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시대 최고의 법의가 승상댁 적녀의 몸으로 환생했다. 시체를 뒤집고 만지고 하얗고 예쁜 얼굴을 가까이 대고 냄새까지 맡는 초청황의 모습을 보며 군무진은 물었다. “무섭지도 았느냐?” “죽은 사람이지 않습니까?” “귀신이 될 수도 있지 않느냐?” 그 말을 들은 초청황은 어이가 없다는 시선을 뒤로 흘깃 던지고 비웃다는 듯 대답했다. “사람이 백 배 더 무섭습니다. 왕야, 시체가 무서우면 밖에 나가서 약초나 다지십시오. 저를 방해하지 마시고요.” 그러자 군무진은 손을 뻗어 그녀의 가는 허리를 잡고 품으로 당기고는 턱을 잡아 올렸다. 하던 일이 방해되자 초청황은 불만의 눈빛으로 군무진을 바라보며 반항했다. “구왕야, 지금...” 군무진은 입꼬리를 올리고 정확히 그녀의 말랑한 입술을 향하여 고개를 숙였다. 밤은 조용했고 공기속에는 향긋한 꽃 냄새가 풍겼다. 봄이로구나. (시체 내심: 저기... 제 배를 좀 닫아주시겠어요?) 환생을 하였지만 초청황은 운명에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현대 최고의 천재 법의로서 그녀는 두려울 것도 없이 그 세상의 제일 빛나는 존재가 되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것이다.” “네 곁에는 내가 있을 것이다.” 군무진은 다정한 시선으로 정상에 서 있는 초청황을 바라보았다. 초청황 역시 군무진을 향하여 아름다운 웃음을 지었다.
막대 사탕을 입에 문 초청황이 능숙하게 자신의 공구함을 열었다. "이번엔 워낙 고귀한 신분의 거물이라서 감이 잘 잡히지 않네."
"청황, 넌 법의관이야, 법의관이라고! 본업을 할 때는 엄숙하고 진지하게 대해주면 안 될까? 특히 네 입에 물고 있는 그 사탕 말이야. 시체를 보고도 입맛이 있니?" 초청황의 직장 동료 곽효동은 한껏 미소를 머금은 초청황을 쳐다보며 머리가 아프다는 듯 물었다
아리따운 아가씨거늘, 스물 여덟이 되도록 만나는 남자는 물론 근처에 수컷 하나 없었다. 아, 곽효동은 별도로 처리하는 걸로 하고.
아무튼 초청황의 예쁘장한 얼굴과 얌전해 보이는 인상에 구애를 하는 남자들도 무수히 많았지만, 시체 해부에 대한 그녀의 변태적인 열정과 광기 때문에 남자들은 보따리를 싸들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가 버리고 말았다.
"선배, 당분 is 도파민! 몰라요? 기분이 좋아야 일 효율도 올라가죠. 선배도 하나 먹어봐요." 말을 하면서 초청황은 자신의 가방에 넣은 막대 사탕을 꺼내 곽효동에게 건넸다.
그녀의 말에 곽효동의 안색이 사색이 되더니 연신 손사래를 쳤다. "싫어, 이번 부검을 절대 쉽게 생각하면 안 돼. 고인은 고위 관리인으로, 많은 기밀 정보가 연루되어 있다는 소문이 있어. 입막음 때문에 살해당했을 확률이 커. 위에서 무슨 생각으로 하필이면 우리 두 사람한테 부검을 맡겼는지, 좋은 일도 아닌데 말이야..."
"좀 조용히 해!" 날카로운 목소리로 곽효동의 말을 끊어먹은 초청황은 시체의 배를 천천히 갈랐다. 한참 뒤집더니 안에서 작은 쇠고리 모양의 물건을 발견했다. "키다."
"무슨 키지?" 곽효동이 호기심에 가까이 다가가 물었다.
