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2년, 강서경은 임신에 성공하고 기대에 차서 남편한테 털어놨지만 돌아오는건 이혼이라는 말 한마디 뿐이다. 음모로 인하여 그녀는 피투성이가 되어 쓸어졌고 그에게 아이를 구해달라고 부탁하고 싶었지만 전화조차 연결되지 않았다.절망 속에서 그녀는 멀리 다른 나라로 떠나버렸다. 몇년 뒤, 강서경의 결혼식에서 권태범은 통제력을 잃은 채 나타나 무릎을 꿇고 두 눈은 빨갛게 충혈되었다."내 아이를 데리고 누구랑 결혼하는거야?"
"읏흠..." 강서경이 떠지지 않는 눈을 힘겹게 뜨며 낮게 신음을 내뱉자,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어둡게 가라앉은 눈동자가 눈앞에 나타났다.
그녀의 남편 권태범이 진한 술 냄새를 풍기며 방에 들어온 것이다.
강압적으로 퍼붓는 키스에 더는 도망치지 못한 강서경은 심장이 쿵쾅거리며 권태범을 밀어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가만히 있어." 그의 낮게 깔린 목소리는 거부하기 힘든 모종의 마력이 있는 것만 같았다.
순간 몸이 얼어붙은 그녀는 결국 그의 손길에 순응하고 말았다.
더욱이 오늘은 두 사람의 결혼 2주년이라는 뜻 깊은 날이었기에,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다.
다시 눈을 감은 그녀는 몸 곳곳에서 전해지는 그의 온기를 온전히 느끼기 시작했다.
묵직한 우디 향이 알코올 냄새를 가리고 그녀의 코끝에서 맴돌았다. 그녀는 그 향에 젖어 들었고 몸 곳곳을 애무하는 그에게 자신을 맡겼다.
그녀가 더는 저항하지 않자 권태범의 눈이 어둡게 빛나더니 더욱 대담하게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거친 손길에 놀란 탓일까, 몸을 살짝 웅크린 강서경이 숨을 헐떡이더니 촉촉하게 젖은 목소리로 애원했다. "조, 조금만 살살 해줘요. 난..."
그녀가 임신 사실을 밝히려는 순간, 요란한 전화벨 소리가 뜨거운 공기를 흩트리며 분위기를 차갑게 만들었다.
욕망으로 물든 권태범의 눈빛이 발신자를 확인한 순간, 차갑게 식는 것이다.
곧바로 몸을 일으켜 옷을 입는 그의 모습은 방금 전까지 그녀와 숨결을 얽히던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어디 가요?" 미처 여미지 못한 잠옷을 대충 두른 그녀가 어리둥절한 채 물었다.
"음." 권태범은 낮게 깔린 목소리로 짧게 대답을 했고, 더 이상의 설명은 없었다.
"하, 하지만..."
"일찍 자." 그녀가 더 캐물으려 하자 권태범은 몸을 숙이고 그녀의 이마에 짧게 입을 맞추며 그녀의 의문을 잘라냈다.
그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을 나섰다.
빠르게 사라지는 그의 뒷모습을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강서경은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
회사에 급한 일이라도 생겼나?
그녀는 나름대로 이유를 추측하며 권태범을 이해하려 했다. 다른 여자들처럼 꼬치꼬치 연유를 캐물으며 그를 성가시게 했다간 그의 미움을 살지도 모른다.
10년 넘게 권태범을 짝사랑해 온 그녀의 유일한 소원은 그의 아내가 되는 것이었다. 이제 소원을 이뤘으니 더 많은 것을 바라서는 안 된다.
여기까지 생각한 강서경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돌아와 평평한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싱긋 미소 지었다.
"아가야, 아빠가 갑자기 안 느껴지니까 당황했지? 괜찮아. 아빠는 그냥 급한 일이 생겨서 잠깐 나갔을 뿐이야. 금방 돌아올 테니까 속상해 하지마, 알았지?"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휴대폰이 짧게 진동하며 화면에 실시간 뉴스가 떴다.
<늦은 밤 공항에 나타난 권씨 그룹 대표. 베일에 싸인 여자 친구를 마중하다?>
헤드라인 기사 아래에는 저택을 나설 때와 똑같은 정장을 입은 권태범이 VIP 라운지 바로 앞에 서 있는 것이다. 가만히 서 있는 모습만으로도 압도적인 권위가 풍겨 났다.
