 낯선 남자와 밤을 보냈다.
이것은 그녀가 인생에서 한 일 중 가장 반항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고민을 할 시간이 없었다. 환자에게 달려 가야 했기 때문이다. 이를 악물고 그녀는 재빨리 옷을 입고 응급 센터로 달려갔다.
송가은은 밤 새 바빴다.
마침내 당직실로 돌아왔을 때, 그녀는 본인 모습이 엉망진창이라는 것을 알았다.
몇 시간 전 이곳에서 일어난 일을 떠올리며 그녀는 괴로워하며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쓸어 넘겼다.
"제 근무 시간을 대신 맡아줘서 고마워요, 송 선생님." 송가은의 동료인 정오연이 감사한 미소를 지으며 걸어 들어왔다.
송가은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천만해요."
"이제부터 제가 맡아서 할 게요. 돌아가서 좀 쉬세요." 정오연은 이제서야 방이 엉망인 것을 알아차렸다. 정오연은 눈썹을 치켜 뜨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무슨 일 있었어요?"
송가은은 당황한 표정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아까 실수로 탁자 위에 있던 물건을 넘어뜨렸어요. 그나저나 돌아오셨으니 전 이제 집에 가 볼게요."
정오연은 송가은이 이상하게 행동한다고 느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어깨를 으쓱하고 허리를 굽혀 바닥에 있는 아무 물건이나 집어 들기 시작했다.
송가은이 떠난 직후, 병원장과 강도윤의 비서인 이민수가 문 앞에 나타났다.
"어젯밤 당직 의사 정오연 선생님입니다." 병원장이 말했다.
이민수는 방으로 들어와 의사 가운에 달린 정오연의 명찰을 들여다보았다. "저와 함께 가시죠."
정오연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어디로 가는데요?"
"곧 알게 되겠죠. 그냥 저를 따라오시면 돼요." 이민수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반면 병원장은 그녀의 망설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힘껏 끌어당기며 속삭였다. "강도윤 씨를 기다리게 하지 마세요."
결혼식 그날, 신랑은 나타나지 않았고 송가은은 홀로 대기실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모든 손님들 앞에서 웃음거리가 되었고 억울함과 분노에 결혼식이 끝난 후 그녀는 별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어두운 밤, 병원에서 업무를 하고 있던 중, 사람들에게 쫓기는 피투성이가 된 남자가 쳐들어왔는데...... “내가 책임질게.” “괜찮아요, 연기였어요.” 홧김에 송가은은 자신을 남자에게 주었고 그렇게 두 사람은 뜨거운 밤을 보내게 되었지만 그들은 상대방의 정체를 몰랐다. 두근거리는 심장이 가까이 다가가면서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까요?
서한별은 손톱으로 주태현의 등을 파고들었다. 흘러내리는 땀방울이 은은한 조명하에 매혹적으로 반짝거렸고 끈적거리는 욕망이 뜨겁게 공기에 퍼졌다. 그녀의 벌어진 입술은 주태현의 어깨를 탐했고, 이내 둘은 깊은 사랑을 나눴다. 몸의 열기에 서한별은 눈을 가늘게 떴고 주태현의 부드러움을 느끼고 있을 때,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이제 그만하자. 나 곧 결혼해.” 이날을 예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런 순간에 들을 줄은 몰랐다. 그리고 서한별은 지금 임신했다. 그녀는 자신의 사랑으로 주태현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줄 알았지만, 모든 것은 그녀만의 착각일 줄이야. 결국 서한별은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고, 3년 후 다시 주태현 앞에 나타났을 때 곁에는 다른 남자가 서 있었다. 주태현은 흔들리는 마음을 통제할 수 없었고 그녀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한별아, 우리 결혼하자.” 서한별은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주태현 씨, 죄송하지만, 저 약혼했어요.”
"이혼하자, 그래." 한예름은 김도욱에게 일편단심이었다. 결혼한 3년 동안 한예름은 자신의 모든 빛과 칼날을 숨기고 오직 김도욱을 위해 헌신했다.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는 그런 현명하고 소박한 아내의 모습, 김도욱이 원하는 대로. 하지만 그녀의 뜨거운 마음은 차갑게 바닥에 버려졌고 무정하게 짓밟혔다. 가벼운 이혼 서류로 끝나게 되는 한예름의 아름다운 꿈. 그녀는 절망 속으로 뛰어들었고 김도욱의 집을 떠났다. 가져간 건 오직 그녀의 소지품과 어린 시절 두 사람의 목숨을 구해줬던 트렁크뿐이었다.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온 한예름은 점점 깨닫게 되었다. 남자는 쓸모 없다는 것. 자신을 구원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 뿐이라는 걸.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향사, 정보 그룹 코브웹의 창시자, 해커 지상 지하 세계를 통제하는 신비 조직의 후계자도 그녀였다. 김도욱이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을 때, 한예름은 이미 그가 닿을 수 없는 높이에 서 있게 되었다. "예름아, 내가 잘못했어. 우리 어릴 때 좋았잖아. 내가 널 구해줬잖아, 기억나?" 한예름은 예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글쎄, 그 기억, 정말 당신의 것이 맞을까?" 그러면서 옆에 있는 남자의 손을 꼭 잡고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남자는? 세계를 뒤흔드는 거물, 박운호인 것이다!