식염수로 열쇠를 깨끗하게 닦은 초청황이 자세히 관찰하며 대답했다. "은행 금고 열쇠인 것 같아요. 사망자는 피습을 당하기 전에 열쇠를 삼켰을 거예요."
"죽을 때 집 내부가 엉망진창이었다고 하던데, 설마 범인이 찾는 물건이 이 열쇠일까?" 곽효동은 더욱 심각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조심스럽게 입술을 깨문 초청황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일단 위에 보고해요. 아무도 모르게, 비밀리에 보고해야 할 거예요."
"그래." 곽효동은 빠르게 몸을 돌려 부검실을 나섰고, 초청월은 열쇠를 주머니에 넣은 뒤 다시 부검에 집중했다.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부검을 마친 초청황이 시체를 꿰매려고 할 때 차디찬 총 한 자루가 초청황의 머리를 겨눴다.
"물건 이리 내."
초청황은 가볍게 혀를 두 번 내두르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번 사건에 선배도 가담했나 봐요."
"청황, 난 널 죽이고 싶지 않아. 그러니 빨리 열쇠 내놔." 총을 쥔 곽효동의 손이 떨리는 것 같더니 목소리까지 미세하게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우리한테 중요한 물건이야. 열쇠를 주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곽효동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초청황이 먼저 몸을 움직였다. 그녀는 손에 쥔 수술 칼로 곽효동의 손목을 그어 손에 쥔 총을 떨어뜨렸다. 그런 초청황의 핀잔이 들려오기도 전에, 가슴을 관통하는 날카로운 통증과 함께 빨간 피가 그녀의 하얀 수술복을 물들였다.
"청황이는 죽이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
잔뜩 화난 목소리로 총을 쏜 동료에게 소리를 지른 곽효동은 바닥에 쓰러지려는 초청황을 품에 안으려고 손을 뻗었다. 몸이 빠르게 식어가고 의식도 점점 흐려졌다. '이런! 심장을 맞았네.' 살 희망이 없다는 것이 직감적으로 느낀 초청황은 천천히 눈을 감았고 마지막으로 본 것이 곽효동의 충혈된 눈과 과하게 움직이는 입놀림이었다.
하... 뭐라는 거야?
초청황이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의 눈에 들어온 건 우람진 체격에 서슬 퍼런 칼을 쥐고 있는 회자수(刽子手)였다. 이 장면은 분명 고대 망나니가 사형을 집행할 때의 장면인데. 가슴이 선뜩하게 내려앉은 초청황이 몸부림치려 시도했지만 목을 옥죄는 고통에 당장이라도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수많은 기억들이 그녀의 머릿속으로 단번에 밀려오는 느낌에 초청황은 하마터면 까무러칠 뻔했다.
한편, 그녀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러 온 여동생이 얼굴을 가린 채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언니, 어찌 이리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단 말입니까..."
신중하게 기억을 더듬은 초청황은 바로 자신이 지금 처한 상황을 떠올렸다. 그녀는 현시대 법의관 초청황에서 소명 왕조 초씨 가문의 적녀 초청황으로 환생했다. 게다가 진국 장군 첩의 아이를 받는 일을 도우다 함정에 빠져 억울하게 진국 장군의 태어나지도 않은 아들을 죽였다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곁에서 가녀린 행색으로 눈물을 질질 흘리고 있는 여동생이 바로 공범이다!
진국 장군은 몹시 화가 난 상태이고, 황제는 진국 장군 장상무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그녀를 처형하라는 명을 내렸다. 초씨 가문은 진작 그녀를 가문에서 내쫓았고 그녀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러 온 여동생은 초청황의 처참한 죽음을 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을 뿐이다.
"오시(午时:옛날,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 사이를 말함)다, 형을 집행하라!" 단두대 위, 감참관 구왕야가 명을 내렸고, 회자수가 높이 칼을 들어 올렸다. 서슬 퍼런 칼날에서 반사된 빛이 그녀의 얼굴을 스쳐지나가는 순간, 초청황이 큰 소리로 외쳤다.