그의 두 눈에는 그녀가 한 번도 보지 못한 부드러움이 묻어나고 있었다.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그녀는 보이지 않는 비수가 그녀의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느낌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다시 정신을 차린 그녀는 서둘러 침대를 더듬으며 휴대폰을 찾았다. 떨리는 손가락으로 간신히 휴대폰 잠금을 해제한 그녀는 일말의 희망을 부여잡고 그 뉴스를 클릭했다.
하지만, 역시 그녀가 우려했던 대로 그 익숙한 얼굴이 맞았다
임태라, 권태범의 첫사랑이 돌아왔다.
그녀는 몸 전체를 휩쓰는 오한을 느꼈고 누군가 그녀의 심장을 마구 난도질한 것만 같은 고통을 느꼈다.
입술을 꼭 깨문 그녀가 잇새를 비집고 나오는 흐느낌을 참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권태범과 어떻게 결혼하게 되었는지, 그녀는 결코 잊을 수 없었다.
2년 전, 임태라와 권태범 사이에 혼담이 오가고 있던 어느 날, 임태라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권태범이 권씨 그룹 이사회 의장직 선거를 앞두고 있었던 터라, 말 잘 듣는 아내가 급하게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여 가문이 쫄딱 망한 데다 10년 넘게 그를 짝사랑 해온 강서경이 제일 나은 선택이었다.
지난 2년 동안의 결혼 생활을 돌아봤을 때, 온순한 아내 역할에 최선을 다했던 그녀는 권태범의 아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었다.
그랬던 환상은 그녀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전날, 산산조각 났다.
피임에 많은 신경을 썼던 두 사람이었기에 아기가 이렇게 빨리 찾아올 줄 몰랐다. 되짚어보면 아마도 권태범이 접대로 인해 잔뜩 취해서 집에 돌아온 날이었을 것이다. 그날 급한 마음에 미처 피임을 하지 못했었다.
단 한 번의 소홀로 인해 임신을 하게 된 것이다.
강서경은 이제 임신 사실을 어떻게 권태범에게 알려야 할지 고민이었다.
혹시라도 그가 아기를 지우라고 할까 봐 덜컥 겁부터 났다.
그녀는 권태범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밤새 침대에서 뒤척이다 겨우 얕은 잠에 들었던 강서경이 서재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번쩍 눈을 떴다.
권태범이 벌써 집에 돌아온 걸까?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그녀가 가벼운 카디건만 걸치고 서재로 걸음을 옮겼다.
서재 문을 두드리려던 순간, 권태범의 오랜 친구인 차윤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제 밤새 태라와 함께 있었던 거야?"
강서경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역시나 권태범은 임태라와 함께 있었던 거였구나...
"그래." 권태범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에서 아무 감정도 알아차릴 수 없었다.
"서경 씨는 어떻게 되는 거야? 결혼한 지 2년도 넘었는데, 설마 아무 감정도 없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겠지?" 차윤건의 목소리에는 다소 그녀에 대한 걱정이 묻어났다. "서경 씨 좋은 사람이야. 다른 남자한테 빼앗기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 잘 생각해."
"아니. 그냥 죄책감만 느끼고 있어." 권태범은 담담하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넌 서경이가 어때? 마음에 들면 내가 소개시켜 줄게. 회사에 급한 일 있다고 하지 않았어? 빨리 가."
죄책감? 권태범은 그녀에게 죄책감밖에 느끼지 않는 걸까? 그의 마음을 깨달은 그녀의 두 볼 위로 뜨거운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며, 문손잡이를 잡고 있던 손을 힘없이 내려뜨렸다.
권태범은 단 한 번도 그녀를 사랑한 적이 없었다.
심지어 그녀를 친구에게 소개시켜 줄 수 있을 만큼 하찮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 모든 걸 깨닫게 되고 나니 마음속에 남아있던 마지막 불씨마저 꺼져버렸다.
그녀는 황급히 몸을 돌려 정원으로 비틀거리며 뛰여갔다.
잔디밭에 쭈그리고 앉은 그녀는 무릎 사이에 눈물범벅이 된 얼굴을 파묻고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그녀는 10년 전, 권태범을 처음 만났던 광경을 떠올렸다.
그 때의 그는 모든 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권씨 가문 도련님인 데다 잘생기고 예체능까지 잘했으니, 모든 여학생들의 왕자님이기도 했다.
그에 비해 그녀는 가문이 쫄딱 망하는 바람에 애들의 놀림거리가 되었다.
