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리는 소문에 의하면,소씨 가문에서 들인 아가씨는 무식한 시골 촌녀인데 교양도 없고 폭력적인 성향까지 있다고 한다.이에 당사자인 소한주는 그저 가볍게 웃기만 했다. 그리고 슬기로운 허준성마저 소씨 가문의 아가씨에게 눈이 멀어 끊임없이 들이댄다는 찌라시도 돌고 있다. 그녀는 드디어 더이상 참지 못하고 분노하였다.그녀의 루머는 참을수 있지만 그녀의 남자를 건드려서는 절대 안되는것이 였다.수능일등,유명 디자인어,최고의 프로게임어,천재 화가,투자의 귀재 등 하나둘씩 그녀의 진짜 신분이 밝혀지자 그제야 그동안 광대인 삐에로는 그들이 였단것을 알게 되였다.
"아가씨, 저희가 저택까지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소한주는 말끔한 정장 차림의 남자들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아가씨, 회장님과 사모님께서 아가씨를 얼마나 오랫동안 애타게 찾아 헤맸는지 모릅니다. 아가씨가 이곳에서 지낸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저희더러 모셔오라고 분부했습니다." 선두에 집사인 듯한 남자가 형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심씨 가문도 아가씨가 돌아오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아가씨는 돌아가자마자 심씨 가문 도련님과 약혼식을 올리게 될 겁니다."
"네, 알겠어요. 출발하죠." 소한주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순순히 동의했다.
그녀는 꼭 필요한 물건만 챙긴 뒤, 차에 올라탔다.
선군현은 외딴 시골에 있는 작은 마을로 경성까지 가려면 최소 이틀은 꼬박 운전해야 도착할 수 있다.
하늘이 황금색 노을로 뒤덮일 때쯤, 그들은 또 다른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집사는 꽤 깔끔해 보이는 모텔을 가리키며 이곳에서 하룻밤 묵은 뒤 내일 다시 출발하자고 제안했다.
소한주가 묵을 방은 2층 복도 맨 끝에 있는 201호실이었다. 아마 몇 개 남지 않은 방 중에서 가장 좋은 방일 것이다. 집사와 경호원들은 아래층에 묵기로 결정했다.
그날 밤, 유난히 무덥고 습한 방에 오래된 에어컨마저 고장이 난 바람에 소한주는 시원한 밤바람이라도 맞을 겸 창문을 활짝 열었다. 얼굴을 부드럽게 스치는 바람에 얇은 커튼이 천천히 흩날렸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후, 그녀는 불을 완전히 끈 뒤 침대에 누웠다.
깊게 잠이 들려는 찰나, 복도에서 들려오는 어수선한 소리에 그녀는 잠에서 깨야만 했다.
곧이어 열린 창문 사이로 들리는 굉음에 화들짝 놀란 그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경계 태세를 취했다. 불현듯 검은 그림자가 스쳐 지나가는 것 같더니 그녀의 침대 위로 뛰어든 것이다.
동시에 목에 닿은 칼날의 차가운 감촉과 낮은 목소리가 위협적으로 귓가에 내려앉았다. "움직이지 마."
그대로 자리에 얼어붙은 소한주는 두려움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남자의 소매에서 풍겨오는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가 그가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 일깨워 줬다. 틀림없는 사실은, 이 남자는 그녀가 함부로 반항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복도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더욱 선명하게 들려왔다. 곧바로 누군가 그녀의 방문을 세게 두드리며 거친 목소리로 소리쳤다. "안에 누구야. 문 열어!"
문을 쿵쿵 두드리는 소리가 커질수록 그녀의 목에 대인 칼날이 점점 더 압박해 왔다.
남자의 낮고 굵은 목소리가 위협적으로 들려왔다. "저 사람들부터 돌려보내. 그렇지 않으면 지금 이 자리에서 죽게 될 거야."
남자는 오른팔로 그녀의 허리를 꽉 붙잡았고, 왼손에 쥔 칼로 그녀의 목에 위협을 가했다.
남자의 커다란 손과 절제된 힘으로 보아, 소한주는 그가 쉽지 않은 상대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궁지에 몰린 그녀는 어떻게든 그의 위협적인 제안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네." 소한주는 대답하는 와중에도 남자를 달래어 자신의 안위를 보장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괜찮을 거예요."
방 안에서 아무 대답도 없자, 밖에 있던 사람들은 마스터키로 문을 열고 들이닥쳤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함께 남자는 소한주의 헐렁한 티셔츠를 잡고 자신을 향해 확 잡아당기더니 이내 무릎에 앉히고 마주 보며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바로 그때, 문이 벌컥 열리며 눈부신 플래시 불빛이 방 안을 비췄다.
소한주는 당황한 척 비명을 내지르며 남자 위에 엎드려 그를 가려줬다.