"소녀 억울하옵니다... 왕야, 장장군(蒋将军)의 첩은 회임하지 않았습니다. 소녀 억울합니다!"
먹물을 들인 듯한 현색 용포에 윤기 나는 검은 머리는 상투를 틀어 백옥 동곳을 꽂은 구왕야는 기백이 흘러 넘쳤다. 게다가 칼로 깎아 내린 듯이 날카로운 이목구비와 싸늘한 눈빛은 나태하기로 세간에 소문이 난 왕야라 할지라도 그 매서운 인상을 숨기지 못했다.
군무진은 단두대에 꼼짝없이 묶인 여자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방금 전까지 죽음을 바라던 여자였는데, 칼이 목에 닿으려는 순간 갑자기 억울함을 외친다고?
"초청황, 폐하께서 이미 어명을 내렸다. 어명은 거역할 수 없다는 것 모르느냐? 게다가... 억울하다? 누가 네 억울함을 증명할 수 있단 말인가?"
결혼 한 3년 동안, 심예은은 서운길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남자의 마음속에는 온통 첫사랑이었고 심예은에 대해서는 오직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정밖에 없었다. "아이만 낳으면 놔 줄게." 심예은이 출산의 고통을 겪고 있을 때, 서운길은 다른 여자를 품에 안고 전용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여행을 가고 있었다. "누구를 좋아하든, 나를 사랑하든 말든, 더 이상 상관하지 않을 거야. 당신에게 빚진 건 이미 다 갚았으니까. 앞으로 우리... 다시는 만나지 말자." 심예은이 떠난 후, 서운길은 그녀의 존재가 크게 느껴졌다. 방 안에는 그녀의 흔적이 가득했고 가는 곳마다 그녀의 향기가 나는 듯했다. "나한테 기회를 한 번 더 줄 수 없을까?"
“이제 내가 널 놔줄게.” 김백로는 이혼 합의서에 사인을 한 후, 짐을 정리하고 도지섭과 함께 살던 집에서 나왔다. 아무리 뜨거운 마음이라도 도지섭이라는 얼음을 녹일 수 없었다. 두 사람의 인생은 더 이상 역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도지섭은 사랑하는 첫사랑과 원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고 김백로도 나머지 3개월의 삶을 원하는 데로 살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김백로에 대한 그 남자의 집착은 점점 심해지기만 했고 그 어떤 남자도 가까이 갈 수 없었다. “도지섭 씨, 이게 무슨 뜻이죠?” 김백로는 자기 허리에 놓인 큰 손을 보며 그 손의 주인을 노려봤다. 그러자 도지섭은 고개를 숙이며 부드러운 말투로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미안해... 다시 돌아와 줘.” 김백로는 허리의 손을 치고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홀로 남겨진 도지섭은 의기소침한 자세로 서 있었다. 그때 멀리서 김백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늦었네요. 이젠 당신을 원하지 않아요.”
결혼 2년간 남자는 한 번도 집에 들어온 적이 없었다. “못생긴”아내와 이혼하기 위하여 이 여자 저 여자와 스캔들을 만들기까지 했다. 모든것이 더이상 견디기 힘들어진 유남희는 드디어 전태겸과 이혼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이혼 서류를 보내고 친구와 놀러나간 그날 밤, 그녀는 다시 전태겸을 만나게 되었다. 남자는 극도로 힘들어 보였고 무언가를 참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도와줘요, 보상해 드릴게요.” 전태겸의 매력있는 목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첫날밤”을 보내게 되었는데...... 전태겸은 자신의 아내에 대하여 아는것이 하나도 없었다. 회사에서 만났어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 게다가 다음날 아침에 호텔문 앞에서 만난 여자도 유남희가 아니라 다른 여자였다. 전태겸은 그날 밤 자신을 도와준 여자가 유남희라는 것을 알 수 있을까요?