그녀가 애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을 때, 권태범이 나타나 그녀를 구해줬으며 누구도 그녀를 괴롭힐 수 없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그 순간, 권태범은 그녀의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눈이 많이 내린 한겨울. 목운산장 뒷산 깊은 골목에 무정하게 버려진 한 여인의 모습. 사마음, 마(魔)의 음(音)이란 뜻을 땄다. 그녀의 이름. 몸이 땅과 부딪치는 순간, 사마음은 눈을 번쩍 떴고 이어 몸에서 전해지는 통증에 그녀는 현실이라는 자극을 받게 되었다. "나, 환생한 거야?" 전생의 사마음은 질식하여 죽게 되었다. 상서부의 첫째 딸인 사윤설이 돌아온 후, 둘째 소저인 사마음은 모든 사랑을 잃게 되었다. 이야기는 길었다. 아무튼 사마음 악몽같은 삶은 사윤설이 상서부로 들어온 그 순간부터 시작되었고 오늘은 전생에 사윤설의 계략에 빠져 다리가 부러진 날이었다. 하얀 눈은 소리없이 내리고 있었다. 숨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움직일 수 없는 무력감에 사마음의 마음은 점점 차가워졌다. "사마음!!!" 그때 누군가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사마음은 마지막 힘을 다하여 응하였다. "여기요!" 장화가 눈을 밟는 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졌고 큰 그림자가 눈 앞을 가렸다. "어쩌다... 자신을 이리도 불쌍하게 만든 것이냐." 그러면서 남자는 떨리는 손을 내밀어 조심스럽게 사마음을 품에 않았다. 이혁! 이름난 간신. 전생에도 이 남자는 그녀를 조심스럽게 품에 안고 수많은 화살에 찔려 목숨을 잃게 되었다. 이렇게 다시 만나다니. 사마음은 그의 소매를 꽉 잡았다. 그 동작에 이혁의 마음은 급격히 조였고 빨개진 눈으로 사마음을 바라보며 말했다. "걱정 말거라, 내가 널 지킬 것이니." '이번 생은 내가 널 지킬 것이야.' 사마음의 결심이었다.
해성의 갑부 외손녀인 송지유는 류천과 3년 동안 교제했지만 그녀의 진심은 무참하게 짖밟혔다.류천은 그녀를 시골 촌녀로만 생각하고 결혼 당일 그녀를 버리고 첫사랑의 품에 안겼다. 과감하게 헤어진후 송지유는 천금의 명문 아가씨의 신분을 되찾고 몇조의 재산을 물려받아 새로운 인생의 서막을 열었다.그러나 그런 그녀의 곁에,항상 그녀를 역겹게 하는 떨거지들이 나타나곤 했다. 그녀가 졸부들을 처리하느라 바쁠 때, 소문만 들어도 모두가 두려움에 벌벌 떨게 하는 우승원은 옆에서 박수를 치며 통쾌를 불렀다:"여보, 잘했어!"
"첨벙!" 그녀는 두 남자에 의해 바다속으로 던져졌다. 모든 한과 후회를 품고 그렇게 차가운 바닷물에 자신의 몸을 버렸다. "주승훈은 너 때문에 죽은 거야. 그 자식이 너를 사랑하는 것도 모르는 바보. 그것도 아주 많이 말이야." 바다로 던져지기 전 안미연의 입에서 들은 말이다. "미안해, 주승훈...진심이야." 밤은 고요했다. "미래 씨, 눈 좀 떠봐요. 자는 척 그만하고요." 누군가가 안미래의 귀가에서 요란하게 부르고 있었다. 눈을 뜨자 익숙한 그림자가 보였다. "주...승훈?" 이게 꿈인가? 그렇다. 안미래는 환생했다. 그것도 주승훈과의 결혼한 첫날 밤으로. 이번 생에는 절대로 주승훈을 놔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마음과 사랑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것이라고 결심했다. 당연히 복수하는 것도 잊지 않을 것이다! 기다려! 악녀가 돌아왔다.
어느 날 풍인원에 갇힌 강왕비가 되어 있었다. 담생은 시작하자마자 그녀를 능욕하려는 두 사람을 죽였고 빨간 옷을 입고 최악의 추남악녀의 결혼식에 뛰어들었다. 그녀는 미친 듯이 도발해 난동을 쳤고 쓰레기 같은 남자는 이를 갈았지만 어쩔 수 없었으며 비천한 여인도 질투심이 났지만 반격할 힘이 없었다. 이 모든것을 진왕이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는 흥미로운 듯 입꼬리를 치켜세웠다.이 여인은 매력적이고 남달랐다고 여긴 그는 반드시 그녀의 마음을 얻을 것이고 아끼고 달래여 그녀와 함께 세상끝까지 함께 할거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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