눈이 많이 내린 한겨울. 목운산장 뒷산 깊은 골목에 무정하게 버려진 한 여인의 모습. 사마음, 마(魔)의 음(音)이란 뜻을 땄다. 그녀의 이름. 몸이 땅과 부딪치는 순간, 사마음은 눈을 번쩍 떴고 이어 몸에서 전해지는 통증에 그녀는 현실이라는 자극을 받게 되었다. “나, 환생한 거야?” 전생의 사마음은 질식하여 죽게 되었다. 상서부의 첫째 딸인 사윤설이 돌아온 후, 둘째 소저인 사마음은 모든 사랑을 잃게 되었다. 이야기는 길었다. 아무튼 사마음 악몽같은 삶은 사윤설이 상서부로 들어온 그 순간부터 시작되었고 오늘은 전생에 사윤설의 계략에 빠져 다리가 부러진 날이었다. 하얀 눈은 소리없이 내리고 있었다. 숨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움직일 수 없는 무력감에 사마음의 마음은 점점 차가워졌다. “사마음!!!” 그때 누군가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사마음은 마지막 힘을 다하여 응하였다. “여기요!” 장화가 눈을 밟는 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졌고 큰 그림자가 눈 앞을 가렸다. “어쩌다... 자신을 이리도 불쌍하게 만든 것이냐.” 그러면서 남자는 떨리는 손을 내밀어 조심스럽게 사마음을 품에 않았다. 이혁! 이름난 간신. 전생에도 이 남자는 그녀를 조심스럽게 품에 안고 수많은 화살에 찔려 목숨을 잃게 되었다. 이렇게 다시 만나다니. 사마음은 그의 소매를 꽉 잡았다. 그 동작에 이혁의 마음은 급격히 조였고 빨개진 눈으로 사마음을 바라보며 말했다. “걱정 말거라, 내가 널 지킬 것이니.” ‘이번 생은 내가 널 지킬 것이야.’ 사마음의 결심이었다.
어두운 밤, 더러운 흙물과 썩어가는 음식물이 뒤범벅되어 역겨운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습기가 꽉 찬 이 공간에는 한 여인이 바닦에 쓰러져 있었다. 그녀는 한 쪽 눈만 가지고 있고 얼굴에는 무서운 큰 흉터가 있었다.온 몸은 피투성이가 되었고 아무렇게나 내버려져 허약하게 숨만 내뿜고 있었다. 주위에는 화려하게 차려입은 세 남자가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연우를 살릴수만 있다면 너 하나따위...” 뒷말은 들리지 않았다. “으아아아!” “아가씨!”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려보니 청아가 보였다. ‘어찌된 일인가? 청아는 이미...” 그리고 거울속 자신의 얼굴을 보고 소가연은 깨달았다. 환생. 빠르게 상황을 파악한 그녀는 복수의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그런데? 전생에 차갑기만 하던 황숙이 매일 곁에 나타나면서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무공에 의술에 독까지 능통한 소가연에게 숨겨진 비밀이 점점 궁금해진 것이다. “내 왕비가 되어줄 수 있겠느냐?”
현시대 최고의 법의가 승상댁 적녀의 몸으로 환생했다. 시체를 뒤집고 만지고 하얗고 예쁜 얼굴을 가까이 대고 냄새까지 맡는 초청황의 모습을 보며 군무진은 물었다. “무섭지도 았느냐?” “죽은 사람이지 않습니까?” “귀신이 될 수도 있지 않느냐?” 그 말을 들은 초청황은 어이가 없다는 시선을 뒤로 흘깃 던지고 비웃다는 듯 대답했다. “사람이 백 배 더 무섭습니다. 왕야, 시체가 무서우면 밖에 나가서 약초나 다지십시오. 저를 방해하지 마시고요.” 그러자 군무진은 손을 뻗어 그녀의 가는 허리를 잡고 품으로 당기고는 턱을 잡아 올렸다. 하던 일이 방해되자 초청황은 불만의 눈빛으로 군무진을 바라보며 반항했다. “구왕야, 지금...” 군무진은 입꼬리를 올리고 정확히 그녀의 말랑한 입술을 향하여 고개를 숙였다. 밤은 조용했고 공기속에는 향긋한 꽃 냄새가 풍겼다. 봄이로구나. (시체 내심: 저기... 제 배를 좀 닫아주시겠어요?) 환생을 하였지만 초청황은 운명에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현대 최고의 천재 법의로서 그녀는 두려울 것도 없이 그 세상의 제일 빛나는 존재가 되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것이다.” “네 곁에는 내가 있을 것이다.” 군무진은 다정한 시선으로 정상에 서 있는 초청황을 바라보았다. 초청황 역시 군무진을 향하여 아름다운 웃음을 지었다.
결혼 한 3년 동안, 심예은은 서운길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남자의 마음속에는 온통 첫사랑이었고 심예은에 대해서는 오직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정밖에 없었다. "아이만 낳으면 놔 줄게." 심예은이 출산의 고통을 겪고 있을 때, 서운길은 다른 여자를 품에 안고 전용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여행을 가고 있었다. "누구를 좋아하든, 나를 사랑하든 말든, 더 이상 상관하지 않을 거야. 당신에게 빚진 건 이미 다 갚았으니까. 앞으로 우리... 다시는 만나지 말자." 심예은이 떠난 후, 서운길은 그녀의 존재가 크게 느껴졌다. 방 안에는 그녀의 흔적이 가득했고 가는 곳마다 그녀의 향기가 나는 듯했다. "나한테 기회를 한 번 더 줄 수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