윤서란은 우준성에게 한 눈에 반했다. 그렇게 결혼을 하게 되었고 그 결혼은 3년 동안이나 지속되었지만 윤서란은 결국 우준성 마음속 그 여자를 대신할 수 없었다. 납치 사건으로 죽음에서 오가고 있을 때, 우준성은 전 연인을 그리워하기에 바빴다. 절망과 슬픔, 고통이 함께 밀려왔다. 윤서란은 마지막 미련을 버리고 한 마디만 내뱉었다. "우준성 씨, 우리 이혼해요." 다시 솔로로 돌아온 윤서란은 사업에 몰두했고 빠르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가 되었다. 그리고 잃어버린 기억도 돌아왔다. 윤서란은 세계 최고 주얼리 대기업의 후계자였던 것이다. 나중에 윤서란에게 쌍둥이까지 생기게 되었다. 점점 빛이 나는 윤서란의 모습을 보고 우준성은 후회되기 시작했다. "서란아, 내가 잘못했어. 아이라도 보게 해 줘."
“삼촌, 한 번만 저를 사랑해주면 안 돼요?” 고진아는 눈을 반짝이며 두 손을 꼭 잡고 우한결을 향해 이 말을 했다. 수줍은 소녀의 첫 고백. 우한결은 눈 앞의 소녀를 바라보며 문득 그녀를 처음 본 날이 떠올랐다. 교복을 입고 소파에 공손하게 앉아 있었지만 꽉 쥔 주먹에서는 고집과 억울이 역력했다. 그 때의 두 눈도 지금처럼 반짝이고 밝았다. 외삼촌의 괴롭힘을 받고 있었던 고진아는 할아버지의 친구 우씨 가문 주인인 우건국을 찾아갔다. 하지만 어르신은 벌써 은퇴하셨고 도리어 모욕을 받게 되었다. 그때, 우한결이 나타난 것이다. 성년이 된 어느 날, 삼촌이 결혼한다는 소식이 전해왔다. 게다가 그녀를 해외로 보낼 생각이었다. 화가 난 고진아는 반항을 했지만 결국 우한결을 이기지 못했다. 해외에서 다시 돌아왔을 때, 그녀는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남성 질병 치료의 전문가가 되었다. 주로 “거기”를 봐주는 의사 말이다. “삼촌, 나이가 이 정도 되었는데도 결혼을 하지 않으셨는데 혹시 문제가 있는 거 아니에요? 제가 한 번 봐드릴까요?”그러면서 고진아는 우한결의 다리 사이를 흘깃했다. 약간 경멸의 뜻이 있는 것 같았다. 시선을 느낀 우한결은 차가운 기운을 뿜으며 가까이 다가와 그녀의 앞에 큰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럼, 어디 한 번 검사해봐.” 그 말에 고진아는 귀까지 빨개지며 도망갔다.
어두운 밤, 더러운 흙물과 썩어가는 음식물이 뒤범벅되어 역겨운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습기가 꽉 찬 이 공간에는 한 여인이 바닦에 쓰러져 있었다. 그녀는 한 쪽 눈만 가지고 있고 얼굴에는 무서운 큰 흉터가 있었다.온 몸은 피투성이가 되었고 아무렇게나 내버려져 허약하게 숨만 내뿜고 있었다. 주위에는 화려하게 차려입은 세 남자가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연우를 살릴수만 있다면 너 하나따위...” 뒷말은 들리지 않았다. “으아아아!” “아가씨!”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려보니 청아가 보였다. ‘어찌된 일인가? 청아는 이미...” 그리고 거울속 자신의 얼굴을 보고 소가연은 깨달았다. 환생. 빠르게 상황을 파악한 그녀는 복수의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그런데? 전생에 차갑기만 하던 황숙이 매일 곁에 나타나면서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무공에 의술에 독까지 능통한 소가연에게 숨겨진 비밀이 점점 궁금해진 것이다. “내 왕비가 되어줄 수 있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