"자기야, 여기 대체 뭐 하는 곳이야? 어떻게 허락도 없이 막 쳐들어올 수 있어?" 소한주는 잔뜩 겁에 질린 듯 남자를 필사적으로 붙잡았다.
조금 전까지 요염하게 들려오던 목소리에 짜증과 화가 섞이며 가쁘게 몰아 쉬는 숨결이 더해지자 마음이 완전히 사로잡히는 것 같았다.
소한주도 남자가 잔뜩 긴장한 채 몸이 경직된 것을 느꼈다.
곧바로 그가 그녀의 허리를 감싼 팔에 힘을 주더니 능숙하게 몸을 뒤집어 이불로 두 사람의 몸을 완전히 덮었다.
이불 아래 절제하며 움직이는 두 사람의 몸과 틈틈이 새어나오는 야릇한 숨소리에 사람들은 순간 어찌할 바를 몰랐다.
예상치 못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 사람들은 당황한 나머지 넋을 잃은 채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있는데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전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자 모텔 경비원이 어색하게 코를 만지며 먼저 입을 열었다.
"커플 사이가 이렇게 뜨거워서야... 저희도 이만 나가는 게 좋은 것 같은데요?"
그때, 무리 중 누군가 경비원을 밀치고 서슴없이 침대로 향했다.
빠르게 가까워지는 발소리에 소한주는 심장이 당장이라도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설마 이대로 이불을 들춰 확인하는 건 아니겠지?
옆구리에 닿는 싸늘한 칼날이 느껴지자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다.
발자국 소리가 바로 침대 옆에 멈춰 서자 소한주는 용기를 내어 몸을 더욱 깊이 숙였다.
이불이 살짝 들어 올려지며 눈부신 플래시 빛이 그녀의 매끈한 등 일부분을 비췄다. 하지만 두 사람은 행각을 조금도 멈추지 않았다.
남자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갠 소한주가 자연스럽게 긴 머리를 흘러내려 교묘하게 남자의 얼굴을 가리자, 그는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부드럽게 감쌌다.
두 사람의 입술 사이로 더욱 뜨거운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때, 방문 앞에 선 남자가 창문을 가리키며 높은 소리로 말했다. "형님, 거리에 수상한 자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 소리에 침대 곁에 플래시를 쥔 남자가 바로 밖으로 달려 나갔다.
문이 굳게 닫히는 소리와 함께 소한주는 미끄러지듯이 남자의 몸에서 내려왔다.
살짝 열린 커튼 사이로 희미한 달빛이 방 안에 스며들어 두 사람을 비췄다. 남자는 달빛에 드러난 소한주의 가느다란 몸매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조금 전, 앙큼한 그녀의 행동을 떠올린 남자는 손가락으로 매끈한 그녀의 피부를 천천히 쓸었다. 그의 손가락에서 그녀의 부드러운 피부 감촉이 그대로 전해왔다.
그녀의 긴 머리카락에서 풍기는 은은한 향기가 코끝에 맴돌았고 목소리는 기분 좋은 선율처럼 그의 마음에 자리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그녀는 침착하고도 차분하게 행동했다. 낯선 사람이 쳐들어왔음에도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그의 입술에 먼저 입술을 갖다 대었고, 진짜 커플인 것처럼 행동해 주변을 속였다.
게다가 온몸에 시원한 느낌이 전해질 정도로 차가웠던 그녀의 입맞춤은 참으로 서툴렀다. 아마 첫 키스인 것 같다.
여기까지 생각한 남자는 피식 웃으며 물었다. 유난히 차가웠던 목소리가 온기를 되찾으며 부드럽게 들려왔다. "첫 키스?"
어두운 밤, 더러운 흙물과 썩어가는 음식물이 뒤범벅되어 역겨운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습기가 꽉 찬 이 공간에는 한 여인이 바닦에 쓰러져 있었다. 그녀는 한 쪽 눈만 가지고 있고 얼굴에는 무서운 큰 흉터가 있었다.온 몸은 피투성이가 되었고 아무렇게나 내버려져 허약하게 숨만 내뿜고 있었다. 주위에는 화려하게 차려입은 세 남자가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연우를 살릴수만 있다면 너 하나따위..." 뒷말은 들리지 않았다. "으아아아!" "아가씨!"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려보니 청아가 보였다. '어찌된 일인가? 청아는 이미..." 그리고 거울속 자신의 얼굴을 보고 소가연은 깨달았다. 환생. 빠르게 상황을 파악한 그녀는 복수의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그런데? 전생에 차갑기만 하던 황숙이 매일 곁에 나타나면서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무공에 의술에 독까지 능통한 소가연에게 숨겨진 비밀이 점점 궁금해진 것이다. "내 왕비가 되어줄 수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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